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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법관 연임(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서울북부지법 서기호 판사(사법연수원 29기)가 17일 사법부의 법복(法服)을 벗고, 국민들이 법관으로 임용해 주는 '국민법복'으로 갈아입고 '국민법관'이 된다.

 

서기호 판사가 자신의 탈락에 대해 '헌법상 신분이 보장된 판사에서, 10년(임기) 계약직 직원으로 전락'이라고 말했듯이 비록 사법부에서 계약해지통보로 사실상 '퇴출' 당했지만, '국민법복'은 국민들이 양심적인 '개념판사'를 구하겠다며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제작해 서기호 판사에게 주는 의미심장한 선물이다.

 

먼저 서기호 판사가 연임 부적격심사 대상자로 분류됐다는 소식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광주전남지부장 출신인 이상갑 변호사는 지난 5일 "사법부 독립과 서기호 판사를 지키기 위한 트위터"라며 '사법개혁(국민의 눈)'이라는 계정(@people_eyes)을 개설했다.

 

이 변호사는 "서기호 판사의 재임용 탈락에 반대하는 트친(트위터 친구)들은 '국민의 눈'에 팔로워 신청을 해 달라. 팔로워 수가 1000명을 넘을 때마다 대법원에 그 사실을 알리겠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팔로워 수가 빠르게 증가하자, 대법원도 국민의 목소리를 간과하지는 않았다. 이상갑 변호사는 지난 10일 "'서기호 판사 구하기 서명운동'과 관련해 대법원이 9일자로 '귀하의 소중한 의견도 유념해 국민의 위한 사법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윤리감사제1담당관실)라고 회신을 보내왔다"고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끝내 대법원이 10일 재임용에서 탈락시키자, 이상갑 변호사는 '국민의 눈' 트위터에 "촛불재판에 관여한 신영철 대법관 사퇴운동을 주도하고, '가카에게 빅엿'을 선물했다가 재임용에서 탈락한 서기호 판사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줍시다. 새로운 싸움을 준비합시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변호사는 "국회와 대법원이 함께 <치졸한 화살>을 쐈습니다.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낙마시키고, '개념판사' 서기호 판사를 재임용 탈락시켰네요. 국민들의 힘에 의해 그들의 화살이 <부러진 화살>이 될 것을 믿습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서기호 판사가 사건처리 건수, 승복율 등 객관적 업무처리 실적이 우수함에도, 구체적 기준과 사유가 공개되지도 않은 법원장의 인사평정을 이유로 재임용 탈락되었습니다. 재판만 잘해서는 안 되고 상사에게 잘 보여야 판사 계속할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 변호사는 12일에는 "서기호 판사는 재임용 탈락에 대한 헌법소원을 한다고 합니다. 사법독립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서 판사에게 희망과 용기를 줍시다. 트친님의 팔로워 신청(@people_eyes)으로 서명운동 전개합니다. MB정권의 사법부 장악 저지투쟁에 동참 바랍니다"라고 동참을 호소했다.

 

그는 "대법원 스스로 지키지 못한 사법권 독립. 국민의 힘으로 지켜냅시다. 서기호 판사 연임 거부 결정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시면, 서명의 의미로 @people_eyes에 팔로워 신청해 주세요. 서명 결과는 서 판사가 제기할 헌법소원 등에 자료로 사용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변호사는 "서기호 판사 재임용 거부 사건의 본질은 MB정부의 판사 길들이기, 사법부 장악 시도라고 봅니다. 언론, 검찰에 이어 마지막으로 사법부를 순치시키려는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서 판사 지키기 운동은 사법부 독립을 지키기 위한 시민운동"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국민법관 임용 및 국민법복 전달식' 아이디어가 나오게 됐다. 당초 지난 13일 사법권 독립과 서기호 판사 지키기 서명운동에 동참한 트친들의 서명 수가 8800명에 이르자, 이상갑 변호사는 서명자 1만명 돌파 기념 자축행사를 제안했다.

 

그러자 17일을 끝으로 판사 지위를 상실하는 '바보판사' 서기호에게 '국민법관'이라는 명칭을 주고, 대법원이 주는 법복 대신 '국민법복'을 만들어 주자는 제안이 나오자, 이 변호사는 이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트친들이 서기호 판사 퇴임일인 2월17일에 '국민법복'을 선물하자는 아이디어에 대해 동의하는 의견을 많이 내자, 이 변호사는 14일 "법원을 일시 떠나는 서 판사를 응원하고, 평판사들의 집단적 문제제기에 호응하는 의미에서 국민법복 아이디어를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 사건 때는 평판사들의 사퇴 요구가 묵살되고 말았지요. 이번에는 반드시 법관 재임용제도를 헌법에 맞게 개선하고 서기호 판사도 법원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국민의 힘을 모읍시다. '국민법복' 전달 퍼포먼스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서기호 판사에게 전달될 '국민법복'에는 '법(法)'자 대신 '민(民)'자가 새겨진다. 국민이 임명하는 국민의 판사라는 큰 의미가 담겨있다. 국민법복 제작비용은 소액이나 시민성금모금방식으로 진행되고 있고, 법복 제작 후 남은 돈은 전액 서기호 판사의 '법률지원단'에 후원될 예정이다.

 

이상갑 변호사는 15일 "서기호 판사 '국민법관 재임용장 및 국민법복 수여식'을 금요일(17일) 낮 12시부터 12시30분까지 서울북부지방법원 정문 앞 분수대에서 갖는다"고 예고했다.

 

당초 국민법복 전달식을 서기호 판사가 퇴임하는 17일 오후 5시경 하려고 했으나, 서기호 판사가 '근무시간 중이라 자리를 비우기 어렵고, 퇴근 시간 후에는 참석하는 분들이 추울 것 같다'고 해 점심시간으로 변경했다.

 

이상갑 변호사는 16일 오전 11시께 "서기호 판사 구하기 및 사법개혁 요구 동참 트친 수가 1만 명에서 180명 미달입니다. 내일 국민법관 임용 및 국민법복 전달식 전까지는 1만 대오를 채울 수 있겠지요? 시민의 힘!!!"이라며 동참을 호소했다. 결국 이날 낮 12시47분 1만 명을 돌파했다.

 

한편 서기호 판사는 내일로 법원을 떠나면 일단 변호사로서 법무법인에 들어가 일할 생각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헌법소원 등을 위한 '법률지원단'이 구성됐는데 현재 10명 이상의 법조인들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서기호#이상갑#국민법복#국민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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