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 시작된 지 13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우여곡절도 있었는데 오늘 드디어 기념 도서관 문을 열게 됐다."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산 26번지에 위치한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이 21일 건물의 일부인 기념관을 개관했다. 기념관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기간인 1960~70년대 근대화 사업에 관련된 다수 자료와 박정희 저서, 사진, 영상자료, 생애기록물, 박정희 평전 등이 전시된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박근혜 새누리당 위원장을 비롯한 중진들이 개관식에 참석해 개관을 축하했다.
박근혜 "역사적 사업 완성해 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
오전 10시30분께 기념관에 모습을 드러낸 박 위원장은 "이 자리에 서니 감회가 깊다"며 "오늘이 있기까지 노력해 준 많은 분들, 어려움 가운데 정성을 모아주며 아버지를 기억하고 함께해준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운을 띄었다.
"국가가 역경을 딛고 일어나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성공적인 국가 원동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국가 발전 원동력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국가와 국민이 어떤 교감을이뤄 성취를 이뤄냈는지, 또 그 과정에서 지도자의 역할 무엇이었는지 이 도서관이 배움의 장이 될 것이다. 학생과 연구자들 뿐 아니라 정책입안자들이 정보를 얻는 공간이 될 것이다."박 위원장은 "기념 도서관 자료와 기록은 아버지 한분의 자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아버지와 함께 땀과 눈물로 나라를 일궈낸 국민의 자료와 기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념도서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제안을 했고 국민들의 정성이 모여 만들어졌다"면서 "국민 통합이라는 정신이 여기에 담겨 있고 그것을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고 발언을 마무리 했다.
"박정희 기념사업 아닌 청산사업 하라"개관에 앞서 오전 10시께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 개관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역사정의실천연대·민주노총·민족문제연구소장·사월혁명회·4.9통일평화재단·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를 비롯해 민주통합당 이준길 예비후보, 통합진보당 홍영두 부위원장, 문성호 정치학 박사, 상암동 지역 주민들이 함께했다.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을 공중분해 하라"며 마이크를 잡은 정의현 민주노총 수석 부위원장은 "역사의 물줄기를 이런 식으로 거꾸로 돌리려 하는 모습에 분통하다"고 말했다.
역사정의실천연대 한상권 상임대표는 "박정희는 결코 기념할 대상이 아니다"며 "식민지와 분단 그리고 독재로 이어진 오욕의 20세기를 완전히 극복하고 21세기 민족의 새 지평을 열기 위해 반드시 청산되어야 할 과거의 유산일 뿐이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참석자들은 개관 반대 플랜카드를 들고 기념관을 돌며 '기습개관반대행진'을 진행했다. 그러나 행진은 몇 발자국 나가지도 못해 경찰에 저지당했다.
한편 94년부터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 건립을 주도한 '박정희기념사업회'는 기념관을 지어 운영을 맡되 완공 후 기부체납을 통해 소유권을 서울시에 넘겨야 한다는 조건으로 상암동 부지를 무상으로 임대받았다. 그러나 '박정희기념사업회'는 서울시에 기부체납을 이행하지 않은 채 21일 기습 개관했다.
덧붙이는 글 | 김혜승 기자는 오마이뉴스 15기 인턴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