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가 창간 12주년을 맞은 2월 22일은 놀라운 하루였습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기념사를 통해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자"고 외쳤지만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100년을 구상하기엔 여기저기서 황당한 뉴스가 빵빵 터졌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오전에 기자회견을 열어 각종 뉴스 지면을 장식했습니다. 역시 가카는 <오마이뉴스>보다 힘이 셌습니다. 하지만 가카는 강용석 의원보다 힘이 약했습니다. 오세훈 전 시장에 이어 '셀프 탄핵'을 단행한 강 의원은 오후부터 모든 포털 검색어를 평정했습니다.
하지만 최종 승자는 전여옥 새누리당 의원입니다. 짧게 한 마디 던졌는데, 저녁부터 트위터를 시작으로 인터넷이 난리났습니다. <오마이뉴스> 창간 12주년 소식을 '단신'으로 만들어버린 강용석-전여옥 의원 이야기로 20번째 소셜늬우스 시작합니다.
[오세훈에 이어 셀프 탄핵] 문제는 강용석의 '고장난 총'
안철수에 이어 박원순, 그리고 그 아들까지. 끝내 단 한 번도 저격하지 못한 '자칭 저격수' 강용석 의원. 성추행 '의혹' 발언으로 2년 전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잘 버텼습니다. 하지만, 임기 2개월여를 앞두고 앞두고 자진 의원사퇴를 선언했습니다. 끝내 아무도 저격하지 못한 이유, 이제야 밝혀졌습니다. 문제는 총이었습니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사진으로 갈음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vs. 강용석 의원'의 대결은 박 시장의 완승으로 끝났습니다. 패자에게 관대했던 우리 시민들, 언제부터 이렇게 무섭게 바뀐 거죠? "그냥은 못 보낸다, 당장 감옥으로 가라"고 난리입니다. '오리피나'(다음)는 부드러운 말투로 "우리 용석이 나경원법으로 감옥 가겠네"라고 말했습니다.
'알뜰에봄'(다음)도 "정봉주 전 의원은 허위사실 유포로 감옥에 갔죠. 이분 감옥에 안 가면 진짜 이상한 거 아닙니까?"라고 밝혔습니다. '쑥버무리'(다음)는 아예 "박원순 시장님~ 용석이 감방 보내주세요! 용서받을 인간이 있고 죄값을 받아야 할 인간이 있는 겁니다"라며 직접 청원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lllililll1은 셀프 탄핵한 강 의원의 등 뒤에서 모질게 외쳤습니다.
"강용석은 커닝으로 사시 합격하였다는 믿을 만한 제보가 있다. 강용석은 즉각 사시 1, 2차 시험에 응시하여 자신의 결백함을 증명하라!"
강 의원이 '잠깐' 공부한 하버드대학을 원망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야! 하버드대학에 전화해! 사람 교육을 어찌 이 따위로 시켰는지 좀 따져야겠다" - 마티나(다음)
"하버드대학에 공부벌레들이 있다는 것은 드라마를 통해 알고 있었는데, 하버드대학에 그냥 벌레도 있다는 걸 오늘 알았네요." - @mettayoon
"하버드에서 공부? 일단 당신 뇌를 찍은 MRI부터 검증하자!" - 나비춤(다음)
물론 강 의원의 퇴장을 안타까워 하는 누리꾼도 많습니다.
"아깝다. 고소집착남 강용석이 삼성 이재용 병역비리로 고발하는 거 보고 싶었는데. 허리디스크로 면제 받았는데 승마를 취미로 즐기는 이재용을, 아니면 정신병력으로 면제받은 이건희를." - @dogsul
"보온상수가 물러날 때 심심해서 어쩌나 했지. 홍반장이 구세주처럼 빈 가슴을 채워주었지. 다시 홍그리버드 돼서 날라가니 어쩌나 했지. 강희롱이 또다시 빈자리를 금세 메워주었지. 이제 강고소마저 떠나면 누가 우릴 채워주지? - @yoji0802
이렇게 허전함을 가눌길 없는 멘션에 @Borntobe27가 짧게 "전여옥?!"이라고 알티(RT)했는데요. 적중했습니다.
[강용석을 품은 전여옥] 막강한 '석품옥'을 아십니까
22일 한동안 트위터에서는 '해품달'(<해를 품은 달>)을 능가는 '석품옥'이 히트를 쳤습니다. 드라마는 아니고, 냉면이나 갈비를 파는 식당은 더욱 아닙니다. 바로 강용'석'을 '품'은 전여'옥'입니다.
전여옥 의원은 정말 강용석 의원이 안타까웠던 것일까요? 아니면 4·11총선 공천을 앞두고 어떻게든 한번 뜨고 싶었던 것일까요? 박원순 시장의 완승으로 아들 병역 논란이 끝나자 전 의원은 트위터에 "강용석 의원이 제기한 의혹은 매우 합리적인 의혹"이라며 강 의원을 두둔하고 나섰습니다.
이어 전 의원은 "전문가들은 이런 상태면 기어다니고 몹시 고통받는다고 했는데, 특이체질인 거다. 군대 가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최소한 공익이라도 근무했으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단 누리꾼들 크게 웃었습니다. 두 누리꾼이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자다가 남의 다리 긁나? 면제가 아니라 공익판정 받을 걸로 아는데. 특이체질이니 최소한 공익 가라니? 원래 공익 가! 이런 국어실력으로 대체 책은 어떻게 낸 거야?" - 낭만파왕(다음)
"ㅋㅋㅋ '공익요원이라도 하세요'가 아니라, 공익 하려고 대기 중이거든!" - 어륀쥐(다음)
또 '작은기쁨'(다음)은 "군대가 일상생활하러 가는 데냐?"며 "의학적으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말은, 군대에서 훈련받고 단체생활하고 전쟁을 수행할 상황과 같은 게 아니다"고 지적했습니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Pimlicoboy 전 의원을 향해 "논리적인 사고를 배워야할 듯 ㅋㅋㅋㅋ"이라며 "씽크빅 추천"한다고 했습니다. 전 의원의 입대를 종용하는 의견도 쏟아졌습니다.
"특이한 뇌구조와 입을 가지고 있으니, 최전방 방송부대에 가면 아주 좋을 거야. 그 입으로 북한군과 김정은 낚아라." - Foxy(다음)
"전여옥 당신 정도의 전투력이면 웬만한 청년들보다 낫다. 금배지 떼고 당장 현역 입대하여 이등병 계급장 달아라. 당신이 국가를 위해 할 일은 여의도가 아닌 휴전선에 있다!" - @nanoom16
전 의원은 군에 입대하든, 다시 총선에 나서든 이 질문에는 먼저 답을 해야할 듯합니다. '맞팔' 트친이 친히 질문을 던졌습니다.
"당신 말대로 강용석은 합당한 의문제기를 했다. 정봉주도 그렇다. 그러나 정 의원은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 자, 이제 강 의원 차례이다. 그래야 진짜 합당한 거다. 맞지? 답하라. 우리 맞팔이잖아." - @beastinkingdom
[박원순 저격왕으로 등극] 오세훈-나경원-강용석... 가카 떨고 있나?
"박원순 시장님, 나경원-오세훈-강용석 트리플크라운달성ㅋㅋ 원샷원킬ㅋㅋㅋㅋ" - @choijh119
"오세훈 나경원에 이어 강용석까지 올킬~ 잘 뽑은 시장 하나, 80여 명 야당 의원 안 부럽네요. 이번엔 제발 좀 사람 봐가면서 공천하고, 공천받은 분들도 잘 좀 하시길." - @merlin1219
말 그대로입니다. 박 시장이 진정한 저격수로 등극했습니다. 트위터에서는 '저격왕' 패러디 사진이 큰 히트를 쳤습니다. 이 사진을 보고 @withsantana는 "레옹이 오버랩 됩니다!"고 했고, @congjee는 "말 없이 돌아온 007의 포스가!" 난다며 놀라워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박 시장의 상대가) 다음은 누구인가?" (@zabkkamakka)라는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가장 많은 답변은 "가카"였습니다. 그래서 @kimds119는 물었습니다.
"가카. 떨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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