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공지영 작가가 2월 28일 저녁 부산을 찾아 2030 세대들과의 교감을 나눴다. 정희준 동아대 교수가 진행하는 토크콘서트 '정희준의 어퍼컷'을 통해서였다. 800여 명의 관객은 이들을 만나기 위해 부산MBC 롯데아트홀을 가득 메웠다.
이날 공연은 사전 신청을 한 관객들이 올린 질문 중 몇 가지를 추려 진행을 맡은 정희준 교수가 두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는 식으로 이뤄졌다. 사랑과 꿈, 취업 등 세상살이에 대해 젊은 세대가 이들에게 던지는 질문이 쏟아졌다.
방황하고 고민하는 젊음을 위해 두 게스트가 내놓는 대답은 한결 같았다. "지금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을 하라"는 것. 조 교수는 "가슴이 뛰는 것을 하라"고 말했고 공 작가는 "오늘 행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국 "재벌권력이 정치까지 좌지우지"
우리 사회와 정치, 선거에 대한 질문도 줄을 이었다. 조 교수는 재벌과 정치, 검찰 개혁 중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이냐는 정 교수의 질문에 '재벌개혁'을 꼽았다. 지금의 재벌을 "문어발이 아닌 지네발"이라 평가한 조 교수는 "재벌권력이 정치권력까지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현재의 형법과 세법, 공정거래법이라도 지키게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또 조 교수는 정치 참여를 묻는 질문에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믿음이 필요한 문제"라며 자신과는 맞지 않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정 교수는 "그럼 박원순 시장이 서울을 바꾸었듯 고향인 부산시장을 해보시라"며 조 교수에게 권유했다. 조 교수는 웃음으로 넘겼고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박원순 시장 이후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이 102만 원으로 내려갔다는 이야기에는 부러움 섞인 한숨이 터져나왔다. "부러워요"를 외치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공 작가에게는 <나는 꼼수다>의 비키니 응원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공 작가는 "어설프게 비판하는 바람에 양쪽의 뭇매를 맞았다"며 "비키니 여성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두 멤버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나꼼수>가 여태까지 해왔던 성과에 대해서는 지지와 존경을 보낸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질문에서 조 교수는 이른바 나경원법과 정봉주법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조 교수는 "공인의 공적인 문제는 선거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는 "그것을 검증하는 것은 주권자의 권리"라며 "100% 증거를 가지지 못한다고 공인에 대한 검증을 입다물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이것이 민주주의 국가 법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른바 나경원법에 대해서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라 OECD 국가의 보수정당에서는 제출하지 않는 법안"이라며 도입을 반대했다.
조 교수는 BBK 의혹으로 이야기를 넓혀 나갔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BBK 관련 의혹이 지금도 해결되지 않았다"며 "당시 박근혜 후보조차 이명박 후보의 BBK 문제에 대해서 의혹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지금도 그 의혹을 가지고 있다"며 "정권이 바뀌면 재수사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공지영 "노란 봄은 부산에서부터"정 교수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다른 지역에서 볼 때) 부산은 분위기 있는 도시고 뭔가 있을 것 같은 도시지만 살고 있는 우리는 그런 것 같지 않아 아쉽다"며 "젊은 세대가 살기 좋고 즐겁고 힘이 나고 있고 싶고 일을 벌이고 싶은 도시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공 작가는 "정치가 좋아져야 한다"며 "노란 봄이 부산에서부터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정 교수의 맺음말에 힘을 보탰다. 조 교수는 "기억 속의 부산은 활력이 있는 도시였지만 지금은 활력이 떨어지는 도시가 됐다"라고 고향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조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은 포항 사투리만 쓸 뿐이지 서울사람, 지역에 대한 생각이 없다"며 "지방분권의 문제를 고민하지 않고 부산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또한 그는 "부산 사람들의 애향심은 자이언츠에만 바치십시오. 특정 정당에 시쳇말로 '몰빵'하지 마십시오"라고 마지막 부탁을 마쳤다.
한편, 이날 공연에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부산 연제에 민주당 공천을 신청한 김인회 인하대 교수가 깜짝 방문했다. 참석자들은 이들의 뜻밖에 방문에 깜짝 놀라며 함성으로 이들을 반겼다. 잠시 무대에 오른 문재인 이사장은 "힘들어하는 젊은 세대를 보며 기성세대로서 미안함을 느낀다"고 말한 뒤 "한편으로는 젊은 세대도 거기에 대한 책임이 조금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문 이사장은 "나쁜 상황을 만든 것은 나쁜 정치인데 그런 정치를 바꾸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며 "자기주장이 정치에 반영되게끔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심판하는 역할들을 해줘야 한다"며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