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청담동에도 오피스텔 '붐'이 불고 있다. 대우건설이 3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청담역 푸르지오 시티' 183실을 분양한다. 지하 6층∼지상 20층 1개 동으로 전용면적 기준 25∼29㎡으로 구성됐다. 청담동 일대에 10년 만에 공급되는 오피스텔이다.
이는 최근 부동산 시장과 건설업계의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주택경기 침체로 인한 대형 건설사들의 중·소형 위주 공급전략 변화, 그 '일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분양 리스크 감소 차원 중소형 모델 '각광'최근 보도를 보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공급 예정인 아파트중에서 면적형이 잠정 확정된 4만5613가구 중 72%에 해당하는 3만2602가구가 전용면적 85㎡이하 중소형 모델이다. 포스코건설(86%), 현대건설(83%), 현대산업개발(81%) 등만 봐도 중소형 분양비율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85㎡ 초과 미분양 주택의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사실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국토해양부 자료를 보면, 작년 11월 현재 85㎡ 초과 미분양주택은 4만178가구로, 85㎡ 이하 미분양 주택 2만6862가구의 1.5배에 달한다.
지난해 가장 많은 아파트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대우건설도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무엇보다 지난해 분양 성공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것은 시장 트랜드에 맞춘 소형 평형 위주의 평형 구성 등"이라며 "올해에도 미분양 리스크가 적은 재개발·재건축 위주의 사업을 철저한 사업성 분석을 통해 선별 수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해 전국 오피스텔 공급 시장에서 약 30%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대우건설은 올해에도 '푸르지오 시티'로 1만765실을 공급한다"며 "1·2인형 가구를 타깃으로 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선두를 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피스텔 분양 바람의 3가지 동력대우건설 경우에서 확인할 수 있듯, 최근 건설업계에 부는 오피스텔 분양 바람 역시 미분양 리스크를 줄이려는 '몸부림'의 연장선에 있다. 이는 또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안정적인 임대료 수입을 올리려는 투자자들의 '필요'와도 맞물리는 것이다.
오피스텔 관련 정부 정책 변화도 큰몫을 하고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에 세제 혜택을 주기로 한 8.18 전·월세 대책 이후 올해부터 주거용 오피스텔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지난 1일부터 오피스텔도 일반주택처럼 정부 전세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생활트랜드와 인구구조 등 근본적인 변화 또한 오피스텔 바람의 '근본 동력' 중 하나다. 지규현 한양사이버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건설경제신문>을 통해 "고령화와 1∼2인 가구 증가로 요약되는 인구구조 변화는 주택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지 교수는 "4인 가구 중심의 대량 주택공급 방식도 이미 1∼2인 가구 중심의 다품종 소량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절대인구의 감소와 다양한 주거유형은 신규 공급 중심 주택시장에서 개발·임대 중심 시장으로 전환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피스텔로 대표되는 수익성 주택,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주택, 신캥거루족(독립 능력이 있는데도 부모와 함께 살며 주거비용을 분담하는 자녀 세대를 일컫는 말) 주택 등 '주택 틈새 시장'이 다변화하고 있다. '본의 아니게' 주택 경기 하락이 다양한 상품을 출현시키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