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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새학기부터 춘천시를 제외한 강원도 내 17개 시군에서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예정돼 있는 가운데, 춘천시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춘천무상급식예산만들기 약정운동'에 나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원도청과 강원도교육청은 올해부터 도내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하고 각 시군에 무상급식에 필요한 전체 예산의 80%(강원도청 20%, 강원도교육청 60%)를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시군에서 자체적으로 20%의 예산만 보조하면 전면 무상급식이 가능한데, 강원도 내 18개 시군 중에서 유일하게 춘천시만 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무상급식 예산 중 춘천시가 부담해야 할 예산은 전체 84억 원 중에서 약 17억 원이다. 하지만 이 금액을 모두 새로 만들어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17억 원에서 현재 저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급식을 제공하기로 되어 있는 예산 등을 제외하고 나면, 춘천시가 실제 부담해야 할 예산은 약 8억 원 정도다. 이 금액은 춘천시 전체 예산의 0.1%에 해당한다.

춘천시청(시장 이광준)은 보편적 무상급식을 거부하는 데 재정이 열악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무상급식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일도 아니고, 아이들이 밥을 먹지 못해 문제가 된 적도 없으며, 당장에 무상급식보다 더 중요한 예산 항목도 많다는 것이 그 이유다. 춘천시청 말대로라면 현재 춘천시는 8억 원이 없어서 보편적 무상급식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춘천시청 기자실에서 '춘천무상급식예산만들기 약정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시민단체 회원들(맨 오른쪽이 김정애 대표).
춘천시청 기자실에서 '춘천무상급식예산만들기 약정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시민단체 회원들(맨 오른쪽이 김정애 대표). ⓒ 성낙선

이에 '친환경학교의무급식 실현을 위한 춘천네트워크(이하 춘천네트워크, 대표 김정애)'는 29일 오전 11시 춘천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춘천 시민은 똑같은 세금을 내도 시민의 복지가 춘천시장 한 사람의 의지에 따라 좌지우지된다는 현실에 화가 난다"며 "춘천시가 예산이 없다고 포기한 춘천 아이들의 복지를 춘천시민의 손으로 직접 찾아주기 위해 춘천급식예산 만들기 약정운동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춘천급식예산 만들기 약정운동'은 춘천시민 2만 명으로부터 8만 5000원씩 약정을 받아 전체 17억 원의 금액을 모은 뒤 시장에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춘천시에는 현재 약 2만 명의 초등학생이 있으며, 강원도와 강원도교육청의 지원을 받게 될 경우 초등학생 1인당 1년 급식비로 약 8만 5000원이 필요하다.

춘천네트워크는 3월 2일 초등학교 입학식에 맞춰 춘천 시내 곳곳에서 약정서를 받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그리고 강원도 내에서 유일하게 무상급식을 거부하고 있는 춘천시장의 문제점을 춘천시만이 아니라 전국에 알려나가는 작업을 병행할 계획이다. 춘천네트워크는 이 운동을 통해 춘천 시민 자체적으로 급식 예산을 모으는 것뿐만 아니라, "춘천시장 이광준의 독불장군식 시정 운영을 시민들에게 알린다"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춘천네트워크 김정애 대표는 또한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춘천시의 무상급식 문제를 총선 이슈로 다룰 계획도 있음을 밝혔다. 김 대표는 "4월 총선 과정에서 계속 무상급식 문제를 제기해 춘천시장과 비슷한 정책을 가지고 있는 후보는 뽑아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도청(최문순 도지사)과 강원도교육청(민병희 교육감)은 올해부터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보편적 무상급식을 실시한다. 그리고 계속 적용 대상을 확대해 2013년에는 중학교까지, 그리고 2014년에는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전면화한다는 계획이다. 춘천시청은 물론 아직 이런 계획에 동참할 의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


#무상급식#이광준#김정애#약정운동#춘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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