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사천에서 마련한 도올 김용옥 선생 초청 '사천시민 인문특강'이 지난 25일 사천시청 대강당에서 시민 60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공자와 맹자의 민본사상을 사천 역사문화와 연결 짓고, 고대사와 오늘날 현실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날 강연은 사천과 관련된 문헌과 자료를 참고하고, 실제 사천 문화 유적 등을 답사한 결과를 토대로 진행됐다. 선생은 늑도 패총 유적을 예를 들며 "고대에는 사천의 늑도가 중국, 한국, 일본을 잇는 국제무역항이었다. 실제 진시황 시절과 왕망시대 화폐가 발견되고 있다. 신라 석탈해가 알에서 깨는 시기보다 3세기가 앞선 국제 도시였다. 이미 세계의 중심에 있었던 셈"이라고 운을 띄웠다.
사천의 옛 이름 사물, 사수에 대해서도 노나라 공자가 태어난 곳인 노나라 사수와의 연관성을 언급했다. 그는 이구산 등 사천시의 지명들을 예를 들어, 사천은 공자가 태어난 곳과 같은 공맹지도의 '본산' 의미가 부여된 곳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탄생 500주년이 되는 구암 이정 선생에 대해 남명 조식과 퇴계 이황과 교우한 엄청난 성리학의 대가로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사천읍 구암리 소재 구계서원 주변 만죽산이 개발로 파헤쳐져 흉물로 방치된 모습을 비판하고, 지금이라도 대나무를 심고 원상복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올 선생은 "사천과 삼천포는 오랜 세월의 하나의 정체성을 가진 곳으로 문화적 자긍심을 가질만하다"며 "진주와 통합하면 100% 손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가 임진왜란 발발 420주년이 되는 해임을 강조하며, 선진리성에 얽힌 역사를 이야기했다. 임진왜란 당시 조명연합군은 선진성에 주둔 중인 시마즈 타다나가(島津忠長)를 총공격하던 중 탄약고가 폭발해 퇴패한 바 있다. 현재 전몰영령을 위로하는 무덤이 선진리성 주변에 조명군총으로 조성돼 있다.
선생은 선진리성의 '진'은 본래 진압할 진(鎭)이었는데 일제가 시마즈의 이름을 따 나루 진(津)으로 변경한 사실또한 문제로 지적했다. 선생은 하루 빨리 선진리성의 잘못된 진 자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은 수급 대신 코를 베어 군공을 계산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선진리성 주변에 있는 이(耳)총은 귀무덤이 아니라 코무덤 비(鼻)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올해가 임진왜란 이후 7번째 돌아오는 임진년임을 되새겼다. 선생은 "경제구조와 법질서를 미국식으로 바꾸는 한미FTA가 '임진미란'이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날 강연을 관통하는 핵심단어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이었다. 도올 선생은 "백성과 함께 하지 않으면 임금도 타도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오늘날에는 기업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며, 현 정부와 대기업의 반서민 행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의 사기업화를 잘못된 발상이라고 지적하고, KAI 매각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도올 선생은 남북한 문제, 농업 문제 등을 고사를 인용해 비판하는 한편, 사천의 발전을 위해서는 항공산업을 살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뉴스사천과 서경방송은 도올 선생의 이번 인문특강을 시작으로 올해 중 세 차례 인문 특강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날 녹화된 인문특강 영상은 3월께 서경방송을 통해 방영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www.news4000.com)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