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것에 대해 그동안 논란이 많았습니다.
수많은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일사천리로 공사작업이 시작되더니
급기야 3월 7일 구럼비 바위에 대한 폭파작업이 시작된다는 소식입니다.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세계 7대 자연경관이라고 자랑하던,
아니 그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보존지역이
훼손되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그러나 해군기지로 인해 무너지는 것은 구럼비 바위만이 아닙니다.
찬반 양론으로 갈라진 동네 민심도,
수백 년간 이웃하며 지내온 친인척 사이도,
서로 도우며 살던 마을공동체도 같이 무너져내리고 있습니다.
강정마을의 어느 할어버님은 탄식하며 말합니다.
4.3 때에도 동네 주민들끼리는 서로 숨겨주고 보살펴 주었는데
이제는 같은 동네 주민끼리 얼굴도 보지 않는 사이가 되었다고.
영국 시인 존 던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라는 시에서
모래알 하나 풀 한 포기도 나와 관계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망자를 위한 종소리는 바로 우리를 위한 것이라고 노래한 시처럼
저 구럼비 바위에서 터져나오는 처절한 망치소리는
이 시대의 정의가 죽어가고 있음을 알리는 조종은 아닐런지요.
끝으로 상처 입은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이 시를 바칩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존 던누구든 그 자체로,온전한 섬이 아니다. 모든 인간은 대륙의 한 조각이며,대양의 일부이다. 만일 흙덩이가 바다에 씻겨 내려가면,유럽의 땅은 그만큼 작아진다.만일 모래톱이 그리되어도 마찬가지.만일 그대의 동무들이나 그대의 땅이 그리 되어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사람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킨다,왜냐하면 나는 인류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지를 알고자사람을 보내지 말라,종은 그대를 위해서 울린다. - 2012년 3월 복지만화가 이창신
덧붙이는 글 | 이 만화는 제 블로그 www.bokman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