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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홍대의 한 클럽에서 열린 청년당 창당대회 현장
 13일 홍대의 한 클럽에서 열린 청년당 창당대회 현장
ⓒ 김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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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을 일컬어 '6무 세대'라고 한다. 일자리, 소득, 집, 결혼, 아기, 그리고 희망을 가질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청년당이 희망을 보여준 것 같다. 청년당이 6무 세대에게 희망을 줘 5무 세대로 만들고,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해 마침내 희망 그 자체인 세대로 만들기를 기원한다."(선대인 세금혁명당 대표)

시작이라는 단어에는 묘한 기대와 희망이 묻어난다. 13일 오후 7시 30분 홍대의 한 클럽에서 열린 청년당 창당대회 현장에서는 청년당을 향한 기대와 희망을 읽을 수 있었다.

120명 가량이 모인 가운데, 대한민국 최초의 청년당 창당에 여러 사람이 축하의 뜻을 전했다. 하승수 녹색당 사무처장은 "청년당이 뜻하는 정치를 꼭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도 "청년들의 희망을 받아서 창당했다는 것 자체가 승리한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청년들이 스스로 자립하고 책임질 수 있는 사회구조 만들 것"

강주희 청년당 공동대표는 "제가 만난 청년들은 누구보다 자기 삶에 확신을 갖고 정치에 참여하려는 의사도 강했다, 하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을 생각하면 사회 문제에 관심 갖기에는 면목이 없어 보였다"며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앗아가는 사회구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이 스스로 자립하고 책임질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진 창당회의에서는 이제까지의 활동 내용을 보고하고, 'e-총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당명과 당헌, 정강, 정책 등을 결정했다. 청년당은 온라인 정당을 표방하는 만큼 인터넷에서 총회를 열어 당원들의 의견을 듣고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이날 창당대회에서는 기존의 '청년희망플랜' 대신 청년당이란 이름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영상으로 총선에 출마할 후보자를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청년당은 4·11 총선에서 권완수 공동대표(서울 마포을) 등 3명을 지역구 후보로 공천했으며, 강주희 공동대표 등은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할 계획이다.

청년당은 창당선언문을 통해 "청년들이 스스로 자신의 문제와 사회 불공정을 해결하는 주체로 나서야 한다"며 "저임금, 높은 등록금, 일자리, 결혼과 육아 문제를 해결하고 모든 국민이 상식적으로 살 수 있는 사회를 열어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이 자립해야 국민이 행복할 수 있고, 그 시작은 정치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청년들 대변할 수 있어" - "득표수 많지 않으면 힘들 것"

한편 시작이라는 단어에서는 기대와 희망뿐만 아니라 불안도 묻어났다. 이날 창당대회에 참석한 청년들도 마음속에 조금씩은 불안감을 갖고 있는 듯했다. 창당선언문 낭독으로 공식적인 창당대회가 끝나고 축하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창당대회에서 참석한 청년들을 만났다.

강석규(26)씨는 "기성 정치권은 표를 위해서만 청년을 이야기했는데, 청년당은 실제로 청년들을 대변할 수 있다는 게 좋아서 가입했다"며 "클럽에서 창당대회를 한 것도 새롭고 감각적이라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기만(26)씨는 "시도 자체를 중요하게 본다"면서도 "이런 시도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비례대표가 나오거나 득표수가 의미있게 나오지 않으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당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류하늬(24)씨도 "처음에는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을 직접 만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면서도 기자가 앞으로의 전망을 묻자 "청년들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을 만나며 희망을 보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는 믿음에 기대야 한다"는 것이다. 

시작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희망과 불안. 기자가 만난 청년들은 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과연 진실은 어느 쪽에 가까울까. 그 답은 청년당이 앞으로 보여줄 행보에 달려있다.

[인터뷰] "40~50대,'차라리 청년들 멀어주고 싶다'고 말하더라"
모두가 공연을 즐기는 클럽에서도 청년당 미디어팀장 이준길(31)씨는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켰다. 그는 "청년들이 불평만 할 게 아니라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해 청년당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창당대회를 치른 소감을 묻자 "인생에서 가슴이 이렇게 뛰는 순간은 처음"이고 "사람들을 만날수록 더 큰 가능성을 봤다"며 희망을 이야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청년당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청춘콘서트 2.0 서포터즈 활동이 계기였다. 청년당은 청춘콘서트 서포터즈가 중심이 돼서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서포터즈끼리 청춘콘서트 3.0을 어떻게 할지 고민했는데, 똑같이 청춘콘서트를 하고 멘토들의 말을 들어서는 아무 것도 해결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청춘콘서트를 하면서 많은 멘토들이 한결같이 "청년들이 힘들다고 불평만 할 게 아니라 스스로 행동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직접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청년 정당을 만들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창당대회를 치른 소감은?
"인생에서 가슴이 이렇게 뛰는 순간은 처음이다. 처음에 청년당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는 '그게 되겠냐'고 말렸고, 청년단체에서도 우려를 표했다. 우리도 '과연 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당원으로 가입해달라고 하면 아무도 안 할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이야기해보면 청년정당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청년들이 많았다. 또 40, 50대도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만을 하소연하면서 '차라리 청년들을 밀어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전문성, 경력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많았지만 대화의 마지막에는 모두 '청년들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하루하루 사람들을 만나러 나갈수록 더 큰 가능성을 봤다."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게 보나?
"선대인 세금혁명당 대표가 우리가 3주 만에 창당한 것을 보고 "이 정도 추진력이면 10년 안에 민주통합당을 제치고 제1야당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이미 청춘콘서트를 하면서 팀워크와 실무력은 갖췄다. 중요한 것은 안철수 등 청춘콘서트 멘토와의 관계다. 창당 과정에서는 한 번도 도와달라고 한 적이 없지만 선거 과정에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일단은 청년 스스로 일어서는 것이 창립 취지에 맞다고 본다."

덧붙이는 글 | 김경훈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청년당, #창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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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15기 인턴기자. 2015.4~2018.9 금속노조 활동가. 2019.12~2024.3 한겨레출판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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