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 수정 : 22일 오후 4시 40분 ]
진성호 새누리당 의원(서울 중랑을)이 22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총선후보 등록일(22~23일)을 앞두고 이어진 공천 불복 행렬 중 하나다. 유정현 의원(서울 중랑갑)은 지난 19일,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부산 수영구)은 지난 21일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잠시 외출 다녀오겠다"며 "저에 대한 중랑구민 여러분의 평가를 직접 받고, 한 달 뒤 다시 당에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지난 4년간 18대 국회에서 중랑구는 재정대비 교육예산 전국 지자체 중 1위, 행안부 특별교부세 서울 25개 중 1위를 기록했다, 저는 일만 했다"면서 "그러나 저는 듣도 보도 못한, 선진국선 상상할 수도 없는 이상한 공천 룰을 통해 낙천됐다"고 말했다. 일만 했는데 중랑을 당내 후보 경선에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항변이다. 새누리당은 경선을 거쳐, 강동호 전 서울외대 총장을 중랑을 후보로 최종 공천했다.
진 의원은 "영화 <철의 여인>을 보다가 대처의 소신을 읽었다, 편견으로 가득 찬 영국 보수당 문화 속에서 낙선의 아픔을 딛고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며 용기를 냈다"며 "반드시 살아서 다시 당에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누군가는 공천 불복과 무소속 출마가 보수를 분열시킨다고 얘기하는데 다행인지 중랑을 지역구는 4파전이 될 것 같다, 진보도 분열이다"고 짚었다. 민주통합당 쪽도 박홍근 후보에게 밀려 낙천한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이 정통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진 의원은 "옆 지역구인 중랑갑도 4파전이 벌어질 예정이라 중랑구 총선은 서울 어느 지역과도 다른, 흥미로운 선거가 될 전망이다"며 "박근혜 위원장의 말씀처럼 개인이나 당이 아닌 국민을 위한 정치에 나서겠다, 조직 선거전이 아니라 주민과 직접 대화하는 바닥 선거전을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이번 새누리당 공천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밝히고 새누리당의 개혁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며 "4주 후에 당에서 다시 뵙겠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며칠 전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결심하고 어제 탈당계를 냈다"며 "새누리당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개혁공천인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조사나 경선이 의미는 있지만 성실히 일한 현역 의원들이 아깝게 탈락했다"며 "공천위원장이 (컷오프룰을) 헌법이라고 했지만 잘 지켜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또 "여야 모두 경선을 치른 모든 지역에서 잡음이 발생하고 있는데 우리 지역구도 후폭풍이 심하다"며 "본격 선거운동인 29일부터 국민만 보고 캠페인을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공천 불복·무소속 출마 더 늘어날까... 부산에선 '무소속 연대'도 등장
총선후보 등록일이 오는 23일까지인 점을 감안할 때, 무소속 출마자가 더 늘어날지도 관심이다. 시스템 공천을 내세웠지만 '친박 챙기기 공천', '부실 검증 공천'이란 논란을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형준 전 정무수석도 지난 21일 "제 소망은 정당한 경선을 거친 결과에 깨끗이 정치적 운명을 맡기는 것이었지만 이 소망이 부당한 정치적 개입과 조작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유재중 의원과 국민참여경선을 치르기로 돼 있던 당내 경선 방식이 불과 경선일을 이틀 앞두고 여론조사 경선으로 바뀐 점을 꼬집은 것. 박 전 수석은 "경선 방식 변경은 특정후보에게 유리함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당내 경선에 불참했다.
특히 텃밭인 부산에서는 '무소속 연대'마저 등장했다. 부산지역 새누리당 낙천자들은 이날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연대'를 공식화했다. 이날 회견에는 이영(부산 영도구), 엄호성(부산 사하갑), 성성경(부산 남구을), 김병원(부산 남구갑), 최제완(부산 연제구), 문창무(부산 중·동구) 후보가 참여했다. 이들은 "낙하산 공천, 돌려막기 공천 등으로 얼룩진 후보로 부산의 발전을 이룰 수 없다"며 "부산 발전을 위해 무소속 연대 후보들이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참여치 않고 독자적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도 있다. 나성린 의원이 전략공천된 부산 진구갑의 정근 부산시의사회 회장, 김정훈 의원이 공천을 받은 부산 남구갑의 성희엽 전 기획재정부 홍보전문관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조정화 전 사하구청장(사하을), 최현돌 전 기장군수(해운대·기장을), 김동주 전 의원(해운대·기장을), 박성민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중·동구) 등도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의 사정도 비슷하다. 특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0일 "가산점을 부여한 당내 경선은 후보의 무소속 출마를 강제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면서 총 7곳에서 당내 경선을 치렀던 경북이 크게 꿈틀대고 있다.
당내 여론조사 경선에서 심학봉 후보에게 패배한 김성조 의원(구미갑)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 측은 "여론조사에서 사실상 이기고도 가산점 때문에 패배했고, 상대 후보의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다른 예비후보들과 단일화를 거쳐 총선에 나선다"고 밝혔다. 김 의원과 마찬가지로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성윤환 의원(경북 상주)도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명규 의원(대구 북구갑)은 이날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이번 공천은 돌려막기 식 공천이고 미리 특정인은 배제하는 기획공천"이라며 "공천 정국에서 비난받을 수 있는 요소는 모두 갖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북구갑은 수성갑에 신청한 후보를 동구갑에 결정했다가 발표 당일에야 북구갑으로 변경하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자행했다"며 "총선이 끝나면 당선 유무와 관계없이 새누리당으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금까지 새누리당의 4.11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 중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은 정미경(경기 수원을), 이윤성(인천 남동갑), 허천(강원 춘천), 유정현(서울 중랑갑), 진성호(서울 중랑을), 이명규(대구 북구갑), 배영식(대구 중남구), 김성조(구미갑) 등 총 8명이다. 전여옥 의원(서울 영등포갑)은 탈당해 보수성향 신당 '국민생각'에 입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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