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관악구 주민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만나는 주민들마다 손을 꼭 잡고 허리를 깊이 숙인 채 "최근에 죄송한 일 많이 벌어졌다"며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힘내라", "큰 결단을 했다"며 격려했다. 이 공동대표는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 공동대표는 동행한 서울 관악을 선거구 야권단일후보인 이상규 통합진보당 후보를 소개하며 "야권연대를 잘 만들어서, 전국의 야권단일후보들이 국회에 나가서 주민들의 삶을 바꿀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더욱 낮은 곳에서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공동대표는 전날인 23일 오후 4·11 총선 서울 관악을 선거구 후보 사퇴를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24일 낮부터 이상규 후보와 함께 관악을 선거구 지역을 다니며 주민들을 만났다. 언론에는 일정을 비공개로 한 채였다.
이정희 대표, 관악갑 유기홍 민주당 후보 방문... "야권단일후보에 힘을"
이날 오후 3시 관악갑 선거구의 야권단일후보인 유기홍 민주통합당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참석해 야권연대에 대한 의지를 재차 밝혔다. 그는 이곳에서 "야권연대를 만들어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기대했던 분들께 많은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며 "어떻게든 뚫고 일어나 다시 화합하고 야권연대를 해야 정권교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여러분 앞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관악갑의 유기홍 후보와 관악을의 이상규 후보가 모두 야권단일후보로서 당선돼 이곳의 모든 복잡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시기 바란다, 저도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유기홍 후보는 이정희 공동대표를 소개하며 "특별히 정말 어려운 결단을 내려서 위기에 처했던 야권연대를 되살아나게끔 해준 이정희 대표에게 박수를 보내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이상규 후보는 "이정희 대표가 사퇴를 결정하는 데 정말 큰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야권연대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졌다"며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하나가 돼 기필코 총선에서 승리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이 공동대표는 이후 유기홍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여한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고개를 숙였다. 주민들은 먼저 나서 이 공동대표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 공동대표에게 함께 사진을 찍자고 요청하는 주민들도 많았다. 이 공동대표는 환한 미소로 "야권단일후보에게 힘을 달라"고 말했다.
"주민들 '다시 일어나라'고 격려해"... 25일 한명숙 대표 만나
이 공동대표는 이후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주민들은 제게 지난 일에 대해 '왜 그랬느냐'고 물어보시기도 하고, '다시 일어나라'고 격려도 해주셨다, 참 송구스러웠다"며 "주민들에게 이상규 후보를 소개해드리고, 사과도 하고 지지 부탁도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 사이에는 야권연대에 불복한 무소속 김희철 후보에 대한 반감이 컸다"며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함께 힘을 모았기 때문에, 야권단일후보인 이상규 후보가 큰 표 차이로 총선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공동대표는 "지난해 4·27 전남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야권연대가 어떤 평가를 받는지 보여줬다"며 "주민들은 이상규 후보의 손을 꼭잡아주셨다"고 전했다. 당시 선거에서 야권단일후보였던 김선동 후보가 36.24%의 득표율로 3만313표를 얻어, 무소속으로 출마한 6명의 민주당 출신 후보들을 꺾고 당선됐다.
이 공동대표는 25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를 만난다. 그는 "이제 야권연대의 의지를 가지고 달려 나가야 하는 때"라며 "전국의 야권단일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양당 지도부가 같이 손잡고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리려고 한다, 바람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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