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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벽에 걸린 대형 현수막
 사무실 벽에 걸린 대형 현수막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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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일요일 오전 8시. 집을 나섰습니다. 울산 동구는 4월 11일 총선 때 국회의원 선거도 하지만 시의원 보궐선거도 합니다. 시의원이었던 이은주씨가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시의원을 사퇴했기 때문 입니다. 국회의원은 새누리당과 통합진보당을 비롯하여 5명의 후보가 출마를 공식화 한 상태입니다. 시의원 후보로는 새누리당과 진보신당 그리고 무소속으로 한 명이 출마를 하였습니다.

저는 시간 나는대로 후보 한 사람씩 따라 다니며 지켜보고 <오마이뉴스>에 올리고자 했습니다. 시의원이 모두 정당 후보인데 반해 이성규씨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습니다. 저는 그사람을 알지 못하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유가 궁금 했습니다. 그래서 후보 실무원에게 전화를 걸어 하루 함께 다니고 싶다고 했고, 25일 하루 이성규 무소속 시의원 후보를 따라 다녔습니다.

이 후보는 우리 집에서 가까운 곳 시장 건물 3층에 임시 선거 사무실을 마련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넓은 공간에 깔끔하게 사무실이 정돈되어 있었고, 벽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습니다. 후보와 인사를 나누고 잠시 있다가 오전 9시 마골산 입구로 간다 하여 같이 따라 갔습니다. 현대중공업 회사원들이 모여 산행을 한다는 정보를 입수 했다는 것입니다.

마골산은 동축사 가는 길에서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는 산행길입니다. 걷기가 완만하고 골짜기 길이라 물도 흘러, 동네 사람과 울산지역 사람들이 산행을 많이 하는 곳입니다.

현대중공업 직원 산행-높은 사람이 악수하고 뒤에 빨강색 새누리당 후보가 악수를 한다. 뒤늦게 무소속 후보자 수행원이 한사람 악수를 나눈다(주황색)
 현대중공업 직원 산행-높은 사람이 악수하고 뒤에 빨강색 새누리당 후보가 악수를 한다. 뒤늦게 무소속 후보자 수행원이 한사람 악수를 나눈다(주황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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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현대중공업 회사 복장을 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 들었습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동구지역 선거운동 하는 후보자가 다 온 듯 시끌벅적 했습니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100여 명은 되어 보였습니다. 높은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이 잘 다녀오라고 말하고 "산업재해 추방하자"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그리고 곧 바로 산행이 시작 되었는데 입구엔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시의원만 서서 악수할 뿐 다른 후보들은 마을 입구 쪽에 있었습니다.

이은주 국회의원 후보자와 무소속 시의원 후보인 이성규씨도 있었는데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산행하는 곳엔 얼씬도 하지 않았습니다. 같이 와서 인사 나누면 참 좋으련만 그럴수 없는 입장이 있나 봅니다.

현대중공업 높은 사람도 새누리당 후보자만 악수 하라고 자리를 마련해 줄 뿐, 다른 정당 후보나 무소속 후보 쪽엔 와서 같이 악수 나누라 하지 않았습니다. 무슨 특혜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몇 년 가도 보기 힘든 안효대 국회의원이 걸어 다니는 게 보이길래 얼렁 수첩을 펴고 사인을 해달라 했습니다. 그분은 친절하게도 사인을 해주었습니다.

안효대 국회의원 사인
 안효대 국회의원 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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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골산 입구에서 복개천을 따라 내려오며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를 하고 선거용 명함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복개천은 마골산을 이어 내려오는 옥류천 골짜기를 따라 난 하천을 이용해 만든 길을 말합니다. 마을까지 내려와 식당 앞을 지나면서 명함을 나누어 주는데 한 무리의 현대중공업 복장을 한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분들중 한분이 이성규 후보에게 물어 봅니다. "비정규직 문제 어찌 할겁니까?" 이성규 후보는 "당연히 비정규직 철폐 하는데 앞장 서야죠"라고 말 했습니다.

이성규 후보는 수행원과 함께 복개천 4거리 큰 길에서 선거운동을 했습니다. 사람이 없을 땐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깊숙히 인사를 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오후 1시엔 성당에서 종교 행사가 있다고 해서 찾아 갑니다. "우리 신부님은 정치인들 들어 오는 걸 싫어 하니 밖에서 인사 하세요" 성당 관계자가 그렇게 말합니다. 성당 선거활동을 마치고 밥을 먹으러 갑니다. 저는 밥상머리에서 몇가지 궁금한 점을 물어 보았습니다.

"울산대학교 물리학과 4년 중퇴로 되어 있던데 무슨 사연이 있나요?"

이성규 후보자는 대학 4학년 올라 가면서 사회운동에 눈뜨기 시작하고 2학기부터 학생운동 하느라 수업을 제대로 못 받았다 합니다. 공교롭게도 물리학 교수가 매우 보수성을 가지고 있었고 운동권 학생을 이해 못했다 합니다. 학점을 이수 못했고 나중에 보니 제적되어 있더라는 것 입니다. 해가 바뀌고 그냥 학교 다니는 것을 중단하고 사회운동을 시작했다 합니다.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인사하는 이성규 시의원 후보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인사하는 이성규 시의원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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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에서 제적이라는 표현도 수료라는 표현도 못쓰게 해서 그냥 중퇴라고 표기 했지요"

그래서 이성규 후보의 학력이 울산대학교 물리학과 4학년 중퇴로 되어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는 울산대학교 동아리연합회 회장을 비롯하여 울산 청년회 활동을 시작으로 사회활동을 시작 했습니다. 그 후 울산 경실련 환경담당 간사, 한미FTA반대 동구대책위 집행위원, 현대중공업 페인트 분진 피해 주민대책위 집행위원장, 울산 동구 주민회 공동대표, 울산 풀뿌리 주민운동단체협의회 공동대표, 울산 동구 투자심사위원, 울산 동구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울산 동구 의정비심사위원, 울산 동구 교육경비심사위원, 방어진공원 개발 촉구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남목-주전간도로 주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친환경무상급식 풀뿌리울산연대 집행위원, 동구이웃사랑 봉사회 고문, 주전직선화도로 주민감사청구 대표, 동구지역 비정규직철폐 정규직화 공동대책위원회 위원, 울산풀뿌리주민운동단체협의회 정책자문위원, 울산좋은예산네트워크 집행위원, 울산 동구주민참여예산 시민위원, 겨레하나 통일축구대회 조직위원, 그리고 자신이 사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 이렇게 주로 시민활동을 해왔다고 합니다.

이성규 후보에게 왜 정치에 입문 하려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시민사회단체 활동만으로는 사회문제를 풀어 나가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느꼈어요. 그래서 정치권에 들어가 보다 더 많은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합니다. 주민활동을 해보니 동구청이나 시청같은 행정기관을 움직여야만 해결되어 지는게 허다 했습니다. 지역민의 복리증진과 많은 지역문제를 더 폭넓게 해결 할수 있다고 판단되어 이번에 시의원 후보로 정치에 뛰어들게 된 것 입니다."

산동네에 갔다가 농사 지을 거름 나르기를 돕는 이성규 시의원 후보
 산동네에 갔다가 농사 지을 거름 나르기를 돕는 이성규 시의원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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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에게 그동안 비정치인으로서 정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정치의 역할은 주민을 주인으로 세우는 과정이라 생각해요. 그런데 그동안 정치는 주민위에 군림하는 정치가 되어 왔어요. 저는 무소속으로 이번 시의원에 입후보 했습니다. 무소속으로 선거운동을 해보니 정당이 하는 선거운동보다 훨 더 힘들고 어려운 점이 많더라고요. 저는 그동안 시민운동 해오면서 몸소 체험도 했고 아픔도 많이 겪었어요. 저는 군림하는 정치가 아니라 정말 섬기는 정치가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려 해요"

무소속 시의원 후보 이성규 씨에게 어떤 정치활동을 하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제가 해온일 중에 주민참여예산제게 있는데 그 활동을 하면서 정치는 이렇게 해야겠구나 하고 많은걸 배우게 되었죠. 정치를 해보겠다고 결단하고 그동안 무소속 시의원 후보로 이동네 저동네 많이 다녀 보면서 이은주 전 시의원에 대한 평판이 아주 좋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주민들 이야기 들어보니 이은주 의원은 작은 문제라도 주민편에서서 해결 하려고 많이 노력해 주었다더군요. 저에게도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 왔어요. 그게 제가 바라던 바로 그 따뜻한 진보정치 거든요."

서민 음식으로 허기를 채우는 이성규 무소속 시의원 후보
 서민 음식으로 허기를 채우는 이성규 무소속 시의원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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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씨는 그렇게 시민운동만 해오다가 45살이 되어서야 정치에 입문하는 정치 초보 입니다. 오늘 하루 그를 따라 다니면서 느낀 것은 "겸손하게 잘하겠다"는 이미지가 와 닿았습니다. 그는 시의원에 당선 된다면 더 폭넓은 주민운동을 펼 칠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오후 4시경 집으로 오고 이성규 후보는 오후 7시까지 선거운동 해야 한다면서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한 유권자의 지적을 귀담아 듣는 후보
 한 유권자의 지적을 귀담아 듣는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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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변창기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울산 동구, #선거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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