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핵안보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서울역 광장에서 핵안보정상의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민주노총과 전농, 한국진보연대 등 4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중의 힘'은 한미FTA 폐기와 핵안보정상회의, 제주해군기지 건설 등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날 주최 측 추산 5000여 명, 경찰 추산 3000여 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핵안보정상회의 반대한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즉각 중단하라", "한미FTA 폐기"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명박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 주최 측인 '민중의힘'은 "4·11 총선을 앞두고 MB정권 심판론이 확산되자, 정부는 오는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열릴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해 안보몰이식 구도를 희석시키려고 노력한다"고 주장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핵안정상회의에 대해 "지구상에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침략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제어하는 핵안보정상회의는 그 자체로 무효이며 핵무기 폐기 없는 핵안보정상회의는 그 자체로 모순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동의 핵보유국가인 이스라엘을 비호하며 이란의 핵개발을 막을 수 없는 것처럼, 제주해군기지를 만들면서 동북아 평화는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미국의 핵잠수함을 정박시키기 위한 해군기지 건설이다"며 "핵안보정상회의를 우리나라에 유치한 이명박 대통령은 과연 핵안보를 말할 자격이 있냐"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정부는 천안함 사건으로 한미일 삼각동맹을 강화하고 전쟁연습을 통해 14조 원의 미국 무기를 팔아줬다"고 지적하며 "오는 4·11 총선에서 승리해서 평화를 기약하고 남북관계를 제대로 풀어가고 한반도를 평화롭게 만들자"고 말했다.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국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국민들의 행복추구권을 마음껏 누리면서 살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국책사업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국책사업을 빙자한 국가안보사업을 핑계로 지역주민말살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서울역 광장에서 'MB 퇴진 민중대회' 집회를 마친 일부 참가자들은 중구 신세계 백화점 앞에서 도로를 점거하며 기습시위를 벌이는 등 거리선전을 펼쳤지만, 경찰들과의 큰 충돌 없이 자진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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