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최대의 접전지로 꼽히고 있는 '세종시'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이해찬 후보와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가 본격적인 선거에 들어가기도 전에 상대를 공격하는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세종시'는 올해 7월 첫 출범을 앞두고 있으며 법적으로도 광역자치단체의 지위를 갖는다. 또한, 수많은 논란과 곡절을 겪었던 국가균형발전 선도도시이면서 향후 대선에서 행정수도의 위상을 갖는 도시로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약화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따라서 각 당은 이번 총선에서 세종시를 주요 승부처로 인식하고 필승의 각오를 다지며 비중 있는 인물을 공천했다.
특히,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자유선진당에서는 당초 공주·연기가 지역구이었던 심대평 대표가 자신의 고향인 공주를 버리고 세종시를 선택했다. 여기에 민주통합당이 고심과 삼고초려 끝에 이해찬 전 총리를 공천하면서 그야말로 '빅매치'가 펼쳐지게 됐다. 다만, 새누리당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세종시를 특별히 챙겨 신진 교수를 전략 공천했으나 양당에 비해 다소 무게감이 떨어진다.
심대평과 이해찬의 대결은 단순히 경력과 이름값만으로 '빅매치'라 부르기 충분하지만, 지금의 세종시를 있게 한 그들의 역할로 보아도 결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다.
심대평 후보는 행정수도특별법이 위헌 결정을 받을 당시 충남도지사로서 '행정도시 사수' 투쟁의 최선봉에 서 있었고, 도지사로서 행정도시가 첫 삽을 뜨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도지사를 그만둔 뒤, '국민중심당'과 '자유선진당'을 이끌면서 세종시 수정론에 맞서 그 누구보다 세종시 사수에 온 힘을 기울였다.
이해찬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행정수도'를 공약할 때 그 옆에서 정책을 다듬고, 구체화한 인물이다. 또한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맡아서 행정도시 건설을 위한 기초를 놓았다.
"표 얻으려 지역갈등 부추겨" - " 도 넘는 공격은 공당의 자세 아냐"이러한 두 후보가 선거를 시작하기도 전에 상대를 공격하는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24일 같은 날 나란히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어 신경전을 벌이더니 결국, 이날 이해찬 후보의 발언을 두고 공방전이 벌어진 것. 25일 자유선진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정여운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해찬 후보가 세종시 내 지역갈등을 부추겨 표를 얻으려 한다며 비난했다.
이해찬 후보가 개소식에서 '충청의 지역주의를 무너뜨려 균형발전의 기틀을 만들고, 그 힘으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 '세종시의 남부지역과 중·북부 지역의 격차 때문에 공동체가 아닌, 남북전쟁이 일어나는 파괴적인 세종시가 될 지도 모른다', '이 지역 국회의원과 군수가 일을 안했다'는 등의 발언을 했기 때문.
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오직 패권 다툼에 매몰되어 나라를 영·호남으로 가르고, 진보와 보수의 양극단으로 몰아붙여 국민을 분열시키던 민주통합당 이해찬 후보가 세종시 선거사무소를 열며 내뱉은 첫 마디가 '남북전쟁 세종시' 협박과 '충청 무너뜨리기'라 한다"고 개탄했다.
그는 "세종시의 초대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선 그가, 상생발전을 이루어나갈 세종시의 주민들을 남북으로 갈라 지역갈등의 씨앗을 심고 있다"며 "원주민들의 소망과 눈물, 희생 속에 출범을 앞둔 세종시를 두고 갈등을 조장하고 분열을 획책하는 이해찬 후보는 세종시를 남북으로 갈라 한 쪽 표를 얻어 '재미 좀 보겠다'는 만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심대평 후보를 대신한 자유선진당의 논평에 대해 26일 이해찬 후보를 대신한 민주통합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김현 대변인이 논평으로 응수했다. 그는 "자유선진당의 도를 넘는 이해찬 후보 공격은 공당의 자세 아니"라면서 "'세종지역 내에 갈등을 치유하고 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이해찬 후보의 소신을 '남북갈등을 유발한다'고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전국정당인 민주통합당이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승리해야 충청지역 발전이 보장된다'는 주장도 '충청 무너뜨리기'로 호도했다"면서 "충청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할 공당이면서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고 충청인의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대표인 심대평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총선 판도가 불리하게 돌아가자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이나 공당의 책임 있는 태도가 결코 아니"라고 강조하고 "자유선진당은 갈등을 부추기며 상대후보 흠집 내기에만 열 올리는 행태를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그러자 같은 날 다시 자유선진당 정여운 대변인이 '논평'을 내 "민주통합당의 말 바꾸기 적반하장은 공당의 자세란 말이냐"고 쏘아 붙였다. 그는 "민주통합당이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해찬 후보의 입에서 나온 '말'을 두고 마치 자유선진당이 '없는 말'을 지어낸 듯 호도하고 있다"며 "사실 관계 확인도 없이 '마사지'부터 하고 보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어 "이해찬 후보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지역격차 때문에 남북전쟁이 일어나는 파괴적인 세종시가 될 지도 모른다'며 주민들을 '남북'으로 갈라 지역갈등을 부추겼다"며 "시청사 위치가 어떠니, 세종시 특별법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느니 '지적질'하는 이해찬 후보는 세종시 수정안 논란으로 자유선진당과 5백만 충청인이 눈물을 흘리며 삭발과 단식으로 투쟁할 때는 무엇하고 있었느냐"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공당의 자세' 운운하는 민주통합당은 세종시 남북갈등을 부추겨 한 쪽 표로 재미 좀 보겠다는 만행을 즉각 중단하라"면서 "'말바꾸기' 적반하장 행태가 아닌, 세종시 완성을 향한 진정성을 보일 때에야 비로소 충청인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