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국회의원 선거의 공식 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29일 아침부터 경남 창원도 선거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노동자들의 출근 시간에 맞춰 이날 오전 6시 30분경부터 창원대로 곳곳에서는 후보와 운동원들이 나와 활동을 벌였다.
'창원성산'에는 새누리당 강기윤, 통합진보당 손석형, 진보신당 김창근 후보가 출마했다. 강기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선거사무소에서 출정식을 갖고 본격 운동에 나섰다. 이곳은 권영길 의원이 재선했던 지역구로 '진보정치 1번지'로 꼽혔다.
손석형 후보는 이날 창원병원사거리에서 운동원들과 함께 손을 흔들며 출근 차량을 향해 인사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소속 조합원과 통합진보당 소속 이종엽 경남도의원과 이종엽·여월태 창원시의원 등도 손 후보 지원 활동을 벌였다.
김창근 후보는 비슷한 시각 창원대로 위아사거리에서 운동했다. 허윤영 진보신당 경남도당 위원장과 임수태 고문 등이 나와 도왔다. 같은 장소에서는 손석형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었으며, 건널목에 파란색 불이 되면 중간에 섰다가 나오기도 했다.
또 같은 장소에서는 '창원6' 경남도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민주통합당 서중교 후보와 진보신당 김순희 후보가 나와 인사했다. 창원에는 광역의원 보궐선거까지 치러지고 있어 선거열기가 더 높다.
'창원성산' 국회의원선거에 나선 두 후보는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BS가 지난 26일 보도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강기윤 후보 35.5%, 손석형 후보 30.8%, 김창근 후보 7.7%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500명 대상 임의전화번호걸기 조사,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는 ±4.38%p).
강기윤 "창원 두 곳 모두 새누리당이 당선돼도록 해야"
경남도의원 출신인 강기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선거사무소 앞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박판도 '창원성산' 선대위원장과 김정자 경남도의원, 배종천·강장순 창원시의원, 박완수 창원시장 부인 차경애씨, 한국노총 소속 이상철(금속노조 본부)·임채연(엘지전자) 위원장, 한영애 '창원6' 경남도의원 보궐선거 후보 등이 참석했다.
'창원시민 마당쇠'를 자처한 강 후보는 "배동한 한국노총 경남본부 의장이 서울 출장으로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한국노총에서도 저를 지지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길 의원을 지목하며 그는 "8년 동안 맡겨놓았더니 어떻게 됐나.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는 어법으로 시민을 현혹시켰는데, 여러분은 얼마나 나아지셨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노동자를 거쳐 중소기업 사장이 됐다. 누구나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서민성공 모델'이 되겠다"면서 "근로자와 서민도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기윤 후보는 "새누리당을 탓하고 원망하는데, 공감한다. 그렇다고 다른 당이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를 한다고 하는데, 이정희 대표는 '제2의 노인 폄하'를 했고 한명숙 대표는 측근이 금품수수설을 받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뛰겠다. 승리해서 돌아오겠다"면서 "박완수 창원시장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겠나. '갑'은 한나라당, '을'은 민주노동당으로 균형이 맞지 않았다. 시장이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이번에 두 곳에서 모두 새누리당이 당선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석형 "창원이 행복하면 대한민국이 행복"
경남도의원 출신인 손석형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 느낌을 묻자 "좋다"고 대답했다. 민주통합당 변철호 전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했지만 진보신당 후보와 단일화를 하지 못한 그는 "단일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완전 야권단일화를 하지는 못했지만,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를 했다. 수권정당 끼리 단일화를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리고 전체 야권단일화를 위한 끈을 놓지 않고 계속 노력할 것이다. 더 낮은 자세로 양보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창원시민들이 도와줄 것이라 본다. 손석형이 창원을 행복하게 만들고 창원이 행복하면 대한민국이 행복해질 것"이라며 "옛 창원·마산·진해가 통합된 뒤, 통합 시청사를 창원에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후보는 "새누리당 소속인 안홍준(마산회원)·이주영(마산합포) 의원이 통합 시청사를 마산 쪽으로 가져가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청사 문제를 두고 지역간 대립하고 있는데, 마산의 요구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제가 당선되어야 한다. 대책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 강기윤 후보와 접전 양상을 보이는 것에 대해, 손 후보는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더 자세를 낮추고 부지런하게 노력해 나갈 것이다. 오차범위의 박빙이 오히려 저에게 힘을 준다고 본다. 노동자와 서민들은 '사표'를 하지 않고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표를 집중시킬 것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김창근 "해오던대로 열심히 선거운동할 것"
금속노조 위원장 출신인 김창근 후보는 각오를 묻자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열심히 선거운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방송사에서 여는 토론회에 두 후보가 나오지 않아 방송토론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김창근 후보는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방송토론을 자주 해야 하는데, 두 후보가 나오지 않아 아쉽다"면서 "두 후보는 당과 조직의 뒤에 숨어서 후보의 진실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 앞으로 선거운동 기간 동안 시민들이 저의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초반 여론을 묻자 그는 "이곳에서는 전체 야권이 단일후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시민들은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모른다. (손석형 후보는) 두 당(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이 단일화를 한 것이지 야권 전체가 단일화를 한 것처럼 오해를 하면서 혼선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쨌든 진보․노동정치를 위해서서는 '꼼수정치'를 몰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석형 후보와 단일화 여부에 대해, 그는 "손 후보는 지난 20일 이미 단일화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앞으로 단일화가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는데, 서로 일치하는 점이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총선 공약에 대해, 그는 "노동자 전체를 위한 공약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