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새누리당 후보(부산 해운대기장을)가 통합진보당을 향해 제기한 '색깔론'을 두고 파문이 일고 있다.
하 후보는 지난 28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통합진보당 비레대표 2번을 받은 이석기 후보를 비롯해 통합진보당 총선 후보와 지도부 인사 중 과거 북한의 지하조직원으로 활동한 인사가 최소 5명 이상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이석기 후보의 경우, 법원 판결로 공개됐기에 말할 수 있다"면서 "나머지는 선거 전에 말하면 색깔론 시비가 붙을 수 있어 선거 이후에 공개질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상규 후보(관악을), 이석기 후보 등 많은 사람들이 경기동부연합 출신은 아니다"라며 "김미희 후보(경기 성남중원), 우위영 통합진보당 공동대변인, 이용대 전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 정도가 경기동부연합 출신"이라고 밝혔다.
하 후보는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진보통합당에서 과거 북한과 연결된 지하당 활동을 했던 분들 스스로 고백하고 떳떳하게 후보검증 받기 바랍니다"며 "다른 당 후보들에게는 엄격한 후보검증 기준을 들이대면서 자신들에게는 왜 그리 너그러우신가요"라고 남겼다. 하 후보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소속 운동권 출신으로 1990년대 후반 북한인권 운동에 뛰어들며 전대협 출신 운동권 인사들과 다른 길을 걸어왔다.
하 후보의 발언은 이날 <조선일보>, <중앙일보>에서 대대적으로 인용, 보도됐다.
통합진보당 "법원 판결서 허위사실로 판명... 하태경 사퇴해야"통합진보당은 발끈했다. 우위영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2005년 8월 국방부 기무사가 이석기 후보에 대해 '북의 공작원, 간첩'이라는 허위사실을 공표한 바 있는데 이와 관련된 소송에서 이석기 후보가 승소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우 대변인은 "당시 법원은 '보안사범이라 할지라도 북과의 연계가 연락이 없는 자를 북의 공작원, 간첩이라고 공표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며 명예훼손'이라고 밝혔다"며 "이 후보 등을 북한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것처럼 발언한 하 후보나 하 후보의 발언을 교묘하게 각색해 이 후보를 '북 지하조직원'으로 날조한 <조선일보> 등 수구언론은 이에 대한 법적 처벌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하 후보는 제도정치권에 입문하기도 전에 구태의연한 색깔론으로 상대 후보를 비방하고 전체선거를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런 색깔론은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시절에나 횡행하던 낡은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번 총선은 하 후보와 같이 구태에 찌든 수구적이고 퇴행적인 정치인들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색깔론 꼼수로 부산유권자들을 더 이상 기만하지 말고 즉각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10여 년 전에 구속돼 이미 사면복권된 양심수를 뜬금없이 '간첩'으로 둔갑시키는 새누리당과 수구언론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4월 11일 표로써 분명히 평가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