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방송인 김미화 씨가 3일 국정원으로부터 사찰을 당했다는 사실을 밝혔다.(자료사진)
방송인 김미화 씨가 3일 국정원으로부터 사찰을 당했다는 사실을 밝혔다.(자료사진) ⓒ 권우성

[기사 보강: 3일 오후 7시 2분]
"국정원 직원이 2번 찾아와"

"2010년 중반쯤 국정원 직원이 2번 찾아왔다. 한번은 팬이라면서 집까지 오겠다고 해서 흔쾌히 허락했다. 그때는 선의로 놀러오라고 했는데, 지금 사찰 이야기가 나오고 생각해보니까 너무 이상하고 섬뜩하다."

방송인 김미화가 사찰 정황으로 의심되는 당시의 상황과 심경을 직접 밝혔다.

김미화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정영하·이하 노조) <제대로 뉴스데스크>를 통해 "김제동과 똑같은 시기에 국정원 직원이 2번 찾아왔다"며 "'VIP가 나를 못마땅해 한다', '노무현 정부 때 사회 봐서 좌파로 본다'는 말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미화는 최근 자신에 대한 사찰 의혹이 드러날 때까지 국정원 직원의 방문을 사찰이 아닌 단순한 팬과의 만남으로 생각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김씨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은 처음에 와서는 "인터넷 매체 동향을 조사해서 위에 보고하는 일을 맡았다"며 "(김미화에 대해 알아보니) 여론이 좋더라, 그런데 왜 자기 윗선에 있는 사람들이 김미화에 대해 좌파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자신도 농담조로 "국정원 윗분들한테 잘 이야기해서 오해가 없도록 해달라"며 "(VIP로 지칭된) 대통령에게도 이야기를 잘 해 달라"는 말로 대꾸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과연 그것이 사적으로 팬과 연예인의 입장에서 나눌 이야기인지 아니면 그런 상황에서 목적을 가지고 만난건지 심히 의심스럽다"며 사찰의 정황을 강하게 제기했다.

노조 역시 "실제로 국정원 직원과 만난 이후 김미화씨는 자신에 대한 '좌파' 색깔 논란이 본격화되고 자신이 진행하던 방송에서 줄줄이 쫓겨났다"며 김씨의 말을 거들었다. 노조의 설명에 따르면 김미화는 2009년 4월께부터 MBC로부터 9년간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하차 압력을 받아 왔고, 2010년 6월에는 경찰이 인터뷰 질문지를 요구하며 그의 스튜디오에 난입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또한 2010년 7월 KBS에서 이른바 '블랙리스트' 파문이 터졌고, 이후에도 하차 압력은 계속됐다. 김씨는 2011년 4월 초부터 일주일 단위로 프로그램을 떠날 것을 요구받았고, 그러 와중 김재철 사장은 그를 직접 만나 하차를 종용하기도 했다.

결국 2011년 4월 25일 김미화는 트위터를 통해 자진 하차의사를 밝혔다. 일련의 상황을 회상하며 김미화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라는 데서 사찰의 대상을 딱 꼬집어서 방송국 윗분들이 다 공유했는데 김미화를 방송국에서 놔둘 수 있었겠나?"라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것은 내가 방송사 윗분들과 철천지 원수도 아닌데 그렇게 집요하게 나를 찍어 내려고 했는지…"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제동 보도 보고 소름끼쳐"...국정원 관계자 "김미화씨 만난 직원 없다"

김미화는 "그것(국정원 직원의 방문)이 사찰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모르겠다"라면서도 "지금 퍼즐을 맞춰보니 국정원 직원이 그렇게 바쁜데 왜 나를 서울에서 한번 보고 시골에 있는 우리 집으로 그렇게 놀러오고 싶어 했을까?"라며 자신에 대한 사찰이 있었을 것이라 추측했다.

이어 사찰 의혹 제기 이후 느꼈던 '공포'도 털어놨다. 김미화는 "(국정원 직원이) 집까지 왔었는데 도청장치라도 했나 싶어 어제 사실은 잠을 한숨도 못 잤다"며 "김제동씨 관련 보도 보고 소름끼쳐 잠이 안 왔다"고 불안한 심경을 드러냈다. 노조는 김미화의 증언을 담은 <제대로 뉴스데스크> 8회 수정판을 3일 오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3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파악을 해보니 김미화씨를 만난 국정원 직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우리 직원이 VIP 운운하는 것 자체가 전혀 맞지 않다"고 김미화와의 접촉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이어 "김제동씨 경우와는 다르다"며 "김미화 씨를 만난 적이 없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라고 강조했다.


#김미화#연예인 사찰#김제동#민간인 불법 사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