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지역 4․11총선에서 통합 시청사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옛 창원지역 후보들은 '통합 창원시청사 사수'를 내걸고, 옛 마산지역 후보들은 마산으로 가져가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옛 창원․마산․진해는 2010년 7월 1일부터 '창원시'로 행정구역 통폐합했다. 당시 한나라당 다수인 3개 시의회가 주민투표 없이 행정구역 통합을 결정해 '졸속'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현재 통합청사는 옛 창원시청을 임시로 사용하고 있다.
옛 마산지역에 출마한 새누리당 안홍준(마산회원)․이주영(마산합포) 후보는 통합시청사를 마산지역으로 가져가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 후보는 3선, 이 후보는 4선에 도전한다. 창원지역 강기윤(창원성산)․박성호(창원의창) 후보가 당선하면 초선이다.
안홍준 후보는 지난 3월 출마선언을 하면서 "창원은 (현 임시청사를) 리모델링할 땅이 없다"고 밝혔다. 창원시가 통합청사 소재지 선정용역에서 리모델링 방안을 포함시켰지만, 안 후보는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현 청사를 팔면 875억 원(감정가)이 나온다. 부지 매입비가 들지 않는 마산종합운동장에 지으면 오히려 80억 원 정도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이주영 후보도 지난 3월 "통합시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마산 주민의 소외감 해소를 위해 앞으로 지역 최대 현안인 통합시 청사 유치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선 때 통합진보당 문성현․손석형 후보는 연설을 통해 "창원 두 곳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면 마산의 거물급 정치인과 맞서 과연 통합 창원시청사를 지킬 수 있는가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며 창원시청사를 지키기 위해서는 야권단일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박성호 후보 "시청사 리모델링도 필요 없다"
박성호 후보는 3일 오전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 청사는 의원직을 걸고 사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창원의창' 지역 광역․기초의원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후보는 "제가 국회의원이 되면, 시청사 이전 절대 없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시청사를 지키겠다"면서 "역사적으로 창원의 중심은 의창구였다. 지금도 창원시의 경제적․문화적 중심은 의창구다. 시청사를 옮겨야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일부 야권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는 시청사를 지켜낼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마산의 다선 국회의원에게 시청사를 뺏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마산의 다선 의원은 결코 두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박성호 후보는 "8명의 새누리당 소속 광역․기초의원, 무소속 장동호 시의원까지 저와 함께 힘을 모아 의원직 사퇴의 각오로 창원시청사를 반드시 지켜내고야 말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부에선 시청사 리모델링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청사 리모델링도 필요 없다"면서 "통합 이후 많은 업무들이 시청에서 구청으로 이양되었다. 시청사 이전 비용과 리모델링 비용을 아껴 서민들 살림살이에 보태겠다"고 밝혔다.
손석형․문성현 후보 "새누리당에게 두 번 속을 수 없다"
손석형․문성현 후보는 이날 오후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한 야당 국회의원만이 창원시청사를 지킬 수 있다"며 "졸속 통합으로 창원시민을 속인 새누리당에게 두 번 속을 수 없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회견문을 낭독한 뒤, 창원시청 정문 앞에서 반 바퀴를 돌아 창원시회 정문까지 약 800m에 걸쳐 삼보일배를 했다. 두 후보는 "통합이 되기만 하면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것처럼 호들갑을 떨던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졸속통합으로 인해 지역갈등이 벌어지자 나 몰라라 하며 발뺌을 빼기에 바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박성호․강기윤 후보는 '통합시청사를 목숨을 바쳐 지키겠다'거나 '의원직을 걸고 지키겠다'고 말한다. 이 말 속에 과연 진심이 얼마나 담겨 있느냐"며 "졸속통합이라는 원죄를 씻지 못한 새누리당 후보가 과연 통합 창원시청사를 지켜낼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두 후보는 "졸속통합 주적 새누리당 이주영․안홍준 후보에 맞서 통합시청사를 지키고 창원의 미래와 화합을 위한 바른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는 후보른 새누리당과 당당히 맞서 싸울 수 있는 통합진보당 후보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