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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검1팀은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 강하게 연결된 곳이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근무한 한 인사가 기자에게 전해준 얘기다. 민간인 불법사찰을 주도해온 점검1팀이 이영호 전 비서관의 직할조직처럼 움직였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까지 공개된 '민간인 사찰 문건들'도 모두 점검1팀에서 작성됐다.  

민간인 사찰 주도한 점검1팀, 보안분야 근무자들 많아 

 민간인 불법 사찰의 '몸통'이라고 자처했던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민간인 불법 사찰의 '몸통'이라고 자처했던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 유성호
지원관실은 지난 2008년 7월 설립됐다. 정부 직제를 개편할 때 노무현 정부의 조사심의관실(국무총리실 산하)을 폐지한 지 5개월 만에 '암행감찰반'이 부활한 것이다. 지원관실은 이인규 지원관(2급) 아래 기획총괄과(4급)와 7개의 점검팀(5급)으로 구성됐다. 다만 설립 초기에는 기획총괄팀-정책1·2팀-공직1·2·3·5팀 구성으로 출발했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지원관실 '비상연락망'에 따르면, 규모는 기획총괄과 7명, 1-6팀 각 5명, '기동팀'(7팀)은 3명 등 총 40명 수준이었다. 이기영 전 조사관(점검1팀)은 지난 2010년 검찰조사에서 "각 팀별로 4명씩 편제해 약 40명 정도로 구성됐다"며 "경찰청 소속의 직원들이 각 팀마다 1~2명씩 배치됐다"고 진술했다.

7개의 점검팀은 각 부처와 산하기관, 광역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감찰활동을 벌였다. 1팀은 행안부·보건복지부·국방부·경찰청·경기도, 2팀은 교과부·법무부·금감위·공정위·서울시·충청도, 3팀은 국토부·외교부·인천시·강원도, 4팀은 문광부·환경부·대전시·경남, 5팀은 지경부·농림부·대구시·경북, 6팀은 노동부·통일부·여성부·광주시·전남·전북, 7팀은 기재부·법제처·국가보훈처·해경·부산·울산 등을 맡았다.

7개의 점검팀 가운데 1팀은 수석팀으로 민간인 불법사찰을 주도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1팀은 지원관실 설립 당시 김충곤 팀장과 원충연 조사관 2인체제('공직1팀')로 출발했다가 지난 2008년 9월과 10월 각각 권중기·김화기와 이기영·최영호 조사관을 보강했다. 4~5명씩 배치된 다른 팀에 비해 1명이 더 많다는 점에서 1팀의 위상을 엿볼 수 있다. 중간에 일부 조사관이 바뀌기도 했다. 김화기 전 조사관은 감찰업무가 적성에 안 맞아 지난 2009년 2월 서초경찰서로 복귀했다.

점검1팀을 이끌었던 김충곤 전 팀장은 경찰청 보안3과에서 근무한 경찰 출신이다. 그는 진급에서 누락되자 지난 2008년 6월 명예퇴직한 직후 지원관실에 합류했다. 원충연 전 조사관은 고용노동부 출신이고, 권중기 전 조사관은 경찰청과 서울경찰청의 감찰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사찰 의혹 문건이 저장된 USB(메모리저장장치)를 검찰에 제출했던 김기현 전 조사관은 경찰의 정보·감찰분야에서 일하다 지원관실에 들어왔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기영·김경수 전 조사관도 대공첩보 등을 수집하던 경찰의 보안분야에서 근무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기영 전 조사관은 성동경찰서 정보과 근무를 시작으로 치안본부 대공2부 대공수사2과(80년대), 경찰청 보안국 보안4과(90년대), 금천경찰서 정보보안과(2007년)에서 근무했다. 이러한 팀원들의 이력이 점검1팀의 분위기를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 출신인 이인규 전 지원관조차 지난 2010년 검찰조사에서 "촛불집회는 국가의 비극이었다"고 얘기했을 정도다.

 지난 2010년 7월 24일 새벽 서초동 서울지검에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으로 구속된 김충곤 점검1팀장이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지난 2010년 7월 24일 새벽 서초동 서울지검에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으로 구속된 김충곤 점검1팀장이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 권우성

김충곤 전 팀장은 지난 2010년 12월 23일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한 항소이유서에서 불법사찰의 피해자인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를 가리켜 "이 나라의 경제체제 안에서 불로소득을 누리는 귀족 좌파"라고 규정했다. 그의 항소이유서는 '빨갱이론'을 부르짖는 보수우파의 정조가 흘러넘쳤다.

"바로 김종익 같은 자들이 '미국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 걸린다' '천안함 사건은 북조선이 일으킨 것이 아니다' '연평도 포격은 남조선이 불필요한 군사훈련을 하였기 때문이다'라고 선전하는 반역의 무리다."

"대한민국을 건국부터 깡그리 부정하는 친북세력은 호의호식하며 큰소리치고,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며 박봉에 나라를 지켜보겠다고 최선을 다한 피고인들은 차디찬 감방에서 신음하여야 합니까? 도대체 이 나라의 정의는 어디에 있으며, 법은 누구의 편입니까?"

점검1팀 조사관 중에서 고용노동부 출신인 원충연 전 조사관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 인사는 "원충연 조사관은 그냥 조사관 중 한명이 아니라 비중있는 역할을 맡았을 것"이라며 "진경락 전 과장이 '원충연은 아주 뛰어난 사람이다'라고 평가했다"고 귀뜸했다.

한편 이기영 전 조사관은 지난 2010년 검찰조사에서 첩보수집 방법과 관련해 "기무사 직원들이나 군인공제회 직원들을 통해 비리정보를 수집하거나 행안부 등 각 부처 감사실에 근무하는 지인들을 통해 공무원들의 비리를 수집한다"며 "범증 확보를 위해 미행을 하는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팀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라고도 했다.

이영호는 왜 2008년 9월 지원관실 워크숍에 참석했나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민간인 사찰 재판기록에 따르면, 이인규 전 지원관은 지난 2008년 7월부터 10월까지 주로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만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원관실의 보고라인은 직제상 총리실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다. 특히 청와대 공직기강팀(공직기강비서관실), 민정2비서관실과 수시로 업무협조를 해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도 이 전 지원관이 지원관실과 관련이 없는 고용노사비서관실을 주요하게 방문했다. 지원관실과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의 관계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지원관실과 이 전 비서관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이 전 비서관이 지난 2008년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양평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지원관실의 워크숍에 참석한 것이다. 기획총괄과에서 주관한 이날 워크숍에서는 공직윤리점검반 활동 매뉴얼 설명, 우수사례 및 노하우 발표 등이 진행됐다. 그런데 워크숍 이틀째인 9월 24일 저녁에 이 전 비서관이 지원관실 직원들의 '단합만찬'에 참석한 것이다.

김화기 전 조사관은 지난 2010년 검찰조사에서 "그 당시 이인규 지원관이 소개했는지 진경락 기획총괄과장이 소개했는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저희들에게 '우리 조직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계신 분이다'라고 이 비서관을 소개했다"고 진술했다.

"(이영호 비서관은) 짤막한 인사말 정도만 한 후 건배제의를 하여 건배를 하였고, 그 후 메인 테이블에서 이인규, 진경락 등과 함께 앉아 있다가 1시간 이내에 간 것으로 기억을 하고 있다. 다만 그 당시 직접적으로 이영호 비서관이 '나 이영호 비서관이다'라고 이름을 소개한 사실은 없고, 이영호 비서관이 가고 나서 주위 직원들이 '저 분이 이영호 비서관이다'라고 하여 그때서야 들어서 알게 되었다." (2010년 7월 20일, 김화기 전 조사관의 검찰진술조서 중에서)

당시 김화기 전 조사관을 조사한 검사는 "지원관실은 국무총리실 소속이므로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굳이 워크숍에 방문할 일이 없는데 왜 방문을 하였다고 보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 전 조사관은 "(진경락) 기획총괄과장도 노동부 출신이니까 고용노사비서관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내용 등이 풍문으로 돌고 있었는데 그러한 관계 때문에 방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답변했다.

- 구체적으로 이영호 비서관이 지원관실에 어떠한 방법으로 관여를 하던가요?
"저 같은 하급자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저는 구체적인 관여방법은 잘 모르겠습니다.

- 이영호 비서관이 지원관실의 예산을 늘려준다든지 무슨 사무집기를 제공한다든지 했던 일이 있었는가요.
"제가 그러한 사실은 전혀 알 수 있는 위치가 아닙니다."
(2010년 7월 20일, 김화기 전 조사관의 검찰진술조서 중에서)

이후 검사는 "지원관실이 만들어지고 인사발령을 받으면서 국무총리 신고 후 기다리고 있던 이영호 비서관이 총리실 직원 40여 명 가량과 개별적으로 인사를 나누었다는 얘기도 있다"고 캐물었지만 김화기 전 조사관은 "금시초문이다"라고만 답했다.

실제 이영호 전 비서관은 지원관실의 설치와 운영에 깊숙이 관여해 왔는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직무상 전혀 관련이 없는 지원관실 직원들을 선발하는 데 직접 면접을 보고, 워크숍과 야유회, 회식 때에도 참석했으며, 지원관실의 관용차도 자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한 밀접한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이 전 비서관이 지난 2010년 7월 당시 최종석 청와대 행정관과 진경락 기획총괄과장을 통해 지원관실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를 삭제하라고 지시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지원관실이 그의 직할부대였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민간인 사찰 의혹#공직윤리지원관실#점검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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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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