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참... 누군지 알아야 뽑든지 말든지 하지. 생판 처음 보는 후보들이네."(분당 갑)"그러게. 다들 젊고 신선하긴 한데,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서 어떻게 뽑아야 할지 모르겠어." 4.11총선을 열흘 앞둔 4월 1일. 투표일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경기도 성남 분당 지역 유권자들에게 총선은 여전히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모양새다. 공식 선거운동이 막 시작됐지만, 분위기가 아직 뜨겁지 않은 건 이렇다 할 '큰 인물'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 임태희, 고흥길 다 어디 갔나19대 총선 후보자가 결정되기 전, 분당지역 유권자들 입에는 손학규, 임태희, 고흥길 등 유력한 정치인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지난해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와 손학규 민주당 후보가 맞붙어 큰 관심을 모았다. 당시 손 후보가 승리하면서 강남 못지않게 보수성향이 강했던 분당이 격전지로 부상한 것이다.
사실 민주당 후보의 보궐선거 승리는 그 이전부터 조짐이 있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에 당선한 것도 그런 변화 조짐의 하나였다. 각종 비리혐의로 문제가 된 이대엽 전 성남시장을 낙선시킨 유권자들은 뒤이은 보궐선거에서도 전통적으로(?) 지지했던 정당을 선택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에서는 성남 분당을 두고 '수성'과 '탈환'의 판세로 분석한다. 변화를 사수할 것이냐, 전통적 정치 성향으로 돌아갈 것이냐가 관건이다.
이제 투표일까지 약 일주일. 캠프의 움직임은 분주해 보이나 여전히 유권자들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후보자 캠프 전략진들은 적어도 투표 일주일 전 정도면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지만 전에 없이 차분한 선거분위기가 어떤 변수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분당갑, 분당을-성남시장에 이어 또다시 이변?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각각 '혼전' 혹은 '박빙'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분당 갑 지역. 각 캠프에서 내놓은 후보자별 특성을 들어보았다.
경제 전문가를 자처하는 학자출신 이종훈 새누리당 후보(51)는 "새누리당 후보라기보다는 노동과 경제전문가라 불리고 싶으며 유권자에게 편한 후보자로 다가가고 싶다"고 했다.
이는 더 이상 전통적인 보수 지지성향에 기대지 않겠다는 말이며 분당이 전통적 지지성향을 고집할 수 없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후보는 당을 떠나 지역 현안에 집중하는 지역밀착형 후보가 되겠다는 전략으로 젊은층을 공략하며 타 후보와의 차별성을 가져가기로 했다.
중앙일보 기자를 거쳐 노무현 정부 국정홍보처장을 지낸 김창호 민주통합당 후보(55)는 노무현 정부 시절 국무회의에서 얻은 풍부한 국정경험과 성남시장 예비후보, 19대 총선 민주당 경선을 거치며 터득한 정치적 경험이 강점이다.
특히 성공적 야권연대를 이루어낸 후보인 만큼 야권연대세력을 통한 부동층 공략이 이번 선거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 지 관심이 모인다. 그는 MB 심판, 노무현정신의 계승을 강조하고 있다.
고려대 교수이며 자유연합대표인 홍관희 자유선진당 후보(59)는 자유민주주의와 한미동맹 강화 그리고 법치와 공권력의 엄정집행을 강조하는 정통 자유 민주 세력에게 힘을 모아 주어야 할 때임을 강조하며 유권자들이 국가 이익 차원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해 투표를 해주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성남지원 판사를 지낸 김도균 무소속 후보(46)는 "책임정치를 구현해야 할 여야가 실망만을 안겨주고 있다"며 "파벌과 패거리 정치를 넘어 국민 다수의 이익에 부합하는 한국사회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길 바라는 마음으로 출마했다"며 "국회의원의 시대착오적 특권을 축소할 것이며 승자독식 선거제도를 개선할 것"임을 밝혔다.
천당아래 분당이라 불리는 전통적 보수의 텃밭. 19대 총선에서 또 한번의 이변이 발생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