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8일부터 4월 2일까지 전 세계에 있는 해외동포에게도 처음으로 투표권한이 생겼다. 280만 재외국민에게도 투표권을 주겠다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도한 새로운 선거였다.
2011년 10월 14일부터 재외선거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운영하기 시작했고, 2013년 1월 18일에 위원회 임기를 마무리한다. (국회의원선거일 전 180일부터 대통령선거일 후 30일까지) 국외부재자 신고 및 재외선거인 등록 신청은 2011년 11월 13일부터 2012년 2월 11일(국회의원선거일 전 150일부터 60일까지)의 기간에 등록을 받았다.
내가 현재 체류 중인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도 대사관 통하여 재외국민 선거에 대해 홍보를 했다. 나는 그 절차에 따라 신청을 함으로써 난생처음 재외국민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게 되었다.
투표하는 곳은 달라도 꿈꾸는 대한민국은 같습니다
이번 총선의 큰 변화는 재외국민투표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재외국민투표에 293억 원의 예산을 들였다고 한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투표율이 높게 나타나진 않은 것 같다.
아프리카 남부에 있는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에는 100여 명의 한인이 살고 있다. 이곳 재외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6일간 투표가 진행되었다. 처음 시행하는 제도라 그런지 국외부재자 신고인이 60여 명 정도만이 신고하였다. 대사관 직원들과 재외선거관리위원회의 많은 노력과 홍보에도 짐바브웨 및 주변국(잠비아 등)의 투표율 역시 이번 재외국민선거의 저조한 투표율과 다름없이 그리 높게 나오지는 않았다.
나는 유난히 쌀쌀하여 몸을 웅크릴 정도로 추웠던 재외국민투표 마지막 날인 4월 2일에 투표하러 갔다. 대사관에 들어가서 안내를 받고, 투표장에 들어서자 나의 한국 거주 지역구(경기도 과천-의왕시)의 국회의원 후보에 대한 정보가 나와 있었다. 이름, 당, 직업 등 약간의 간추린 정보를 본 뒤 투표장으로 들어섰다.
6명 정도 되는 선거위원회의 안내를 받고 간단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 뒤 투표용지와 회송용 봉투를 들고 투표를 한 뒤 봉투를 봉하고 투표함에 집어넣었다. 비록 유권자가 100명 정도의 작은 인원이었지만 모든 절차와 장비가 정확히 잘 갖춰져 있었다. 언론과 대사관의 오랜 홍보 덕에 이곳 짐바브웨의 투표는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마무리 된 듯싶다.
후보에 대해 모르고 투표해야 하나?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재외국민선거를 치렀지만 처음 시행해서 그런지 문제가 드러났다. 이번 재외국민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대한 홍보물이 아무것도 없었다. 짐바브웨는 한국보다 인터넷 속도가 느리고, 용량 제한이 있어서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면 일일이 지역구의 후보에 대해서 찾아볼 사람이 몇이나 될까? 대부분 교민은 각자의 사업장에서 하루종일 바쁘게 생활하거나 사역을 하기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선교사들이 대부분인 한인 사회에서 선거에 대한 정보를 얻기는 쉽지 않다. 그나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셋톱박스를 설치하여, 한국 방송을 받아보는데 KBS World 혹은 YTN을 통하여 후보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그나마 YTN만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최소한 누가 우리 지역의 후보자인지, 그 사람은 어떤 공약을 하고 국회의원에 출마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투표를 해야 하지 않나 싶었다. 더이상 당만 보고 투표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 우리 지역에 필요한 국회의원을 선출하기 위해선 후보에 대한 정보가 충분해야 했는데 매우 부족해서 아쉬웠다.
군 복무 시절에 시 의원, 교육감 선거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는 모든 후보의 홍보물을 빠짐없이 보고 결정할 수 있었다. 이와 달리 이번 재외선거에서는 이 점을 간과한 듯싶다. 오는 12월 19일에는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그 선거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해서 재외국민의 참정권 행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친구들아, 투표로 청년의 힘을 보여주자!
대부분 친구는 '귀찮다!'라는 이유로 투표 하지 않는다. 국민의 권리인 참정권을 포기하는 이유가 이렇게 유치하다. 이런 친구들은 자신만 포기하는 게 아니라 주변 친구들까지 참정권을 포기하게 한다. "내가 선거해도 어차피 뽑힐 사람은 뽑히고 떨어질 사람은 떨어진다!" 혹은 "이미 더러워질 대로 더러워진 정치판이 내가 투표한다고 달라지겠냐!"는 식의 냉소적이고 패배적인 생각을 하는 대학생 청년들이 적지 않다. 이런 개념 없는 청년들의 참정권 외면이 결국엔 청년들의 실업대란, 등록금 인상, 재벌 횡포, 정치검찰의 오만, 서민들의 삶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70~80년대 유신독재 군부독재 시대에는 대학생과 청년들이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군사정권과 싸우면서 피를 흘렸다. 고문당하고, 수배당하고, 제적당하고, 끌려가고, 감옥에 갇히는 고통을 겪으면서 마침내 우리가 사는 민주주의 세상을 실현했다. 부모 세대가 피를 흘리면서 쟁취한 민주주의가 청년 대학생들의 무관심 때문에 실종되고 말았다.
청년의 관심사는 민주주의가 아닌 취업으로 쏠리고 있었다. 붕어빵을 찍어 내듯 토익 990점, 해외 연수, 자격증 등의 틀에 맞춰지기 위하여 온 에너지를 그곳에 쏟아 붓고 있다. 그렇게 정치를 외면해서 무엇을 얻었나! 토익과 스펙을 쌓아서 살만해졌나!
이제 청년 대학생들이 일어나야 할 때가 아닌가. 청와대와 국정원 등의 국가기관이 국민을 사찰하고, 거짓말 반값등록금으로 청년들을 우롱하고, 부자 감세로 가난한 서민들의 삶을 어렵게 만든 정권을 심판해야 하지 않겠는가. 박원순 서울시장 선출을 통해서 서울시립대는 반값등록금을 실현했다. 정치는 공짜가 아니라 참여해야 얻어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취업이 안 된다고, 나라가 망해간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다. 4대강에 수십 조원의 혈세를 쏟아 붓는 대통령을 뽑았으니, 부자와 재벌들을 위한 정당을 뽑았으니 청년문제가 풀리겠는가!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겠는가! 청년의 꿈과 희망이 실종된 나라를 떠날 것인가? 아니면 다시 꿈과 희망을 살리면서 이 나라에서 살 것인가? 이제 선택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청년 대학생 유권자들에게 달렸다고 생각한다. 우선은 4월 11일 총선에서 청년 대학생의 힘으로 부자와 재벌이 아닌 국민을 위해 일할 국회의원들을 뽑자. 그리고 다시는 국민을 사찰하는 정권을 뽑지 않도록 12월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자. 꿈과 희망의 대한민국으로 변화시키는 선거혁명의 중심에 우리 청년 대학생들이 서 있으면 좋겠다.
'한국에 있는 나의 친구들아, 그리고 선후배들아!', 나는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귀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나의 꿈과 희망을 대변할 후보와 정당을 선택했다. 정치판이 더럽다고, 서민들이 살기 힘들다고, 취업이 안 된다고 한숨만 쉴 게 아닌 것 같다. 이번 4월 11일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청년 대학생들의 무서운 힘을 제발 보여주자. 이대로는 정말 안돼! 세상을 바꾸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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