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을 앞두고 전남 순천·곡성의 총선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곳에서는 정채하 새누리당 후보, 노관규 민주통합당 후보, 김선동 통합진보당 후보가 대결을 벌이고 있다.
여론조사 지지율로 보면, 작년 4.27 재보선에서 야권연대 1호로 국회에 입성한 통합진보당 김선동 후보와 민주통합당 노관규 후보가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이는 중이다.
전남 순천은 작년 4.27 재보선에서 야권연대의 '모범'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총선에서는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서로 양보를 요구하며 맞섰고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양쪽 모두 후보를 내고 결전을 벌이고 있다.
방송3사가 여론조사 기관 코리아리서치, 미디어리서치, TNS에 의뢰해 조사한 뒤 4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김선동 후보는 36.9%로, 노관규 후보 34.6%보다 2.3%p 앞섰다. (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 ±4.4%p)
순천·곡성,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박빙'그러나 <광주일보>와 KBC가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3,4일 조사한 결과 노관규 후보가 44.9%를 기록해 김선동 후보(43.3%)를 1.6%p 차이로 앞섰다. (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 95% ±3.1%p)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 7일 기자는 전남 순천을 찾았다. 장날을 맞아 재래시장인 아랫시장에서 오후 2시 30분부터 후보자 합동 유세가 펼쳐졌다. 현장은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과 유세를 직접 보겠다고 나온 사람들로 붐볐다. 시장 주변은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을 상징하는 노란색과 보라색으로 물들었다.
또 현장에서는 순천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허정인 민주당 후보 측과 이수근 통합진보당 후보의 열띤 선거전도 벌어졌다.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 두 후보는 '순천정원박람회'를 두고 날을 세웠다. 노 후보 측은, 정원박람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더 많은 예산 확보를 위한 인물론과 큰 정당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반면 김 후보 측은, 노 후보가 정원박람회에 대한 주민과의 약속을 무시했다며 보궐선거 선거비용 책임론을 거론했다. 노 후보는 이번 총선 출마를 위해 순천시장에서 사임했다.
노 후보 "불안한 정당에 대한민국 못 맡겨"노관규 후보 쪽이 먼저 유세를 시작했다. 이날 노관규 후보는 나오지 않았다. 대신 민주당 서울시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이동철 위원장과 노 후보 측 운동원이 유세를 펼쳤다.
노 후보 측 연사는 "운이 좋은 후보, 지역을 분열시키는 정당, 불안한 정당에 대한민국을 맡길 수 없다"며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기호2번 노관규 후보는 민주당 공천으로 순천의 국회의원 후보가 되었다"며 아래와 같이 강조했다.
"순천정원박람회가 꼭 성공해야 합니다,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합니다. 공무원들이 밤낮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반대만 하고 도와주지 않는 국회의원은 필요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힘 있고 능력 있는 국회의원이 필요합니다. 물론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는 말씀 여러 차례 드렸습니다, 지난 6년 동안 열심히 해왔지만 부족하고 실수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순천이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변화하기 위해서는 민주당 힘이 필요하고, 기호2번 노관규가 필요합니다. 이제 함께 그 길을 갑시다!"잠시 후 김선동 후보가 직접 연단에 섰다. 김 후보는 "순천시민은 지난 4.27재보선에서 야권연대 후보 승리를 통해 대한민국을 감동시킨 위대한 시민"이라며 "노관규 시장은 제 발로 밥상을 걷어찬 사람이다"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김 후보는 "우리 서민이 얼마나 성원했나. 두 번씩이나 밀어주면서 일 잘하라고 했다"면서 "자기 손에 쥔 떡은 작아 보이고 남의 손에 든 떡이 더 커 보였는지 시민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시민을 배신했기에 반드시 심판해서 깨우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동 "노관규 시장, 시민 배신했다""병아리는 알에서 깨어날 때 그 작은 부리로 알을 안에서 톡톡 쫀다고 합니다. 그런데 힘이 약하고, 여리디 여린 부리는 껍질을 깨지 못합니다. 그러면 그 알을 품고 있던 어미 닭이 밖에서 톡 쪼아서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게 합니다. 병아리는 알을 깨 주던 어미 닭만 쳐다보고 그 어미 닭을 졸졸 따라다닙니다. 김선동은, 저를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주신 우리 순천시민만 쳐다보고 시민만 졸졸 따라다니면서 민심을 하늘처럼 여기는 그런 국회의원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유세가 끝난 뒤 아랫시장에 나온 시민들에게 의견을 들어봤다.
아이들 셋과 유세장에 나온 이아무개(45세 조곡동)씨는 "노관규 시장을 심판해야 한다"며 "통합진보당이 원내 교섭단체가 돼야 한국 정치가 바뀐다. 앞으로 진보정치의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김선동 후보 지지 뜻을 밝혔다.
시장에서 야채를 파는 선광효(56세 서면)씨는 "누구든 비방보다는 자기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남을 비방하고 허물을 들춰내는 세상은 지났다"면서 "노 시장이 정원박람회를 마무리하지 못 하고 나간 것은 99% 잘못된 것이지만 김선동 의원 역시 국회에서 최루탄을 터트려 욕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씨는 "국회의원은 법을 만들기 때문에 어찌 되었든 악법도 법이니까 국회에서 몸싸움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노관규 후보 지지를 나타냈다.
덧붙이는 글 | 심명남 기자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