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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 다트머스대학 총장의 세계은행 신임 총재 지명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김용 다트머스대학 총장의 세계은행 신임 총재 지명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 New York Times

세계은행(WB) 총재로 지명된 김용 미국 다트머스대학 총장의 선임이 확정됐다.

 

세계은행은 16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로버트 졸릭 현 총재의 후임으로 김용 총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을 놓고 최종심사를 벌인 결과 김 총장을 12대 총재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오는 20일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 연차 총회를 통과해야 하는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지만 김 총장은 이미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 회원국들의 공식 지지를 받으면서 총재 선출에 필요한 총 회원국 투표권의 85% 이상을 확보했다.

 

세계은행은 지분이 가장 많은 상위 5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을 포함해 총 25개 회원국에서 1명씩 선출한 25명이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으며 각 회원국의 지분에 따라 가중치가 부여된 투표권을 통해 총재를 선임한다.

 

그동안 미국이 지명한 후보가 단독 후보로 올라 총재를 맡아온 것이 관례였지만 일부 개도국들이 미국의 독식에 반발해 새로운 후보가 등장하면서 세계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복수 후보의 대결이 벌어졌다.

 

지난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계 김용 총장을 세계은행 총재로 지명한 것도 중국, 브라질 등 개도국들의 반발을 의식한 결정이었다.

 

결국 주요 회원국의 지지를 얻지 못한 오콘조-이웨알라 장관은 최종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또 다른 후보로 나섰던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콜롬비아 전 재무장관도 최종심사를 불과 사흘 앞두고 자진 사퇴했다.

 

김용 총장에 패한 오콘조-이웨알라 장관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실력이 아닌 정치적 영향력(political weight)으로 총재를 선출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경제 비전문가' 지적 극복은 과제  

 

 2011년 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 연설하는 로버트 졸릭 현 총재
2011년 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 연설하는 로버트 졸릭 현 총재 ⓒ World Bank

이로써 김용 총장은 세계은행의 첫 아시아계 총재가 되었다.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김 총장은 브라운대학을 졸업하고 하버드대학에서 의학과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의대 교수로 재직하며 중남미 빈민지역에서 의료 구호활동을 벌였고,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국장을 맡아 개도국의 에이즈, 결핵 퇴치를 위한 활동을 이끌면서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뽑히기도 했다.

 

2009년 다트머스대학 총장에 오르며 아시아계 인물로는 처음으로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의 총장이 되었으며 헌신적인 의료 구호활동과 총장으로서 행정 경험을 인정받아 세계은행 총재로 지명되었다.

 

일각에서는 경제 전문가가 아닌 의사 출신 김용 총장이 세계은행 총재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김 총장은 "한국이 빈민국에서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연구해왔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AFP는 "김용 총장이 경제 분야에 경험이 부족한 것에 대한 비판이 있지만 세계은행 총재 지명 후 여러 나라를 방문해 자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설득하면서 지지를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정식 명칭이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인 세계은행은 개도국 산업 발전을 위한 자금 융자와 기술 원조를 맡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양대 국제금융기구로 불린다. 김용 총장은 오는 7월부터 5년간 총재 임기를 시작한다.


#세계은행#김용#로버트 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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