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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이 끝난 지 2주가량 지났습니다. 그리고 시쳇말로 저의 '멘탈이 붕괴'(아래 멘붕)된 지도 역시 2주일째입니다.

 

4월의 봄날씨는 따뜻하기만 한데 '멘붕'된 저의 상태는 아직 수습 전입니다. 아마도 2주 전 빨간색 지도를 봤을 때의 충격 때문인 듯합니다. 아무리 월드컵 이후 우리 사회가 레드 콤플렉스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왜 하필 새누리당이 정치적 지형도를 빨갛게 물들이는 것인지.

 

비극은 이와 같은 '멘붕'이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트위터를 보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멘붕'을 호소하고 있고, <나는 꼼수다>는 총선 이후 '업그레이드'가 안 되고 있습니다. 

 

특히 '멘탈 붕괴'의 종결자, 방송국 파업 노조원들을 생각하자면 가슴이 저려옵니다. 좌절이 심하면 배신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던데, 현재는 그들의 정치적 전향마저 걱정할 때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여권은 이런 사람들의 '멘붕'을 더욱 심화시키려는 의도인지 좌절스러운 뉴스만 생산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이명박 대통령은 꾸준히 자신의 갈 길을 가겠노라고 선언했고, '대세 박근혜'는 실질적인 대통령으로서 이전의 기조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선거 후에 터져 나오는 자격 미달의 당선자들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저들을 뽑을 정도로 우리 국민의 수준이 낮은지 한스러울 지경이지요. 또 하필 지금에야 터지는 '도덕적인 정권'의 실상은 무엇인가요.

 

멘붕 상태인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많은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총선의 패배와 대선의 희망을 정치공학적으로 분석하고 다니지만, 이 역시도 마음에 와 닿지 않습니다. 분석이 부족했기 때문에 진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SNS를 통한 분석은 넘쳐 흘렀고, 많은 이들은 승리를 자신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패배할 줄 알았다고요? 그것은 비겁하고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멘탈이 붕괴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것은 '위로'일 듯 싶습니다. 현재 우리에겐 위로가 필요합니다. 현란한 말보다 지금까지 잘 해왔고, 앞으로 잘 될 것이라는 위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감동을 원합니다. 이 시대에 감동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지 않을까요. 그만큼 사람들은 날선 말의 향연에 지쳐있고 피곤하니까요.

 

이와 관련해 사진 몇 장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 역시 아직 채 '멘붕'에서 완벽하게 벗어나지 못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나를 지탱해준 사진들이 '멘붕'인 분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 근심이 가십니다

 

 첫째 까꿍이
첫째 까꿍이 ⓒ 이희동

 까꿍이의 애교
까꿍이의 애교 ⓒ 이희동

 누가 좀 말려줘요
누가 좀 말려줘요 ⓒ 이희동

 둘째 산들이
둘째 산들이 ⓒ 이희동

 까꿍이와 산들이
까꿍이와 산들이 ⓒ 이희동

 그래도 둘이라 좋아요
그래도 둘이라 좋아요 ⓒ 이희동

우선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녀석들의 웃음과 몸짓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도 잘 갈 뿐만 아니라 잠깐이나마 세상사 근심도 모두 잊게 되지요. 물론 떼쓰고 우는 모습을 보면 그만큼의 스트레스도 쌓이지만요. 어쨌든 많은 이들에게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은 가장 큰 위로이자 힘이 될 것입니다.

 

 길상사 마당
길상사 마당 ⓒ 이희동

위 사진은 3월 초 다녀온 길상사의 모습입니다. 후배 결혼식에 갔다가 우연히 방문한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법정 스님이 안 계신다는 이유로 마음이 허전하더군요. 그럼에도 저 사진 한 컷은 계속 머릿속에 남아 멘붕인 저를 위로하고 있답니다.

 

서울시장이 멘붕도 막아 주네요

 

 서울시는 현재 공사 중
서울시는 현재 공사 중 ⓒ 이희동

그래도 요즘 최고 위안거리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상식적인 시정활동'입니다. 최근에는 9호선 요금인상건으로 민영화의 민낯을 공개했는데요. 

 

9호선을 타지 않는 제게는 현재 우리 집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사가 더 와 닿습니다. 매번 폭우가 쏟아지면 물난리가 나는 상습 침수 지하도인데, 3월부터 서울시가 정비하고 있네요. 훈훈하지 않습니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광화문 광장이 아니라 이와 같은 섬세한 손길일 것입니다. 비록 티는 나지 않아도 아주 상식적인 행정.

 

제게 위로를 줬다는 이유만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통령까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다들 '멘붕'에서 탈출하시길 바랍니다.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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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물류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일을 했었고, 2022년 강동구의회 의원이 되었습니다. 일상의 정치, 정치의 일상화를 꿈꾸는 17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하여 제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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