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와서 이런다고 뭐가 달라집니까?"
"그럼 집에서 자빠져 잘까요?"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직무대행이 24일 오후 여의도 공원에서 열린 '시민과의 대화' 현장에서 한 시민의 질문에 도발적으로 답했다. 그는 "세상이 좀 더 나아지기 위해서 '노력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작년부터 시민과 소통하려 시도하고 있다"며 잠을 청하는 대신 시민과의 대화를 이어가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 자리에 있던 시민들은 "브라보"를 외치며 박수를 연신 쳤다.
문성근 대행의 '문성근과 시민의 대화'는 지난 18일 처음 열렸고 23일에 이어 오늘이 세번째다. 내일도 같은 장소에서 대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초봄치고는 따가운 햇살임에도 불구하고, 문 대행의 '소통' 노력에 80여 명의 시민들이 '시민과의 대화' 현장에 함께했다. 직장인들은 재킷을 벗어 팔꿈치에 걸치고 문 대행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한 손에는 얼음 동동 뜬 차가운 음료를, 다른 한 손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문 대행의 모습을 찍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최시중 위원장, 기자·피디 탄압해 어처구니없는 방송 만들어"
문 대행은 이날 시민들을 향해 이명박정부의 언론장악 청문회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19대 국회가 열리면 통합진보당과 함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언론 장악' 관련 청문회를 열겠다고 언론노조 등과 합의하고 오는 길"이라며 "시민 여러분께서 많이 응원해주시면 언론장악의 전말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대선자금' 비리의혹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최시중 전 위원장이 한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 2007년 대선자금을 지원했다고 말해 아수라장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사실 그분이 이명박 당시 후보를 열심히 돕고 나서, 그 공로로 방통위 위원장이 된 후 우리 언론을 이렇게 망가트렸다. 공정보도를 하려는 기자와 피디들을 탄압해 어처구니없는 방송을 만들어 놓았다."
또 다른 시민은 "대선을 앞둔 지금이 재벌개혁 등 필요한 법안을 통과하기 좋은 때가 아니냐"고 물었다.
문 대행은 "복지를 확대하려면 적어도 부자감세를 전면 철회하고 대기업이나 고소득자 최고 구간을 높여서 세수를 올려야 하는데 박근혜 위원장은 대기업 감세를 철회할 생각이 없다"며 "서민을 생각한다면서 립스틱을 새빨갛게 칠했던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니까 후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새누리당이 약속한 것들을 지키도록 시민이 감시해야 한다"며 '시민'의 역할을 강조했다.
'시민과의 대화'를 지켜본 시민들은 대체로 문 대행의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강욱(39)씨는 "약속 장소로 가다가 우연히 문 대행의 이야기를 듣게 됐는데 좋은 것 같다"며 "직접 시민들과 의사소통하려는 노력이 보인다"고 말했다. 신득수(52)씨 역시 "문 대행 이야기를 듣다 보니 국회 안에서 뭘 하는지 좀 알게 됐다"며 "여의도공원 말고 다른 곳에서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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