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진상조사위에 맡기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해 활동하겠다." 윤금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당선자의 입장은 단호했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부정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굴하지 않겠다는 눈빛이었다. 그는 내리쬐는 햇볕 아래서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이라 써진 피켓을 들고 묵묵히 서 있었다.
30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1인 시위를 벌인 윤 당선자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국민 건강이 달려 있는 문제인데도 약속을 어기는 정부의 태도를 보고만 있을 순 없었다"며 "19대 국회 유일한 농민당선자로서 밥상 안전에 해로운 광우병 문제와 싸우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는 27일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오늘이 세번째다.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검역 강화' 조처와 관련해 윤 당선자는 "단순히 검역 숫자를 늘리는 건 국민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동"이라며 "태국, 인도네시아처럼 우리나라도 수입 중단 조처를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그런데도 청와대는 계속 검역 강화만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청와대 측에서 수입을 중단할 때까지 항의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 당선자는 청와대의 결단을 촉구하기 위해 5월 1일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할 예정이다.
윤금순 당선자는 5월 2일 열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줄 것을 호소했다. 2008년 촛불집회가 열린 지 4주년이 되는 날인 만큼, 시민들이 모여 다시 한 번 정부를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 쇠고기 수입은 매일 먹는 밥상, 즉 국민의 안전과 건강이 달려있는 문제"라며 "다시 촛불을 살려서 국민 주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 문제와 관련해 윤 당선자는 "당의 진상조사위원회가 발표할 문제지 내가 입장 밝힐 건 아니"라며 "내 이름이 경선 문제와 연관돼 거론되는 건 단지 비례대표 1번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현장투표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와 관련해 "투표관리를 잘못한 것"이라 말했다. 또한 이석기 당선자와의 제휴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명예를 훼손하는 의혹에는 따로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전국여성농민총연합 회장 출신인 윤금순 당선자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됐다. 한미 FTA 반대 등 농민 입장을 대변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인물이다. 그러나 현재 윤 당선자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순위가 조작됐다는 의혹에 연루된 상태다. 통합진보당 진상조사위원회는 이번 주 안에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