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이 이틀 연속 켜졌다. 광우병위험감시국민행동(국민행동),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는 3일 오후 청계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범국민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가자(주최 측 추산 1000명)는 전날 집회에 비해 상당히 줄었지만 어느 정도 그 세를 유지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대열 앞쪽에 자리했던 민주통합당 인사들과 깃발을 들고 참석했던 통합진보당 등 정치권의 참여가 대폭 줄어든 모습이다.
장수경 전국여성정책연대의 정책국장의 사회로 시작된 집회는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진행됐다. 장 국장은 "작은 촛불하나가 퍼져서 큰 촛불을 만들 수 있다"며 "그게 국민의 힘, 주인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이날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을 요구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 대표는 "박근혜 위원장은 2008년부터 쇠고기 협상의 부당함을 다 알고 있었다"며 "이제 와서 박 위원장이 미국 소 수입 중단을 원한다면 여기서 함께 촛불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일반인 참가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인터넷 카페 '오덕액션'의 아이디 '삼고초려'라고 자신을 소개한 20대 남성은 "2008년에는 촛불집회를 잘 알지 못했다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이제 국민이 국가에 명령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국가가 우리의 명령을 듣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니 이 자리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중학생 정상준(15, 경기 성남)군은 "소고기를 좋아하는데 광우병 때문에 못 먹을 수 있다는 게 겁나기도 한다"며 "집회에 나와 촛불을 들고 함께 구호를 외치니 두려움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십여 차례 진행됐고 두 시간 만인 오후 9시경 마무리 됐다. 경찰은 어제에 이어 청계광장 주변에 수 천명의 병력을 배치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국민행동은 4일 파업 중인 언론사와 함께 시민문화제 '여의도의 눈물'에서 촛불을 이어갈 예정이다. 촛불집회는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조사단이 귀국하는 다음 주 9일, 발표내용에 따라 그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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