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9일, 봄 날씨도 이제 완연하나 날씨가 오락가락 좋지 못하며 기온도 다소 차이가 난다. 어디론가 평일에 조용히 다녀오고 싶은 장소들은 많으나 주말이 아니면 장거리 여정길은 어려운 일정이다. 충북 옥천군 옥천읍에 있는 육영수씨의 생가를 찾아갈 기회가 있어 동행인들과 함께 그곳을 찾았다. 충북으로는 근래 오랜만에 나서는 길이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부인인 고 육영수씨는 1925년 이곳에서 태어났다. 가옥인 생가터는 안채, 사랑채, 사당, 중문채 등 생가 터에 99칸 전통 한옥으로 2010년 새롭게 지어졌으나 이 집은 원래 조선 후기 정 3품 이상의 벼슬을 지닌 고위 관료들만 살 수 있어 삼정승 집이라고도 불렸던 아흔아홉 칸짜리 한옥집이다.
육영수씨 생가에는 중학교 가사 교사시절 육영수씨가 사용했을 재봉틀과 책을 비롯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즐겨 쓰던 선글라스까지 집안 곳곳에서 육영수씨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육영수씨는 1974년 8월 15일 제29회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문세광의 총탄에 운명했다.
도로변에는 아래 대문채가 길게 있고 대문을 들어서면 정면에 사랑채가 있다. 사랑채는 귀빈의 접대 방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임시 집무실로도 잠시 사용됐다고 한다.
사랑채 옆으로는 중문채가 있고 중문채로 들어서면 안채가 있는데 안방에는 육영수씨의 어머니가, 골방에는 육영수씨가, 동쪽 날개채 안사랑방에는 육영수씨의 아버지가 살았다고 한다. 또한 아래채가 옆으로 있다.
연자방자와 뒤주도 있어 당시의 환경과 생활상을 알 수도 있다. 따로 별도로 있는 건물인 연당사랑은 연못이 잘 조성돼 있고 육영수씨의 당시 사진들이 일부 전시돼 있다.
연못 주변으로 연꽃이 심어져 있어 연당이라 하며 여름철에는 주변과 자라 어울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 한다. 이밖에는 위채 건물과 연자방아 우물 석빙고 들이 잘 복원돼 있어 넓은 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나 복원된 건물들이라 획일화된 느낌이 들어 아쉬움이 남는다.
주변에는 옥천의 대표적인 인물로 알려진 시인 정지용 생가가 가까운 거리에 있어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을 함께 둘러보는 곳도 옥천의 유적지를 보는 한 방법이다. 복원되기는 했지만 많은 어르신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장소로 관광객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