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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기농 명인' 김태현 씨의 토마토 하우스. 넝쿨이 싱싱하고 과실도 튼실하게 주렁주렁 열렸다.
'유기농 명인' 김태현 씨의 토마토 하우스. 넝쿨이 싱싱하고 과실도 튼실하게 주렁주렁 열렸다. ⓒ 이돈삼

"건강한 사람이 잘 아프지 않잖아요. 감기에 걸려도 금세 떨쳐내고. 농작물도 마찬가지에요. 건강하게 자란 작물이 병에 강하죠. 열매도 튼실하고요. 중요한 건 작물을 건강하게 키우는 거죠."

'유기농 명인'으로 지정된 전라남도 순천시 교량동 김태현(49)씨의 얘기다. 유기농 명인은 전남도가 독창적인 농법을 매뉴얼화해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농업인에 부여한 최고의 칭호다.

건강한 작물의 비결은 뭘까. 그것은 건강한 토양에 있다는 데 농업인과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건강한 토양에서 작물이 건강하고 열매도 알차다. 건강한 엄마한테서 건강한 아이가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이다.

 김태현씨 부부가 깔끔하게 단장된 하우스에서 호박을 따고 있다.
김태현씨 부부가 깔끔하게 단장된 하우스에서 호박을 따고 있다. ⓒ 이돈삼

 호박이 빛깔 좋게 영글었다. 김태현 씨의 하우스에서 자라고 있는 호박이다.
호박이 빛깔 좋게 영글었다. 김태현 씨의 하우스에서 자라고 있는 호박이다. ⓒ 이돈삼

김씨는 건강한 토양관리 비결로 '무경운'을 꼽았다. 정기적으로 밭을 갈아엎지 않는 것이다. 벌써 8년째다. 화학비료 한 줌, 농약 한 방울 치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퇴비도 듬뿍듬뿍 넣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지렁이, 땅강아지가 노닐었다. 자연의 천적도 많이 생겼다. 자연의 상태에서 먹이사슬이 형성된 것이다. 잡초가 적게 자랐다. 병해충 발생도 줄었다. 병해충이 생겨도 자연 치유됐다. 작물이 자생력을 지니게 된 것이다.

안전한 토양이 만들어지면서 작물의 뿌리 상태도 좋아졌다. 부족한 영양분은 효소와 액비를 만들어 보충해주었다. 물도 적당히만 주었다. 가지 관리는 '적심재배법'을 적용했다. 가지는 원줄기가 필요 이상으로 자라지 않도록 관리했다. 줄기 마디마디의 새순은 빨리 자라도록 이끌었다.

순 관리는 '청년'의 상태를 유지토록 했다. 건강한 순은 병해충을 이겨내면서 튼실한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그 결과 토마토 하우스엔 토마토가 주렁주렁 열렸다. 호박 넝쿨은 많은 꽃을 피웠다. 마디마디 사이가 촘촘해진 덕이다. 열매와 관련 없는 잎은 적어지면서 두꺼워졌다. 생산량이 많아진 것은 당연한 일.

 김태현 씨가 방금 딴 토마토. 과육이 탄탄하고 속이 꽉 차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다.
김태현 씨가 방금 딴 토마토. 과육이 탄탄하고 속이 꽉 차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다. ⓒ 이돈삼

 빛깔까지도 탐스런 토마토. 유기재배 인증을 받은 이 토마토는 생협 매장과 학교급식으로 나가고 있다.
빛깔까지도 탐스런 토마토. 유기재배 인증을 받은 이 토마토는 생협 매장과 학교급식으로 나가고 있다. ⓒ 이돈삼

그의 토양과 작물 관리는 농작업을 수월하게 만들어주었다. 노동력이 적게 들어갔다. 생산비도 줄었다. 반면 채광과 통풍은 잘 돼 작물이 잘 자랐다. 땅심을 높인다고 부러 휴경을 하지도 않았다. 연작피해는 적절한 작물 선택으로 비켜갔다. 돌려짓기는 또 작물의 뿌리 활성화를 도왔다.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

그는 현재 토마토와 호박을 수확, 출하하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선 오이도 따기 시작한다. 하우스 7동 1만㎡에서 연중 출하를 하고 있다. 판로 걱정도 없다. 유기농산물 인증을 받은 그의 농산물은 대부분 생협 매장과 학교급식으로 나간다. 생협은 그에게 '윤리적 생산자상'을 주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가격도 섭섭하지 않을 정도 받는다. 그의 지론대로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고의 소득을 내고 있는 것이다.

"작물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건강하면 병이 오지 않거든요. 사람도 건강관리가 중요한 것처럼…."

순천만 탐방로 가는 길, 무진다리 옆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태현씨의 얘기다.

 김태현 씨가 하우스 옆 선별장에서 토마토를 선별해 상자에 담고 그 무게를 재보고 있다.
김태현 씨가 하우스 옆 선별장에서 토마토를 선별해 상자에 담고 그 무게를 재보고 있다. ⓒ 이돈삼

 먹음직스런 토마토. 김태현 씨가 유기재배한 토마토는 겉과 속이 모두 알차다.
먹음직스런 토마토. 김태현 씨가 유기재배한 토마토는 겉과 속이 모두 알차다. ⓒ 이돈삼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남새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토마토#김태현#유기농명인#유기재배#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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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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