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한국국제대학교가 내홍을 겪고 있다. 법인 이사장이 사퇴하고, 노동조합은 이사진을 '무책임하고 무능한 사기 재단'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 대학은 경남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에 있는데, '강인학원'이 재단법인이다. 창원 한마음병원 하충식 원장이 지난 2008년 2월 이사장을 맡았다. 그런데 하 이사장은 지난 5월 1일 팩스로 사퇴서를 보냈다.
강인학원은 11일 늦은 오후 이사회를 열고, 하충식 이사장의 사퇴서를 수리하면서 이사 직은 7월 30일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이사회는 창원 한마음병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는데, 노동조합이 집회를 열기로 하자 장소를 바꾸었다.
법인 사무국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이사장 사직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신에 오는 7월 30일까지 한정적으로 이사 직은 유지하기로 했다"면서 "'대학정상화위원회'에서 학교 경영을 맡아줄 투자자 찾고 있는데, 투자자 유치는 하충식 이사장이 아니면 할 수 없어 다른 이사들이 투자자가 나타날 때까지 이사직은 맡아달라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지부 '이사장 맹비난'... 법인 사무국 '법적 대응'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부산경남지역본부 한국국제대지부는 이날 오후 한마음병원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유인물과 피켓, 연설 등을 통해 하충식 원장을 맹비난했다.
노조 지부는 "대학교육 말살하는 무능한 한마음병원장을 고발한다. 무책임하고 무능한 사기재단, 강인학원 이사진은 즉각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하충식 원장은 한국국제대 경영권 인수 당시 3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법인부채탕감과 법인기본재산 확보로 대학을 정상화시키겠다고 호언하였다"면서 "4년이 지난 법인 부채는 대학에 떠넘겨 80억 원 넘게 증가시켰고, 대학에 투자는커녕 법인기본재산마저 탕진하여 대학에 민폐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노조 지부는 또한 "4년 동안 대학 살림을 망쳐놓고 이제 와서 그 책임이 총장과 대학 구성원들이 재정 운영을 잘못하여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법인에서 대학에 떠넘긴 부채 80억 원을 갚느라 연 15억 원의 재정이 소진된다. 법인 임대보증금 24억 원을 불법전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인사무국 관계자는 "임대보증금은 옛 법인이 운영비로 썼던 것으로 투자자가 유치되면 해결될 문제이다. 법정부담금은 재단이 열악하고 수익성이 없다 보니 보완하지 못해서 이사장에서 물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충식 이사장은 한국국제대를 맡은 뒤 기본재산 84억 원과 개인 기부금까지 포함해 100억 원 가량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노조 지부의 갖가지 주장에 대해, 그는 "사실이 아닌 내용들이 많은데,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노조 지부는 한마음병원 주변에서 농성하기 위해 천막을 설치하려고 하다가 병원과 경찰이 제지해 무산됐다.
한국국제대는 1978년 '진주여자실업전문학교'로 개교한 뒤, 진주여자전문대학·진주실업전문대학·진주전문대학으로 이름을 바꾸었고, 2002년 4년제로 승격해 '진주국제대'로 변경되었다가 2008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