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취재 : 장윤선, 이승훈, 선대식, 정민규 기자
사진 : 남소연 기자
편집 : 손병관, 장지혜 기자
[최종신 : 13일 오전 1시 15분]
폭력사태로 얼룩졌던 통합진보당 제1차 중앙위원회가 결국 회의를 무기한 정회하는 것으로 상황을 종료했다.
심상정 중앙위 의장은 이날 밤 11시 30분 정회를 선포하면서 "더 이상 정상적인 회의가 불가능함에 따라 무기한 정회를 선포한다"며 "속개시기와 장소는 추후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심 의장이 이 같은 판단을 하게 된 이유는 명백하다. 무려 9시간30분 동안 열린 회의 기간 내내 당권파는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면서 회의를 지연시켰다. 이날 중앙위원회를 무산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당권파는 심 의장이 '당헌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하자마자 우르르 단상으로 달려들어 조준호 공동대표를 비롯한 대표단을 향해 거침없는 폭행을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조 대표가 젊은 남성 당원에게 머리채를 잡힌 채로 무차별 폭행을 당했고, 유시민 대표의 안경이 날아가는 등 '서부의 활극' 같은 장면이 펼쳐졌다. 심상정 의장은 유 대표의 엄호로 봉변을 피할 수 있었다. 조 대표는 이날 폭행을 당한 뒤 인근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대표단을 폭행한 당권파는 대표단의 통행로를 막고 회의장에 입장하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았다. 특히 통합진보당 학생위원회 소속 대학생들은 무리를 지어 이동하며 대표 격으로 보이는 학생으로부터 "가", "막아" 등의 지시를 받으며 행동대원으로 움직였다.
이날 회의가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하도록 야유와 고함, 욕설과 폭행 등을 전면에 나서 적극적으로 펼친 사람들도 대개 학생들이다. 이들은 나이가 많은 당직자들에게도 거침없는 욕설을 날리기도 했다.
대변인단의 발표도 당파에 따라 갈렸다.
당권파 우위영 공동대변인은 "오늘 중앙위 파행은 심상정 의장이 중앙위 성원문제를 제기하며 일방적으로 안건처리에 반대하는 중앙위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1호 안건을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해 발생한 일"이라며 "통합 과정에서 만장일치 합의정신을 발휘하자고 했던 약속이 무너진 것에 대한 정당한 항의를 거부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반면, 비당권파 천호선 공동대변인은 "오늘 중앙위가 일부 중앙위원들의 의사진행 방해와 일부 당원들의 폭력행사로 정회됐다"며 "국민들과 당원들께 너무나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려 고개를 들 수 없다"고 사죄했다.
이어 천 대변인은 "이대로 통합진보당의 자멸을 방치할 수 없다"며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고 철저하게 책임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중앙위가 아무런 결정 없이 무산되면 당은 대표단도 없고 과도기를 담당할 비대위도 없이 표류하게 된다"며 "결코 중앙위를 무산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12일 자정을 넘긴 통합진보당 당권파는 그룹별로 모여 민중가요를 부르며 정리집회를 했다. 일부 당권파는 "심 의장이 언제 회의를 속개할 지 모르니 현장을 떠나지 말고 지키자"고 주장했다. 일부 당권파는 소등된 회의장에 남아 현장을 지키고 있다.
당권파 김선동, '폭력사태' 질문에 묵묵부답 |
12일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가 당권파의 폭력 사태로 중단되자, 비당권파 중앙위원들은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반면, 당권파 중앙위원은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항변했다.
비당권파측 모 중앙위원은 "진보정당은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며 행복을 추구하는데 지금의 모습은 보수정당보다도 더하지 않느냐"며 "진보정당이 보일 수 있는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국민에게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앙위원은 "당내 민주주의로 이뤄내지 못하면서, 어떻게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구걸할 수 있느냐"며 "앞으로 통합진보당의 이름으로 어떻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올라왔다는 고광덕(47) 중앙위원은 "부끄럽고 씁쓸하다"며 "이런 모습까지는 가지 않기를 바랐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당권파 쪽은 오히려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강변했다. 김배곤 진보당 용인시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중앙위가 끝난 후 당권파 당원 100여명에게 한 연설에서 "(의장단이) 정당한 요구를 말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 당원들은 피눈물을 흘렸다"며 "어떤 굴레에도 절대 굴하지 말자"고 말했다.
역시 당권파인 김선동 의원은 말을 아꼈다. 김 의원은 기자가 옆으로 다가가 말을 붙여도 대꾸를 하지 않았다. 이윽고 김 의원은 아예 눈을 감아 버렸다. 이내 연단에서 극렬한 충돌이 벌어졌지만, 김 의원은 끝내 이 상황을 지켜보지 않았다. |
[11신 : 12일 오후 11시 52분]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무력저지로 당 중앙위 회의가 무기간 정회된 상태로 종료됐다.
심상정 당 중앙위원회 의장은 이날 밤 11시 30분 "무기한 정회하겠다"며 "속개할 시간과 장소를 다시 정해서 알려주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당권파가 회의장 밖에서부터 막아서는 등 파행으로 일관됐다. 통합진보당 학생위원회 학생들은 이날 당직자들을 향해 막말과 욕설을 퍼붓는 패륜적 행위도 일삼았다.
당 중앙위 회의가 열린 킨텍스 회의장에서 중앙위원들은 대개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지만 당권파는 의장석을 장악한 채 흥분된 상태로 농성 중이다.
[10신 대체 : 12일 오후 9시 45분]
오후 9시 40분께 중앙위원회가 당권파의 폭력 사태로 얼룩졌다. 유시민·조준호 대표가 단상에 난입한 당권파 쪽 중앙위원과 참관인들로부터 폭행을 당해 옷이 찢어졌다. 자리를 피한 심상정·유시민·조준호 대표는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앙위가 속개된 이후, 당권파 쪽은 계속해서 회의진행을 방해했다. 당권파 참관인들은 "중앙위는 해산하라"고 외쳤고, 중앙위원들은 계속해서 의사진행 발언과 정회를 요구했다. 이에 심상정 의장은 정회를 표결해 부쳤고, 630명 중 33명만이 찬성하면서 정회는 부결됐다.
곧바로 심상정 의장은 첫번째 안건인 '강령개정안 심의·의결의 건' 통과 여부를 중앙위원에게 물었고, 다수 중앙위원이 찬성 의사를 표했다. 이에 심 의장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선언하자, 수십여 명의 당권파 중앙위원과 참관인들이 단상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물병을 던지면서 단상에 난입했다.
천호선 대변인은 "조준호 대표가 많이 맞았고 옷이 찢어졌다"며 "정신적으로 충격을 많이 받은 상태로, 탈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유시민 대표도 조금 맞았고, 옷이 찢어졌다"며 "심상정 대표는 다행히 맞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지안 대변인은 "세 대표 모두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회의장 곳곳에서는 단상에 진입하려는 당권파와 이를 막으려는 비당권파 간에 극심한 몸싸움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의 카메라가 땅에 떨어져 파손되기도 했다.
이후 100여 명의 당권파 중앙위원과 참관인들은 단상 아래에서 "불법 중앙위 해산하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농성을 시작했다.
[9신 : 12일 오후 9시 20분]
오후 9시 중앙위원회가 속개됐다. 하지만 당권파의 회의 진행 방해는 계속되고 있다.
의장석 아래에서 농성을 지속했던 당권파 중앙위원과 참관인 50여명은 "원활한 회의진행에 협조해 달라"는 심상정 의장과 당권파 쪽 안동섭 중앙위원의 호소에 농성을 풀었다. 이로써 중앙위는 2시간여 만에 속개됐다.
심상정 의장은 "대한민국이 이 자리를 지켜보고 있다"며 "중앙위를 원만하게 마무리해서 우리 당원들에게 더 큰 자부심으로 통합진보당이 거듭날 수 있도록 제발 도와 달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보정당의 낡은 유산을 소진하고 제3당 대안세력으로서 당당하게 거듭나기를 기대하는 통합진보당 지지자들과 국민여러분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중앙위원 여러분 도와 달라"며 "(통합진보당을) 더 아름답고 당당하게 일으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권파 쪽 안동섭 중앙위원은 "국민참여당 계의 중앙위원 교체는 편의적이고 임의적인 측면이 과도하기 때문에 당원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의장님이 이러한 당원들의 마음을 추슬러 달라"고 말했다. 그는 "(당권파 쪽 중앙위원들은) 회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자리에 돌아가 달라"며 "대신 의장님은 충분히 논의될 수 있도록 진행해 달라"고 말했다.
중앙위는 속개됐지만, 당권파 쪽 참관인들이 참관인석에서 계속해서 "불법 중앙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회의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 또한 당권파 중앙위원이 계속해서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면서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8신 : 12일 오후 7시 35분]
중앙위원회가 욕설과 몸싸움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이 됐다.
심상정 의장이 첫번째 안건인 '강령개정안 심의·의결의 건'에 대한 토론을 부치려하자, 당권파 쪽 중앙위원과 참관인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당권파 중앙위원들은 의장석이 있는 단상에 난입했다. 진행요원들이 이들을 막아섰고, 이들을 단상 아래로 내려 보내는 과정에서 거친 몸싸움이 일어났다. 진행요원들이 입은 초록색 조끼가 찢어지기도 했다.
또한 당권파 쪽 참관인들이 "불법 중앙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참관인석을 넘어 단상 아래까지 진입했다. 진행요원들이 "회의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들은 단상 아래에서 구호를 외치면서 회의 진행을 무력화시켰다.
중앙위 곳곳에서는 당권파 중앙위원과 비당권파 중앙위원 사이에 거친 말싸움이 오갔다. 욕설도 많이 들렸다. 비당권파가 "국민들한테 창피하지 않느냐"고 외치자, 당권파에서는 "불법 중앙위, 중단하라", "유시민 사당이냐"면서 맞불을 놓았다.
결국 심상정 의장은 오후 7시 15분께 20분간 정회를 선포했다. 이후에도 회의 진행 방해가 계속되자, 중앙위의 정회는 오후 8시 30분까지 연장됐다. 심상정 의장은 회의 진행 방해에 대해 "중앙위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당권파의 회의 진행 방해가 이어지자, 심상정 의장은 "소수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는다고 해서, 회의를 어렵게 만드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이 자리를 지켜보고 있는 당원 동지들의 자부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심상정 의장은 앞서 저녁식사를 위한 40분 간의 정회 후, 중앙위를 재개하면서 "민주주의는 어렵다, 진보는 더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7신 : 12일 오후 5시 30분]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가 성원 확인을 두고 벌어진 소란 끝에 정회했다 속개됐지만 파행은 계속되고 있다.
다시 의장석으로 돌아온 심상정 의장은 "회의 초반에 빡빡하게 했는데 미안하다"고 사과한 뒤 "최대한 발언 기회를 드리겠다"고 협조를 부탁했다. 일부 중앙위원의 소속 지역의 혼선과 관련, 김용신 사무부총장은 일부 중앙위원들이 시도당을 벗어나 중앙위원들로 등록했다는 지적에 대해 "공지됐던 엑셀 프로그램에서 지역위가 한칸 씩 밀려 끝에 있던 중앙위원들이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게 되었다"고 해명했다.
또 "중앙당이 공지한 명단과 현장 출력본에 차이가 있는 부분은 어제 공지를 기준으로 한다"며 중앙위원 신분 확인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설명했다. 심상정 의장은 "중앙위원회 성원 보고에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며 1호 안건인 강령개정안 심의·의결의 건을 상정했다.
그러자 곧바로 반발이 터져나왔다. 당권파 중앙위원들은 의혹이 남아있는 한 중앙위원회 속개는 불가하다며 회의 진행을 막고 나섰다. 참관인 석에서도 "불법 중앙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합세했다. 당권파 중앙위원들 50여 명은 자리에서 일어나 "유령 중앙위원 나가라" 등을 외쳤다.
심상정 의장 "장내가 너무 소란스러워 회의를 진행하지 못하겠다"며 잠시 휴회를 선언했다. 휴회를 선언한 후에도 당권파 중앙위원들과 참관인들의 항의는 계속되는 등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된 상태다.
회의가 속개되지 못하자 참다못한 심상정 대표는 5시 30분께 회의 진행을 시도했으나 오히려 비당권파의 구호는 더 커졌다. 뒤이은 회의 재개 노력도 당권파쪽의 지속적 야유와 항의 구호로 무산됐다.
"불법 중앙위 중단하라"는 구호가 계속되자 비당권파쪽 중앙위원들이 "앉으세요"를 한 목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결국 심상정 대표는 6시부터 6시 40분까지를 저녁식사를 위한 정회로 선포했다. 심 대표는 "저녁식사 기간동안 회의가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다각도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회의가 정회되자 천호선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기자석을 찾아 "단 한건도 불법한 성원은 없다"며 "지역이 다른 것은 불법이 되지 않고, 전산작업 착오로 지역이 밀린 것도 한 칸씩 올리면 되는 것이지 자격이 박탈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천 대변인은 "오늘 안건을 다 처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6신 : 12일 오후 4시 25분]
성원 확인을 둘러싼 공방 끝에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는 회의 시작 1시간 30분여 만에 정회됐다. 당권파 측 중앙위원들은 회의 안건 통과 후에도 집요하게 중앙위원 신분 확인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한 중앙위원은 "중앙위원들의 신분증을 확인했다고 하지만 내 경우 중앙위원 명부에 이름과 지역만 표시돼 있을뿐 주민번호는 없었다"며 "신분증 확인은 요식행위일 뿐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충북지역의 한 중앙위원은 "우리 지역의 국민참여당계 중앙위원 11명 중 4명이 어제 회의 참석이 어렵다며 교체 됐다"며 "정상적으로 선출된 중앙위원인지 부정선출된 중앙위원인지 진상조사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일부 중앙위원들의 실제 사는 곳과 중앙위원으로 등록된 지역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권파 측 당원들이 대다수인 참관인들 사이에서는 다시 한번 큰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답변에 나선 김용신 사무부총장은 "당헌에 따르면 중앙위원은 각 통합주체가 합의하는 기준에 따르고 선임 절차도 각 통합주체에 일임됐다"며 "통합 당시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통합연대가 각각 자율적 기준에 따라 중앙위원을 선임할 수 있도록 공동대표단에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앙위원 교체에 대해서는 "중앙위원 명부 확정 시한을 중앙위 개최 24시간 전인 11일 오후 2시로 하기로 공동대표단이 합의해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중앙위원의 당적 문제에 대해서는 "종전에는 당적의 소속을 본인 거주지, 학교, 직장, 단체를 포함한 곳에 둘 수 있도록 했지만 새로 개정될 당헌에 입각해 지역위원회 별로 거주지에 따라 당적을 바꾸고 있어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설명에도 참관인석에서 고성의 항의가 계속되자 심상정 의장은 "정상적인 회의 진행이 어렵다"며 정회를 선포했다. 한 당원은 중앙위원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참관인석을 이탈해 의장단석으로 뛰어들다 진행요원들의 제지를 받는 등 회의 초반부터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5신 : 12일 오후 4시 10분]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는 그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심상정 의장은 강령개정안 심의·의결 안건과 당헌개정안 심의·의결 안건, 당 혁신 결의안 채택의 건, 혁신 비대위 구성의 건으로 회순을 정하고자했다. 하지만 회순에 이의를 제기한 중앙위원들의 요청에 따라 회순을 표결로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비당권파 중앙위원들은 당대표가 참가한 중앙위원들의 명부를 다시 확인하기 전까지는 회의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당권파 중앙위원들은 진행요원들의 마이크를 빼앗거나 통로에 세워진 마이크를 붙잡고 항의 발언을 이어나가고 있다.
심상정 의장은 한 위원이 발언을 시도하자 "들어가라"며 진행요원에게 "마이크 뺏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뒤에서 회의를 지켜보고 있는 참관인들은 "성원 확인", "명부 확인"을 한목소리로 외쳐며 의사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
한 참관인은 "의장은 독재자"라고 고함을 질렀고 심상정 의장이 중앙위 회순에 대한 표결에 나서자 "부정 표결"이라는 항의가 이어졌다.
표결 결과 중앙위원회 안건은 강령 개정안 심의·의결, 당헌 개정안 심의·의결, 현장 발의된 당 혁신 결의안 심의·의결,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의 건으로 결정됐다.
[4신 : 12일 오후 3시]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는 개회 선언마저도 쉽지 않았다.
의장을 맡은 심상정 공동대표가 "재적 912명 중 오후 2시 12분 기준으로 546명의 중앙위원이 참석해 성원이 됐다"고 보고하자 곳곳에서 문제제기가 튀어나왔다. 한 중앙위원은 "어제 강가집에 갔더니 모두 69년생인 친구 3명의 주민번호 뒷자리가 비슷하더라"면서 "제가 혹시 유령중앙위원이 될지 모르니 확인해서 성원보고를 해달라"는 요구를 내놨다. 회의를 지연하기 위한 목적의 질의가 나오자 참관인석에서는 큰 박수와 함성이 터졌다.
이에 대해 김용식 사무부총장은 "당 대표단 회의에서 신분증으로 신분을 확인한 중앙위원만 성원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이에 따라 접수대에서 신분증을 확인했다"고 일축했지만 일부 중앙위원들의 반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의 있으면 얘기를 들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이게 민주주의냐"
일부 중앙위원이 욕설을 하자 심 의장은 "중앙위의 품위를 손상하는 발언은 자제해달라. 또 다시 이런 일이 있으면 곧바로 퇴장 조치시키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심 의장은 이에 앞서 "효율적인 회의진행을 위해 의사진행 동의 이외의 발언은 신청받지 않겠다. 의견성 질문은 찬반토론에서 해달라. 참관인석에서 야유나 고함하는 분이 있으면 퇴장시키겠다"는 의사진행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심 의장의 발언에도 회의장 내에서는 "발언권을 달라"는 당권파 중앙위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3신 : 12일 오후 2시 27분]
이정희 공동대표는 이날 중앙위원회에 앞서 대표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이 공동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고마웠다"며 사퇴 뜻을 밝혔다.
이 공동대표는 "세상의 둘도 없는 당원들과 함께 해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꼭 화합해서 통합진보당을 다시 세워달라"고 말한 뒤 회의장을 떠났다.
우위영 대변인은 "지난 10차 전국운영위에서 한 약속대로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시 15분경 시작된 중앙위 의장은 심상정 공동대표가, 부의장은 유시민·조준호 공동대표가 맡았다.
통합진보당 중앙위의 시작과 함께 유시민·심상정·조준호 공동대표가 단상으로 올랐다. 중앙위 개회 직전 사퇴를 한 이정희 공동대표를 대신해 심상정 공동대표가 의장직을 이어받았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 인사를 드리며 무엇보다도 공동대표로 당의 내부선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당을 사랑하고 아끼고 많은 희생과 헌신으로 통합진보당을 지지해 주셨던 당원동지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유 공동대표는 "당원들의 힘으로 마음을 모아 부족한 점을 채우고 잘못된 점 고쳐나가겠다"며 "공동대표직을 떠나며 존경하는 국민여러분께 다시 한번 기회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조준호 공동대표는 "개인적으로 너무 어렵고 막중한 임무를 짧은 시간이 맡게 되었다"고 입을 열었다. 조 대표는 "당이 회오리 한가운데 있는 두달이 어렵고 무거웠다"며 "국민을 하늘같이 모시고 노동자, 농민, 대중의 희망을 열기 위해서는 오늘 결정에 우리 중앙위원들의 결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의 부족함과 허물이 있고 저로 인해 우리 당원들이 혹여 마음에 상처가 되지 않을까 여러번 되돌아 본다"며 "부족함이 있으면 용서해달라"고 말했다. 덧붙여 조 공동대표는 "국민들이 바라보고, 당원들이 바라보고 있다"며 "책임을 다하는 지혜로운 자리, 원만한 자리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심상정 공동대표는 "대한민국이 이 자리를 주목하고 있다"며 "공동 대표로 부여된 마지막 임무에 대한 중압감 때문에 어젯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심 대표는 "오늘 저와 여러분들은 진보정치를 향해 걸어가는 거대한 소용돌이 중심에 섰다"며 "고통스럽던 위기와 고비를 생각하며 중앙위 의장으로 오늘 모든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다짐을 밝혔다.
심 대표는 "오늘 우리 앞에 두 개의 길이 놓여있다"며 "그것은 희망의 길과 절망의 길, 곧 승리의 길과 패배의 길"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말 그대로 진보, 앞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허물과 껍질을 벗어 던져야 아름답고 당당한 통합진보당으로 우뚝 설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2신 : 12일 오후 2시 18분]
오후 2시로 예정된 통합진보당 제1차 중앙위원회를 앞둔 일산 킨텍스는 중앙위원들과 당원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회의장이 마련된 그랜드볼룸에는 중앙위원 912명을 비롯한 참관인·취재진들이 앉을 좌석 1500여 개가 빼곡히 놓여있다.
3층에 마련된 회의장으로 올라가는 벽면은 펼침막이 빼곡히 걸려있다. '조사보고서를 인정할 수 없다'는 당권파가 내건 펼침막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군데군데 당의 전면 쇄신과 조준호 조사위원장을 지지하는 펼침막도 눈에 띄었다.
당직자와 당원들은 회의장 안팎에서 저마다의 목소리를 내며 중앙위 개회를 기다렸다. 킨텍스 입구에서는 김상영(47) 서울시당 대외협력국장이 '잘못했습니다'라는 펼침막 위에서 수 십분 째 절을 하고 있었다. 말을 아낀 채 절을 올리는 김 국장을 대신해 최용(37) 노동국장은 "5일 전부터 청계천에서 사죄의 마음으로 108배를 국민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 구성과 비례대표 총사퇴로 국민께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진상조사위의 보고서는 '뻥튀기'보고서라며 뻥튀기를 팔고 있는 당원도 있었다. 봉인권 (27) 당원은 "쇄신이 요구된다하더라도 부실한 뻥튀기 보고서에 기초해서 비대위가 구성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당비를 내는 당원들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중앙위에서 어떤 식으로든 결정이 난다면 따라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여론전도 한창이다. 중앙위를 참관하러 온 당권파 측 당원들은 '진상조사보고서 폐기', '당원 총투표 실시'를 주장하는 공개연설을 즉석에서 벌이기도 했다. 안동섭 경기도당 공동위원장, 윤민호 광주광역시당 공동위원장 등의 명의로 발생된 "허위·편파·부실·왜곡·은폐로 얼룩진 진상조사보고서는 폐기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유인물도 대량으로 배포됐다.
반면 비당권파 측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중앙위 개최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비례대표 부정선거를 두고 당내 갈등을 겪고 있는 통합진보당의 미래가 12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중앙위원회(중앙위)에서 판가름 난다. 전국운영위원회와 대표단을 아우르는 당내 최고 의결 기구인 중앙위의 결정에 따라 진보당의 내홍도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신 : 12일 오전 10시 20분]
쟁점은 '비례대표 총사퇴'와 '혁신 비대위 구성'
중앙위의 핵심 쟁점은 경선을 통해 선출된 비례대표의 총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으로 압축된다. 우선 비례대표 총사퇴는 당권파가 끝까지 막겠다고 천명해 놓은 상태다. 당권파 쪽은 부실한 조사보고서에 기초한 사퇴권고인 만큼 당원 총투표로 전체 당원들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토록 당권파가 비례대표 사퇴에 민감한 이유는 결과에 따라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의 거취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반면 비당권파는 비례대표 경선에서 총체적인 부실이 발견된 만큼 경선을 통해 결정된 비례대표 총사퇴가 당의 쇄신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5일 전국운영위에서 의결된 비례대표 후보자들에 대한 사퇴권고를 중앙위에서 사퇴 결의안으로 끌어올려 비례대표 사퇴로 이어지게 만든다는 전략이다.
다음 핵심쟁점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다. 당초 10일 전국운영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던 혁신 비대위 구성은 12일 중앙위 전까지 논의를 마친다는 불완전 봉합을 해놓은 상태다. 비당권파 쪽에서는 당원명부를 재조사하고 흐트러진 당을 정비하기 위해서는 혁신비대위 구성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평행선을 달리는 의견, 막판 절충 가능성은?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강기갑 의원은 11일 당원과 국민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해 비례대표 사퇴 문제를 결정하자는 중재안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양쪽의 동의를 이끌어내는데는 실패했다. 특히 당권파 쪽은 곧바로 중재안에 대한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국민여론이 결코 자신들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당권파인 이성규 당선자(관악을)는 "호도된 여론을 바로잡기 위한 조사보고서의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 치의 양보도 없어 보이지만 막판 절충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당대표들은 쟁점 사안에 대한 논의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현장당원이나 지역책임자 및 전국운영위원들에 대한 설득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당내 최대 세력인 민주노총이 11일 비상 중앙집행위원회까지 열어 당의 전면적 쇄신을 거듭 주문하고 있는 것도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례대표 총사퇴와 혁신비대위 구성을 두고 막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중앙위 자체가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당내 최고 의결 기구 마저 파행을 겪는다면 당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당 안팎에 팽배하다. 통합진보당에게는 운명의 날이 밝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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