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당 쇄신 업무로 '경쟁명부 비례대표 사퇴' 건 해결을 공표한 가운데, 당권파 측에서 "사태를 마녀사냥식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격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당권파인 김미희 국회의원(성남중원) 당선자는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2012년 진보세력의 최대목표가 당권파 제거로 바뀌고 있다, 당권파를 해부하고 잘라내야 할 암 덩어리 괴물로 보기 시작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김 당선자는 "통합진보당 당선자들의 국회 진출을 가장 싫어하는 것은 지금의 집권세력,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이라며 "그들이 원하는 대로, 통합진보당이 국회의원을 사퇴해야 할 만큼 문제 있지 않다"고 강변했다.
그는 "현재 자신이 처한 위치와 현재 가진 직업과 소속된 언론사 입장 때문에 양심을 다 발휘못한다는 것 이해한다"라며 "모든 사태는 잘못된 보도와 오해로부터 발생했다"며 통합진보당 사태의 책임을 언론에 돌리기도 했다.
김 당선자는 지난 12일 중앙위에서 벌어진 폭력사태의 책임을 심상정 의장에게 지웠다. 그는 "중앙위원회의 당강령 개정 안건 상정과정에서 이정희 대표가 합의하지 않은 안건을 현장발의로 올린 심상정 의장은 마이크를 모두 꺼버리면서까지 발언권을 주지 않고, 이의제기를 무시하며 일방적 날치기 처리를 통해 중앙위원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라며 "이 과정에서 중앙위가 파행으로 치닫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상정·유시민 공동대표가 추진한 중앙위 전자회의 결정 과정도 불인정했다. 그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선출과정에서 논란을 야기했던 전자투표방식으로 중차대한 결정을 한 것은 인정하기 어렵다"라며 "중앙위원회 성원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것을 포함한 절차상의 하자가 있었다"며 '적법성 논란'을 제기했다. 김 당선자 스스로 비례대표 선출과정에서 논란을 야기한 전자투표, 즉 온라인 투표 방식의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그는 이석기 당선자 등이 꾸준히 주장해 온 '당원 총투표' 얘기를 다시 꺼냈다. "(통합) 3주체의 합의로 만들어진 창당정신에 기초한 당원 총투표만이 국민 앞에 내놓을 유일한 출로"라는 것이다.
그는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의원직뿐 아니라 어떤 것도 내놓을 각오를 가진 사람들이지만 당과 당원의 명예가 근거 없이 더럽혀지고 모욕당하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다"라며 "국민이 바라는 것은 당내 문제는 철저히 규명해서 혁신하고 노동자와 서민을 대변하는 진보 정당으로 태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위원을 공명정대한 인물로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입장만을 짤막하게 밝힌 김 당선자는 '당권파만의 당원비대위를 구성하는 것이냐, 폭력사태의 책임 인정하느냐, 비대위에 참석할 것이냐' 등의 기자들의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았다. 다만, 이날 강기갑 위원장이 발표한 1차 비대위 인선에 대해 "유감이다"라고 짧게 밝혔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