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이라고 해야할까?
그 뜨겁던 5월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들판엔 저마다 다른 색깔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있다.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같은 햇살과 바람과 비와 별과 달을 맞이하면서도 제각기 다른 빛깔의 꽃으로 피어난다는 것은 신비다. 그 신비로움은 자기의 색깔을 피워내는 데 기인한다.
들에 핀 꽃들을 바라보면서 저마다 다른 사람들을 획일적으로 바코드 붙이듯 분류하고,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세상을 본다. 저마다 루저가 되지 않겠다고 자기의 빛깔을 피워내기 보다는 강요하는 빛깔을 입기 위해 경쟁을 한다.
똑같은 상표가 붙은 옷과 가방과 신발, 겉으로 치장한 것으로 가치가 저울질되는 세상, 그것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그것이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닫고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는 것이 우리네 사람들이다.
저마다의 색깔로 피어나는 꽃, 작으면 작은대로, 선명한 빛깔이면 그 빛깔대로, 혹은 꽃보다 아름다운 이파리로 피어나는 꽃들을 보면서 우리네 사람들도 그렇게 피어났으면 하는 소망을 품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