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인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의 일원인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지난해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인 박지만씨가 제기한 명예훼손 사건과 관련해 23일 오후 2시 검찰에 출석한다.
주 기자는 지난해 10월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박정희의 맨얼굴>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남겨놓은 재산이 얼추 10조 원이 넘는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64년도 독일 순방시 탄광에서는 뤼브케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딸뻘 되는 여자를 데려다 성상납 받으면서 그 자리에서 총맞아 죽은 독재자는 어디에도 없었다" 등의 주장을 폈다.
이에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남동생이기도 한 박지만씨는 같은 해 11월 "주진우 기자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을 언급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요지의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백방준 부장검사)에서 맡고 있다.
검찰이 주 기자 변호인에게 주 기자 검찰 출석을 비공개로 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나꼼수 일원의 수사에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근혜, 부산저축은행 로비의혹 제기한 김어준-주진우 고소
그런 가운데 박근혜 전 위원장이 최근 부산저축은행 로비의혹을 제기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 기자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해 눈길을 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박 전 위원장 남매가 나꼼수 협공에 나선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의 한 측근은 "김어준 총수와 주 기자가 나꼼수 방송을 통해 허위 사실을 반복적으로 주장하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박 전 위원장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김 총수와 주 기자가 몸담고 있는 나꼼수는 지난 5월 초 방송에서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인) 박태규씨가 (부산저축은행) 구명을 위해 열심히 뛸 때인 2010년 11월 점심 때 박근혜 전 위원장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 기자는 "부산저축은행이 망하기 직전, 즉 로비가 가장 필요할 때 (박태규씨가 박 전 위원장을) 집중적으로 만났다"고 말했다.
주진우 기자 "언론에 '까불면 죽는다' 경고하려는 목적 있는 것 아니냐?"
박지만씨에 이어 박 전 위원장에게도 고소당한 주 기자는 22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두 남매가 왜 나를 고소하는지 잘 이해할 수 없다"며 "다만 내가 오랫동안 박 전 위원장 주변을 취재해왔던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기자는 "지난해 <박정희의 맨얼굴> 출판기념회 때 한 발언은 이미 몇 년 전 <시사저널>에 기사로 썼던 것을 다시 언급한 수준이고 '조선일보가 지나치게 박 전 대통령을 미화해 그의 맨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며 "그런데 말 꼬리나 허리만 잘라 (박지만씨가) 트집잡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기자는 "박 전 위원장이 고소한 박태규씨건도 이미 5월 초 이전에 방송했던 것을 박태규씨 측근의 목소리를 통해 다시 언급한 것인데 왜 지금 와서야 고소하는지 모르겠다"며 "언론에 '까불면 죽는다'고 경고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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