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강원도 교육청에서 민병희 교육감을 처음 만났다. 강원도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민병희 교육감은 온화한 미소로 우리들을 반겼다. 교육감이라 다소 딱딱하고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반해 편안하게 대해주어 마치 선생님의 느낌을 받았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 그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 '2012년 문화관광축제'에 춘천마임축제가 당당히 그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 교육감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마임축제는 '마음'의 축제입니다. 사람의 말은 본심을 숨기기도, 때로는 거짓을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임'이라는 것은 속에 있는 것, 본인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꾸미지 않고 표현하는 것으로 말로써 전달할 수 없는 무언가를 보는 이로 하여금 전할 수 있지요. 진실을 그대로 말할 수 없을 때가 더 많은 이 시대에 많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길 수 있는 그러한 문화로 춘천에서 자리잡았으면 좋겠어요."
요즘 학교폭력의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그는 학교폭력이라는 단어자체가 잘못됐다며, 따끔히 지적했다. 학교를 뜻하는 school는 본래 그리스어인 skhole(스콜)로 삶을 즐긴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학교는 어떠한가. 학생들은 입시제도로 인한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웃음을 잃어가고 있다. 학교에서도 웃고 즐길 수 있는 '예능' 동아리 등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학생들과의 소통을 우선시하는 교육감은 언제나 학생들을 위해서 뛸 준비가 되어 있는 듯 했다. 입시제도의 짐을 덜어주고자, 이번에 통과된 평준화 조례안에 관해 "현재의 입시제도는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만을 부추길 뿐입니다. 이 조례안은 불필요한 경쟁 대신 협력으로 인한 인재 양성에 필요한 방안입니다. 그러나 학력에 따른 임금차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 불필요한 경쟁이 계속될 것이므로 평준화와 더불어 사회적인 제도의 대책,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합니다"라며 학생들이 왜 경쟁할 수밖에 없는지 설명했다.
수도권 벨트에서 초등학교 무상급식 실시되지 않은 유일한 곳 '춘천'
그가 생각하는 교육이란 "의무"인 동시에 "권리"이다.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마땅히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교육감. 그는 "무상급식이라는 단어자체가 대가를 받지 않고 선심 쓰듯 교육청이 베푸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무상급식이란 단어 대신 '급식지원'을 쓰자고 말했다. 현재 급식지원 문제에 대해 시청과의 타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그렇다면, 앞으로 무상급식에 대한 해결방안이나 타협점이 있으신가요?
"처음에는 예산안 편성까지 진행되었으나 시에서 입장을 바꾸어 중단되었습니다. 현재 강원도 교육청이 가진 예산만으로는 집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며, 부족한 예산 속에서 특정 아이들만 선발하여 지원할 순 없습니다. 올해 안에 개정안이 만들어져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그는 지난 4월 진행된 협약에서 서울시의 무상급식에 강원도 친환경 농산물을 제공하기로 하였다.
"입춘대길. 춘천에 오면 좋아진다"는 그의 명언에서 춘천에 대한 그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사진 찍기가 취미인 그는 교육감실 한 편에 전시된 사진들을 소개해주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춘천 교육청 입구 그가 직접 찍어 준 직원들의 사진 속에서 그의 따뜻함과 소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교육감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다른 의례적인 문패들과는 달리 "모두를 위한 교육감, 민병희"라고 적혀 있는 것이었다. 여기에서 또 한 번 그의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학생들에게 "87년 체제에서 벗어나 이제는 큰 틀을 바꿀 때입니다. 2013년 체제에 걸맞는 마음을 가지고 젊은이들의 단결을 통해 2013년의 주역이 돼야 합니다"라는 희망찬 메시지로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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