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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결혼식은 참으로 처음 겪는 색다른 혼인식이었다. 주례를 맡은 나는 식장에 먼저 도착하여서 사회를 볼 친구를 만나보았더니, 이번이 사회를 처음 보는 것이라서 걱정이 된다고 하였다.

"걱정하지 말고 차분하게 합시다. 곁에서 아가씨가 도와줄 테니 너무 서두르지만 말고 천천히 하고, 조심스러우면 다음 진행할 곳을 손가락을 꼭 짚고 주례를 주시하고 있으면, 다음을 진행하자고 신호를 고개를 까딱하고 보내줄 것이니, 그때 진행을 하기로 합시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잘 맞추고 진행을 하기로 하였다. "이벤트는 어떤 것을 준비했어요?" 했더니 "신랑이 싫다고 하지 말아달라고 하여서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하여서 속으로는 잘 되었다 싶었다. '이벤트라고 신랑, 신부를 힘들게 하는 경우가 가끔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은 하지 말았으면 해서 미리 알아보는 것'이라고 말하며, 잘 되었다고 하였다.

예식 준비를 하는 안내방송부터 차례로 식은 진행이 되어 가고 있었다. 예식장과 협의하여 바꾸었던 '양가부모님과 내빈께 인사' 앞에 진행하기로 한 칵테일 샤워 순서를 놓쳐서 당황하는 것 같았으나 그런 대로 잘 진행을 하였다.

흔히 예식장에서 인사를 하고 나서 축가를 하거나, 케이크커팅, 칵테일 샤워 등의 순서를 새삼스럽게 진행을 하여서 조금 어수선한 부분이 있어서 미리 그런 부분을 조절하여서 인사를 하면 모두 마치고 행진을 할 수 있게 조정을 하곤 하는데 오늘도 그런 케이스였다.

그런데 인사까지 모두 마치고, 신랑 신부의 행진을 진행하려는 찰나 사회자는 "오늘 결혼식이 너무 빨리 끝나면 신랑이 섭섭해 할 것 같아서 간단한 이벤트를 잠깐 할까 합니다" 하는 게 아닌가?

'안 하기로 한다더니 또 무슨 일인가?'

속으로 약간 불안하기까지 하였다.

최호규, 조혜윤 부부의 결혼사진 멋진 사회자 덕분에 모든 사람이 만세 삼창으로 축하를 보내는 국경일 같은 결혼식을 치렀다.
최호규, 조혜윤 부부의 결혼사진멋진 사회자 덕분에 모든 사람이 만세 삼창으로 축하를 보내는 국경일 같은 결혼식을 치렀다. ⓒ 김선태

"오늘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시러 오신 하객 여러분! 두 사람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 하시죠?"

"예!" 하고 일동의 힘찬 대답이 나오자 "그럼 하객 여러분! 그러면 모두 같이 만세삼창을 외쳐 주십시오. 만세 삼창!" 하는 것이었다.

사회자의 말을 따라 많은 하객들이 만세삼창을 해주었다. 사회자는 이어서 "양가 어머니께서 만세 삼창!", "예식장 직원 여러분의 만세 삼창!", "연주자 여러분의 만세 삼창!" 하더니 마지막으로 "오늘 예식을 잘 진행해주시고 축복해주신 주례님의 만세 삼창!"까지.

세상에서 처음 당해보는 일이라서 참으로 어이없었지만, 잘 진행되어온 예식을 망쳐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나도 "잘 사세요!"를 외치면서 만세 삼창을 해주었다.

이렇게 해서 예식은 무사히 끝났고, 만세 삼창 때문에 예식장은 오히려 축제 분위기가 되었다. 멋진 사회자의 진행 덕분에 국경일 처럼 엄숙하고 빛나는 결혼식이 되었다.

난생 처음 신랑, 신부를 위해 만세 삼창까지 해올린 오늘의 신랑 최호규씨와 신부 조혜윤씨의 행복한 가정, 아름다운 가정,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진심으로 축원드립니다.
첨부파일
120527 (1).JPG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 등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결혼식, 사회자, 만세삼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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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한글학회 정회원 노년유니온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 ***한겨레<주주통신원>,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꼼꼼한 서울씨 어르신커뮤니티 초대 대표, 전자출판디지털문학 대표, 파워블로거<맨발로 뒷걸음질 쳐온 인생>,문화유산해설사, 서울시인재뱅크 등록강사등으로 활발한 사화 활동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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