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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왕시 오전동 대명구름채 아파트와 부곡동 대우이안아파트 베란다 등 도심 속 아파트 두 곳에 천연기념물 제323호인 황조롱이가 둥지를 틀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의왕시에 따르면, 대명구름채 아파트의 경우 13층 김아무개(35)씨 집 베란다 에어콘 실외기옆 화분 위에 둥지를 틀더니 5월 중순께 4개의 알을 낳아 그중 3마리가 부화했다. 또 대우이안아파트의 경우 17층 베란다에 둥지를 틀어 4개의 알을 낳아 새끼 4마리를 낳았다.

 

황조롱이는 처음에는 인기척에 놀라 공격적으로 대하기도 했으나 새끼가 부화하고 사람들이 자신들을 해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는 경계심을 낮추었다고 한다. 황조롱이 부부가 교대로 새끼를 돌보면서 수시로 인근 야산으로 쥐나 작은 새 등을 먹잇감을 사냥해 새끼들이 잘 자라고 있다.  

 

의왕시 권영곤 환경관리팀장은 29일 전화통화에서 "아파트 주민이 새 종류를 알지 못해 시에 문의해 확인하니 천연기념물 황조롱이로 아파트 두 곳에서 둥지를 새끼를 부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권 팀장은 "아파트 옆에 자연환경이 좋은 적성산과 모락산이 있는데 천적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아파트 베란다에 알을 낳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황조롱이는 본래 자연환경이 수려한 높은 절벽이 있고 민가 주변에 서식하는 텃새로서 직접 집을 짓지 않고, 버려진 둥지나 바위 틈에 알을 낳는 습성이 있으며, 헬리콥터처럼 한자리에서 계속 또 있는 정지비행을 하며 수직으로 이착륙이 가능하다.

 

현재 오전동 대명구름채 아파트에 둥지를 튼 황조롱이 새끼 3마리는 어미들이 가져오는 먹이를 먹으며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어 조만간 아파트를 떠나 이소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반면 부곡동 대우이안아파트에 둥지를 튼 황조롱이에게는 문제가 생겼다. 황조롱이 어미들이 지난 29일 이소를 하면서 4마리의 새끼 중 1마리를 두고 떠났기 때문이다. 새끼를 두고 떠났다는 것은 어미들이 '돌보기를 포기했다'는 것으로 곧 죽음을 의미한다.

 

의왕시 환경관리팀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맡겨진 새끼를 일단 데려와 동물병원에 위탁해 돌볼 예정이지만 과연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을지 걱정과 근심이 가득한 눈치다.


#황조롱이#의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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