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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은 점차 뜨거워지고 냉장고 문은 열렸다 닫혔다 정신이 없다. 생활의 의욕도 떨어지고 몸도 나른해지는 요즘, 정신을 번쩍 들게 하고 몸도 챙길 만한 먹거리는 없을까? 시장마다 푸른 매실들이 한 가득, 초여름 잠깐 나왔다 사라지는 그것이 이즈음의 건강을 챙겨주는 일등공신이란 것을 유념해 보자.

매실 .
매실. ⓒ 조을영

매실은 더위를 먹어 쇠한 기운을 보충해 주고, 땀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 활력을 주는 과실이며, 보기만 해도 침이 절로 나와 식욕도 왕성하게 해준다. 먹고 마시는 동안 기운을 돋워주고, 피부미용과 체질 개선까지 도와준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조선의 임금들은 단오 무렵이면 중신들에게 '제호탕(醍醐湯)'이란 청량음료를 하사했다 한다. 오매육(매실의 껍질을 벗기고 짚불 연기에 그을려 씨를 바르고 살을 말린 것)을 굵게 간 것과 사인, 초과, 백단향 등의 한약재를 각각 곱게 갈아서 꿀에 재운 후 이것을 연고상태가 될 때까지 장시간 중탕하면 걸쭉한 죽처럼 되는데, 이것을 사기항아리에 담아 두고 찬물에 타서 마시는 음료가 바로 제호탕이다.

붉고 선명한 빛깔의 제호탕은 한국 전통 청량음료로서 갈증 해소 및 여름 몸보신용으로 사용됐다. 그 모든 재료는 성질이 더운 것들이란 것도 특징이다. 그 결과로 위를 튼튼하게 하고, 장의 기능을 조절해서 설사를 그치게 한다. 한편 본경소증(本經疏證.중국의 약물학서)에서는 매실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매실을 많이 먹으면 신장 기능이 허약해지며, 그 결과로 신장이 주관하는 치아가 손상된다고 가르친다.

매실청 .
매실청. ⓒ 조을영

이렇건 저렇건 아무래도 매실의 가장 큰 효능을 꼽으라 하면 살균 작용이다. 여름철 식중독 예방을 위해 매실이 꼭 있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배탈이 났을 때 매실장아찌 한 알, 식중독이나 배탈 혹은 설사 예방을 위해 식전에 한 알, 물고기의 독을 풀어주기 위해 생선회나 생선 매운탕을 먹을 때도 매실 장아찌나 매실주를 곁들이면 좋다.

게다가 소화 불량과 위장 장애를 없애고, 피부 미용이나 식욕 상승에도 효과가 좋은 게 매실이다. 매실의 신맛은 폐 기운을 순환시킨다. 따라서 기침이 잦고, 목이 붓고 아픈 증상에 좋다. 몸이 약한 출혈과다 환자, 몸에 열이 많아서 물을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도 매실이 도움 되며 당뇨환자에도 특히 좋다. 최근에는 매실 엑기스가 독감 바이러스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두루 쓰이는 매실은 가정 상비약을 준비하듯 제철에 매실청이나 장아찌를 담궈두면 긴요하게 쓸수 있다.

지금 시장마다 풍성하게 나와 있는 매실로 새콤달콤한 매실 청을 만들어보자. 쥬스에 타 먹거나 빵에 발라먹어도 좋고, 소스로 활용해도 그 맛이 일품이다. 매실로 지키는 여름 가족 건강, 이제부터 시작이다.

<매실로 만드는 여름 별미>

-매실비빔국수-

1. 매실과 황설탕을 1:1 비율로 밀패용기에 켜켜히 쌓고 1달정도 숙성시켜 매실 청을 만든다.

2. 매실 청의 과육은 씨를 제거하고 얇게 채를 썰어준다.

3. 다진 소고기에 간장, 설탕, 후추, 마늘, 참기름, 참깨로 양념해서 기름 두른 팬에 바짝 볶아낸다.

4. 매실 청, 물엿, 고추장, 마늘, 식초, 간장, 참기름, 후추, 참깨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5. 삶은 소면에 절반의 양념장을 넣고 무쳐서 그릇에 담는다.

6. 소면 위에 오이, 당근, 소고기, 지단, 매실 과육을 올리고 남은 양념장을 올린다.


#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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