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내곡동 사저는 전임 대통령들에 비하면 규모도 적고 국고도 덜 들어가도록 한 것"이라며 '특혜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또 현직에 있을 때 사저에 대해 전혀 보고받은 바도 없고 알지 못했다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임 전 실장은 15일 오전 대전을 방문해 새누리당대전시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내곡동 사저' 및 '민간인 사찰' 논란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대통령은 사저는 개인 문제니 비서실은 관여하지 말라고 했다"그는 우선 "내곡동 사저문제와 공직윤리관실 (민간인사찰) 문제에 대해서는 경위가 어떻든 간에 그 사건 자체가 국민에게 많은 의혹을 남기고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굉장히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다만, 내곡동 사저문제는 그 일을 담당했던 직원이 과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사저 마련 업무를 그대로 해왔던 직원이다, 같은 직원이 이 문제도 (같은 방식으로) 그대로 시행한 것"이라고 말하고 "오히려 과거 전임 대통령들보다 국고가 덜 들어가도록 최선을 다해서 작업한 것이라고 그 직원은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논란이 됐던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규모도 최소화해서 간 것이다, 과거 전직 대통령은 사저가 있으면 그 주변을 광범위하게 산림청에서 산다든지 하는 식으로 돈이 많이 들어갔다"며 "부지를 매입하고 건축하는 과정에서 아마 관행보다 덜하면 덜했지, 문제될 게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 전 실장은 사저 문제에 대해 자신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왜 실장은 몰랐느냐, 그것은 대통령께서 사저 문제는 퇴임 후의 개인적인 문제니까 공무를 처리하는 곳인 비서실은 관여하지 말라고 방침을 줬다"며 "법적으로 경호는 따라 붙어야 하기 때문에 경호팀하고 이 문제를 처리하셨던 것으로 들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리 그 어떤 내용의 조사를 한다고 해도 좋다, 정치적으로 문제제기를 한다고 해도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왜 전직 대통령들과 비교하지 않는가 하는 문제제기는 제가 막았다, 그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직자들은 부당한 지시 따르지 않아야...그게 공직윤리" 그는 또 '민간인 사찰'과 관련해서는 "그 문제는 제가 실장으로 부임하기 전에 문제가 일어났고, 제가 부임한 시기는 이미 사법처리 마지막 단계에 들어가 있었다"고 설명하고 "청와대가 이미 검찰과 법원에서 문제가 되는 사건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는 게 원칙이기 때문에 그저 사법처리 과정을 지켜보기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공무원들이)잘못된 것이 있다면 엄정하게 심판을 받아야 한다, 당사자들은 억울하겠지만 공직자는 부당한 지시에 따르지 않아야 할 공직윤리가 있다고 본다"며 "다만, 그 당사자는 처벌받더라도 가족들은 이 일로 가정이 파탄 나고 실의에 빠지지 않아야 하기에 당연히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공무원들에게 돈봉투를 줬다는 지적에 대해 "마침 추석 때가 됐는데, 누구는 암에 걸렸다고 하고, 누구는 부모가 앓아누웠다고 하는 등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래서 그 때 제가 가지고 있던 돈, 소액을 보냈다"며 "그러나 그게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는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에 대해 일부에서는 굉장히 큰돈이고 공금이 아니냐 하는 의혹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며 "아마 그 분들은 청와대 경비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몰라서 그러는 것 같다, 대통령실 예산은 항상 부족하다, 개인적인 돈을 쓰게 될 정도로 돈이 없다"고 말했다.
"경선하면서 바꾸겠다는데... 정말 코미디"그는 또 새누리당 내 경선 룰과 관련한 갈등에 대해 "3명의 비박주자들이 말하는 완전국민경선은 당의 행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실현이 좀 어려울 것"이라며 "이르면 일요일쯤 경선룰에 대한 절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가서는 안 된다, 국민들은 이러한 일방적 당 운영에 대해서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이러한 일방적인 운영은 연말 박근혜 전 대표에게도 당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한 "경선을 진행하면서 바꾸겠다고 하는데, 이것을 정말 코미디다, 축구경기를 하다가 재미없으니까 럭비처럼 뛰자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경선예비후보 등록을 받기 전에 룰을 완전히 확정하고 그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종시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자족기능이 확충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낮에만 사람이 있고 밤에는 공백이 있는 도시는 살아있는 도시가 아니"라면서 "이제 과학벨트가 인근에 들어오기 때문에 이와 연계해 교육과 연구기능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을 방문한 임 전 실장은 이날 오후 대전지역 방송 및 신문들과 인터뷰를 한 뒤 지역주민들을 만나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