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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호 PD(자료사진).
최승호 PD(자료사진). ⓒ 이정민

"김재철 체제라는 게, 정말 '미쳤다'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나. 상식이 없는, 엄청난 무리를 범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징계를 피한다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 아닌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PD수첩의 '간판 PD' 최승호 PD가 해고됐다. MBC 사측은 20일 오후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이미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던 김민식 PD(<내조의 여왕>)에게는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내렸고, 이중각 PD('PD수첩'), 전흥배 촬영감독(<커피프린스 1호점>)도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남극의 눈물> 김재영 PD, 'PD수첩' '광우병편' 이춘근 PD는 '정직 6개월', <나는 가수다> 신정수 PD는 '정직 1개월'을 받았다.

이날 사측이 징계를 내린 조합원은 모두 12명.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의 표현에 따르면, 그야말로 '대학살'이다. 이로써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MBC 내 해고자는 모두 8명으로 늘어났다.

최승호 PD는 해고 통보를 받은 직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조합원 신분일 뿐이고 조합 집행부도 아니고 공식적인 활동을 유별나게 한 것도 없기 때문에 해고까지는 생각을 안 했다"면서 "(결과를) 미리 정해놓고 하는 징계위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후배들이 정직 1개월에서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최 PD는 "마음이 아프다"면서 "징계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씁쓸해했다. 

노조위원장 출신인 자신과 박성제 기자가 해고된 것을 두고, "노조를 완전히 뿌리뽑겠다는 상징성 때문에 저와 박성제 기자를 해고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1986년 MBC 시사교양국에 입사해, 올해로 27년차 최고참 PD인 최승호 PD는 <경찰청사람들>, <MBC 스페셜>, <삼김시대> 등 MBC의 대표적인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을 제작해왔다. 1995년부터 'PD수첩'에 몸담은 최 PD는 2005년에는 한학수 PD와 함께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올해의 PD상'을 수상했고, 2010년 '검사와 스폰서편'으로 또 한 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이 불방사태를 맞으면서 경영진과 갈등을 빚은 후, 최 PD는 지난해 3월 비제작부서로 '강제 전출' 당한다. 파업 이전에는 제작부서로 돌아가 <MBC 스페셜>에서 '원자력 문제' 관련 방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다음은 최승호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규정 위반한 간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더니..."

 지난 2월 24일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김재철 사장이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간부들과 안전관리직원들에 둘러싸여 사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2월 24일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김재철 사장이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간부들과 안전관리직원들에 둘러싸여 사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 유성호

- '해고' 예상했나.
"예상 못 했다. 저는 조합원 신분일 뿐이고 조합 집행부도 아니고 공식적인 활동을 유별나게 한 것도 없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생각 안 했다. 징계위 회부 자체가 '너무 오바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는데 그렇게 결과가 나왔다. (결과를) 미리 정해놓고 하는 징계위였던 것 같다." 

- 사측이 밝힌 징계 사유가 뭔가.
"파업 참여한 것, 무단결근한 것, 입사 20년차 이상 조합원들이 하는 '오라누이' 농성을 같이 한 것, <피떡수첩>에서 인터뷰한 것, 그 다음에 대기발령에 응하지 않은 것도 (징계 사유에) 집어넣었더라. 대기 발령을 일방적으로 내려놓고. 파업 중인 사람들한테 대기발령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기자주 : 최승호 PD는 지난 1일 사측이 내놓은 1차 대기발령자 명단에 포함됐다)." 

- 18일 인사위원회에서 뭐라고 소명했나.
"제가 '피떡수첩'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김재철 사장이 PD수첩을 얼마나 탄압을 했나가 내용이다. 그런데 김재철 사장이 'PD수첩'을 탄압하는 과정 자체가 사내에 있는 규정을 다 위반하면서 했다. 단체협약 위반하고, 방송제작 가이드라인 위반하고. 하나하나가 다 그렇다. (규정을 위반한) 그런 간부나 임원들의 위반행위에는 일언반구도 없고, 조사를 한다든지 처벌을 한다든지 그런 것 없이, 거기에 항의하는 PD들을 징계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했다. '나를 징계하기 전에 그 사람들을 징계하라'. 그랬는데 저만 해고시켰다." 

"서명운동에 불 붙어...파업 해결, 머지않았다"

- 징계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나.
"징계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이번에 후배 PD들 같은 경우에도 정직 6개월을 때리고 이런 걸 보니까 마음이 아프다. '김재철 체제'라는 게 정말 '미쳤다'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나. 상식이 없는, 엄청난 무리를 범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징계를 피한다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 아닌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싶다)."

- 공교롭게도 이번에 해고를 당한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사 모두 노조위원장 출신인데. 
"제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노조위원장을 했다. 노조를 완전히 뿌리뽑겠다는 상징성 때문에 저와 박성제 기자를 해고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 지난해 3월 비제작부서로 발령 받았다가, 파업 전에는 다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들었다.
"<MBC 스페셜>에서 원자력 문제를 제작하다가 파업 때문에 중단을 하고 내려왔다(파업에 참여했다)."

- 사측의 징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추후 부분은 노동조합에서 결정을 할 거다."

- MBC 파업 사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서명운동에 불이 붙었다. 많은 국민들이 서명운동에 참여를 해서 100만 명 이상 서명을 하고, 이러한 마음이 전달된다면, 저는 머지않아서 끝날 거라고 생각한다."


#김재철#최승호#MBC 노조#MBC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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