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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지 않아 땅이 메말랐는데도 우리 'MB가카'께서는 "4대강으로 가뭄이 해결되었다"고 하십니다. 정말 어느 나라 대통령인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논 바닥은 '쩍쩍' 갈라지고, 벼들은 시들해지는 모습을 보는 농민들 가슴은 이미 '숯'이 되어버렸습니다. 타버린 농민들 가슴을 보는 농민의 아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루 속히 빨리 비가 내려 농민들 가슴과 온 나라을 촉축히 적셔주기를 바랍니다.

모내기는 했지만, 며칠 동안 비가 오지 않으면...

타 들어가는 논을 보면서 22일 아내와 함께 경남 남해를 다녀왔습니다. 다행히 그곳은 모내기를 이미 끝낸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곳 역시 끊임없이 물을 대고 있었습니다. 비록 며칠 동안 비가 오지 않으면 이곳도 메마를 것입니다.

 비록 모내기는 했지만 물을 끊임없이 대고 있습니다. 며칠 동안 비가 오지 않으면 이곳도 메마를 것입니다.
비록 모내기는 했지만 물을 끊임없이 대고 있습니다. 며칠 동안 비가 오지 않으면 이곳도 메마를 것입니다. ⓒ 김동수

 비록 모내기는 했지만 물을 끊임없이 대고 있습니다. 며칠 동안 비가 오지 않으면 이곳도 메마를 것입니다.
비록 모내기는 했지만 물을 끊임없이 대고 있습니다. 며칠 동안 비가 오지 않으면 이곳도 메마를 것입니다. ⓒ 김동수

작은 호스를 통해 나오는 물이 참 힘겨워보였습니다. 물이 생명임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물이 없으면 사람만 아니라 벼도 살 수 없습니다. 벼가 살 수 없다면 다른 것도 살 수 없습니다. 작은 호스를 통해 공급되는 물이 끊어지 전까지 비가 내려주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땅은 거짓말 하지 않아요...

농부는 참 부지런합니다. 포기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손으로 키우는 모든 농작물을 자식처럼 키웁니다. 자식과 농작물을 구별하거나 차별하지 않습니다. 가지는 보랏꽃을 피워 조금 있으면 열매를 맺을 것이고, 붉은콩은 이미 열매를 맺어 주인이 수확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보라빛 가지꽃입니다. 얼마 후 가지가 열려 우리들 입맛을 돋구게 될 것입니다.
보라빛 가지꽃입니다. 얼마 후 가지가 열려 우리들 입맛을 돋구게 될 것입니다. ⓒ 김동수

 농부의 땀으로 맺힌 붉은 콩입니다.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농부의 땀에 반드시 보답합니다.
농부의 땀으로 맺힌 붉은 콩입니다.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농부의 땀에 반드시 보답합니다. ⓒ 김동수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농부의 땀에 반드시 보답합니다. 땀을 흘린 농부는 몸으로 알고, 마음으로 압니다. 가지와 붉은 콩이 자신을 배반하지 않음을 말입니다. 그러므로 성실한 농부는 아침마다, 저녁마다 이 녀석들을 만나러 갑니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마음이 아픕니다. 비가 너무 많이 와도 아픕니다. 지금은 비가 오지 않아 메마른 땅을 보면서 안타까워 하지만 장마가 지고, 태풍이 불면 혹여나 물에 잠겨 더 또 다른 고통을 겪지 않을까 밤을 지새웁니다.

왜 못생긴 여성을 호박꽃에 비유하죠? 노란 빛깔 얼마나 고운데

옆에 호박꽃이 있었습니다. 왜 못생긴 여성을 호박꽃이라고 할까요? 그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노란 저 빛깔 얼마나 고운지 모릅니다. 사람이 호박꽃 같은 노란빛깔을 만들 수 있을까요? 제 카메라 담긴 저 호박꽃은 이미 호박꽃의 노란 빛깔이 아닙니다. 결코 담을 수가 없습니다.

 호박꽃입니다. 왜 못생긴 여성을 호박꽃이라고 할까요? 그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노란 저 빛깔 얼마나 고운지 모릅니다.
호박꽃입니다. 왜 못생긴 여성을 호박꽃이라고 할까요? 그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노란 저 빛깔 얼마나 고운지 모릅니다. ⓒ 김동수

호박꽃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기는 데 옛 추억을 떠올리는 풀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릴 적 우리들은 '삐삐'라고 불렀습니다. 봄에 새싹이 올라왔을 때 뽑아 먹었습니다. 맛을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지만 참 맛있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절대'(?) 먹지 못할 것입니다.

 어릴 적 우리들은 '삐삐'라고 했는데 정확한 이름을 모르겠습니다. 봄에 새싹이 올라왔을 때 뽑아 먹었습니다. 참 맛있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절대'(?) 먹지 못할 것입니다.
어릴 적 우리들은 '삐삐'라고 했는데 정확한 이름을 모르겠습니다. 봄에 새싹이 올라왔을 때 뽑아 먹었습니다. 참 맛있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절대'(?) 먹지 못할 것입니다. ⓒ 김동수

땅을 없앤 곳에 콘크리트 문화 세우니...'우르르 쾅쾅'

이처럼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만 아니라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줍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꾸만 콘크리트 문화가를 우리를 더 잘 살릴 수 있다면서 벼를 지었던 논을 뒤엎어버립니다. 밭은 갈아 엎습니다. 옆에도 한창 커다른 건물을 하나를 짓고 있었습니다. 지난 해까지만해도 이곳은 논이었고, 쌀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모내기를 할 수 없습니다. 모내기를 할 수 없으니 당연히 쌀을 얻을 수가 없습니다. 그럼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우르르 쾅쾅'하는 천둥소리가 나더니 거푸집이 무너졌습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갑자기 천둥소리가 나더니 거푸집이 무너졌습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갑자기 천둥소리가 나더니 거푸집이 무너졌습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 김동수

 갑자기 천둥소리가 나더니 거푸집이 무너졌습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갑자기 천둥소리가 나더니 거푸집이 무너졌습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 김동수

논과 밭은 하루가 멀다하고 사라집니다. 그곳에는 어김없이 콘크리트 문화게 세워집니다. 끊임없이 세워지는 콘크리트 문화. 무너진 거푸집을 보면서 문득 든 생각, 논밭을 없애다가 언젠가는 우리 모두가 무너질 날이 올 수 있다는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그 날이 오기 전 우리 모두는 탐욕을 내려놓아야 할 것입니다.


#가지#호박꽃#벼#논#콘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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