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은 2009년 쌍용자동차 대량해고 이후 노동자·가족 22명이 목숨을 잃은 것을 두고 "22명의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했고, 23번째 희생자가 예고된 상태"라며 "이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사회적 살인으로,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25일 국회가 이러한 22명 연쇄살인의 전모를 파헤치고 새로운 희생자를 막기 위해 나서기로 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는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의원모임'이 발족했다.
이 모임은 심상정(통합진보당)·은수미(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 12일 제안한 것으로, 여야 의원 39명이 참여했다. 민주통합당에서는 26명의 의원이 참여했고, 통합진보당에서도 의원 10명이 함께 한다. 새누리당에서도 남경필·정두언·정병국 의원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심상정·은수미 의원은 사업제안서를 통해 "지난 2009년 국내 굴지의 완성차 회사인 쌍용차는 2646명에 달하는 노동자를 정리해고했다"며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다른 어느 곳에서도 어떠한 희망을 찾지 못했고, 22명이 스스로 생명을 놓아버렸다"고 전했다.
이들 의원은 이어 "지난 3년간 우리 정치권은 이 사안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지금 이 순간에도 해고된 노동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갈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상정·은수미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권리를 지켜야 하는 정치인으로서 사명을 더 이상 방기할 수 없다"며 "힘과 지혜를 모아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는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23번째 죽음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의 발언에 많은 의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김정우 지부장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아이들과 아내의 눈물이 흐르지 않도록 해 달라"며 "더 이상의 죽음은 바라지 않는다, 국회에서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은수미 의원 등은 연신 눈물을 닦았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와 강기갑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해 이 모임에 힘을 실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여야 3당의 주요 의원이 함께했다, 쌍용차 문제가 국회에서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강기갑 위원장은 "'살인 상태'에 있는 노동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쌍용차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의원 한 사람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쌍용차 문제를 해결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당사자의 고통도 덜 수 있도록 하겠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차원의 청문회 실시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모임에서는 제안자인 심상정·은수미 의원이 공동대표단에 선임됐다. 새누리당 의원 1명도 공동대표단에 포함될 예정이다. 모임은 이후 대한문 분향소 방문, 진상조사사업 실시, 청문회 및 국정조사 개최, 쌍용차 문제 해결 촉구 결의안 채택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