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불도저' 정부다. 기획재정부가 26일 '공공기관 선진화계획 추진실적 점검 및 향후 계획'을 통해 "인천공항공사 지분매각과 가스산업 경쟁도입, 전기안전공사 기능 조정 등 3개 과제는 19대 국회에 법안을 재상정해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며 인천공항 지분 매각을 강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 민영화를 '선진화계획 지연과제'로 분류하며 "전문공항 운영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지분 49%를 매각해야 하나 법 개정 지연으로 추진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 지분 매각은 지난 18대 국회에서 밀어붙였다가 무산됐는데 정권 말기에 다시 들고 나온 것이다.
'선진화계획 지연과제'로 꼽힌 인천공황 민영화
그럼 정권 말기에 반드시 밀어붙여야 할 정도로 인천공항은 실적이 저조할까? 아니다. 인천공항 누리집 '숫자로 보는 인천공항'은 해마다 인천공항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2010년 기준 '숫자로 보는 인천공항'은 ▲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 6년 연속 1위 ▲ 세계 국제화물운송 2위 ▲ 세계 국제여객운송 8위 ▲ 취항항공사수 70개사 ▲ 취항도시 수 176도시 ▲ 공항 종사자 3만5000명 ▲ 화물처리 270만 톤 ▲ 환승객 520만 명 ▲ 여객처리 3300만 명 ▲ 매출액 1조 3000억 원이다.
그럼 2012년 6월 현재 '숫자로 보는 인천공항'을 어떨까? ▲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 7년 연속 1위 ▲ 세계 국제화물운송 2위 ▲ 세계 국제여객운송 9위 ▲ 취항항공사수 79개사 ▲ 취항도시 수 182도시 ▲공항 종사자 3만5000명 ▲ 화물처리 250만 톤 ▲ 환승객 560만 명 ▲ 여객처리 3400만 명 ▲ 매출액 1조 5000억 원이다.
여객운송과 화물처리에서 2010년보다 떨어졌을 뿐, 매출액과 취항 항공사, 취항 도시, 환승객는 더 많아졌다. 특히 인천공항 매출액은 개항 초기였던 2001년 3767억 원에서 1조 5000억권으로 늘었다. '항공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국제공항협의회(ACI) 주관의 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세계최우수공항상을 7년(2005∼2011년) 연속 수상했다. 이같은 숫자는 이명박 정부가 지분 매각 강행을 밝히면서 '선진화 지연' 운운하는 것이 설득력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MB정권, 집권 초기부터 매각 공들여...이명박 정권은 정권 초기부터 인천공항 매각에 공을 들였다. <경향신문>은 지난 2008년 8월 20일 "맥쿼리그룹이 인천공항공사 지분 인수 유력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 조카이자 이상득 의원 아들인 이지형씨는 매쿼리IMM자산운용 대표로 재직하던 중 지난해 10월 골드만삭스가 매쿼리IMM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대표로 자리를 옮겼으며 이 회사는 골드만삭스-매쿼리 인프라 재간접 펀드라는 사회간접자본 투자펀드를 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경향신문> 보도에 대해 당시 국토해양부는 "현재 구체적인 매각방식, 절차, 인수기업 등은 결정된 바 없으며, 외국자본인 맥쿼리로 넘긴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하지만 "전혀 사실무근"은 불과 한 달만에 "검토할 계획"으로 말을 바꿨다. 2008년 9월 24일 정종환 당시 국토해양부 국토해양부 국정감사에서 "인천공항 지분 매각 대상에 맥쿼리그룹도 배제하지 않고 검토할 계획"이라고 답변했었기 때문이다.
또 <한겨레21>은 '인천공항공사, 조카를 위해 준비했다?'(2008.08.22 제724호)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이자 이상득 의원의 아들인 이지형씨도 맥쿼리와 인연이 있다"며 "그는 맥쿼리 자산운용 대표로 있던 중 골드만삭스가 맥쿼리 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자연스레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이 회사는 '골드만삭스-맥쿼리 인프라 재간접 펀드'라는 사회간접자본 투자 펀드를 운용 중"이라고 보도했었다.
같은 기사에서 당시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인천공항공사 민영화는 이명박 정부, 맥쿼리 자본, 국내 관료집단이 치밀하게 준비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의미심장한 주장을 했었다. 참고로 '맥쿼리'는 지난 4월 서울 지하철 9호선 요금 500원 인상 발표 후 언론에 자주 등장했던 그 회사다.
노암 촘스키 "부패한 정부는 모든 것을 민영화한다"이명박 정권은 인천공항 매각을 밀어붙이려 했지만 번번히 국회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해 11월 8일 국회 국토위 예산심사소위는 정부가 인천공항 민영화를 전제로 제출한 지분매각대금예산 4314억 원 전액을 삭감까지 했었다.
그런데 또 다시 매각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불도저 정권'다운 발상이다. 노암 촘스키는 "부패한 정부는 모든 것을 민영화한다"며 "공기업의 민영화는 공공부문을 민간기업과 다국적 자본에 팔아넘기려는 속임수일 뿐"이라고 주장했었다.
누리꾼들도 인천공항 지분 매각 시도를 비판하고 있다.
"정부가 인천공항 매각을 다시 추진한다는군요. 각하가 만든 것도 아닌데... 그러지 말고 각하의 자랑거리인 '아라뱃길'과 '사대강 시설'을 팔죠. 원가에서 조금 밑지고라도 각하의 친인척 측근들에게 꼭 팔았으면 좋겠습니다."(@histo****)"인천공항 재매각을 추진하는 정부를 매각하자."(@mettay****)"세계최고 인천공항 매각 강행? 잊을만하면 촘스키의 '부패한 정권은 모든 걸 민영화한다'는 말을 떠올려주는 MB정권, 참 이런 도둑적으로 완벽한 먹튀정권도 또 없을 겁니다"(@bulko****) "인천공항 매각은 쉽게 비유하자면 언론사에서 매달 이달의 기자상 타고 매년 올해의 기자상 타는 기자를 다른 회사에 '그냥' 넘기는거다. 한마디로 약 처먹은 짓."(@noo****) "인천공항 매각 강행에서 가장 화가 나는 점은 정부에서 내세운 매각 강행 이유가 완전히 말도 안되는 데도 불구하고, '니들이 어쩔꺼냐'는 식의 태도를 깔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정권은 정말로 사람보기를 우습게 아는데, 벼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thom*****) 한편 인천공항 노동조합은 '국가관문 인천공항 해외매각 등 사유화! 국민의 힘을 막아내야 합니다'라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서명운동에는 26일 오후 9시 42분 현재 45만5263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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