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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 기간 임에도 여수산단내 크고 작은 안전사고 발생으로 여수시 이미지 실추 및 박람회 관람객에 불안한 도시 이미지 제공', '이후 경각심을 가지고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더 큰 재난발생이 우려됨'(여수산단 특별 안전대책 회의자료 2012년 6월 26일 11시)

지난 28일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대림산업 여수공장에서 폴리에틸렌 제품 저장조(Silo)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멀쩡히 잘 돌아가던 공장에서 사고가 났답니다. 이 사고로 저장조 지붕이 파손돼 화재가 났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올 들어 여수산단에서 터진 아홉 번째 사고입니다.

대림산업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28일 목요일 오전 1시20분께 화치동 대림산업 HDPE공장 제품 저장조(Silo)인 V-059F 내부 압력상승으로 저장조 지붕이 파손돼 제품이 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붕이 터지는 과정에서 보관중인 폴리에틸렌 백색 가루가 주변으로 분출돼 0.5t이 소실됐고요.

이번 사고 발생 이틀 전, 여수시와 한국가스안전공사가 공동으로 '여수산단 특별 안전대책 회의'를 열었습니다. 한국실리콘 트리클로로실란(TCS)가스 누출사고와 금호미쓰이화학 포스겐 가스 누출사고를 겪은 관계기관이 산단 업체들에 강력한 경고를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습니다.

시 자치행정국장은 인사말에서 "금년 들어 8건의 안전사고가 있었고 박람회 개최 후에도 5건의 사고가 생겼다"며 "박람회 관람객들에게 불안한 마음을 심어주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건의 대형 재난 뒤에 수많은 가벼운 사고 있었다

대림산업 지난 6월 28일 새벽 1시 20분경,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대림산업 여수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났습니다.
▲ 대림산업 지난 6월 28일 새벽 1시 20분경,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대림산업 여수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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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실리콘 6월 7일 낮 1시 30분경, 트리클로로실란(TCS)이 누출된 한국실리콘입니다.
▲ 한국실리콘 6월 7일 낮 1시 30분경, 트리클로로실란(TCS)이 누출된 한국실리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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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쓰이화학 지난 6월 19일 낮 2시경, 금호미쓰이화학에서 포스겐 가스 누출됐습니다.
▲ 금호미쓰이화학 지난 6월 19일 낮 2시경, 금호미쓰이화학에서 포스겐 가스 누출됐습니다.
ⓒ 금호미쓰이화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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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끝난 후 이틀이 채 지나지 않은 시간에 또 사고가 났습니다. 회의를 비웃기라도 하듯말이죠. 관계기관의 강력한 의지와 상관없이 사고는 연이어 터지고 있습니다. 이로써 박람회 개막 후 여섯 번째 사고가 터졌습니다. 대책을 세워도 쉼 없이 터지는 사고에 모두 할 말을 잃었습니다.

하인리치(H. W. Heinrich)라는 미국의 재해방지 선구자가 있습니다. 그의  '하인리치 재해 피라미드'이라는 이론을 보면 불안전한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 330건의 재해 가운데는 사망 또는 중상이 1회와 경상 29회 그리고 무상해 사고가 300회 비율로 발생한답니다.

즉, 재해배후에는 상해를 수반하지 않는 방대한 수(300건, 90.9%)의 사고가 있답니다. 또, 이를 막을 수 있다면 사업장에서 발생하게 될 중대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생각하기 싫은 일이지만 연이어 터지는 여수산단 사고가 대형 재난사고의 전조는 아닐까요?

박람회에 모든 시선 모여도 힘든 판인데... 

사고현황 2010년부터 2012년 6월 20일까지 여수산단에서 발생한 사고 현황입니다.
▲ 사고현황 2010년부터 2012년 6월 20일까지 여수산단에서 발생한 사고 현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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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여수지부 이종명 노동안전 2국장이 사고 상황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 건설노조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여수지부 이종명 노동안전 2국장이 사고 상황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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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연이은 사고의 원인은 뭘까요? 한국가스안전공사 전남동부지사 형원중 부장을 만났습니다. 그는 "작년에 비해 올해 사고가 빈발하고 있는데 바뀐 상황은 두 가지 뿐이다. 첫째는 박람회가 열리고 있어 그 기간 동안 산단 내 정비를 빨리하거나 늦추라는 주문을 했던 일이다. 두 번째는 화학 경기가 작년에는 좋았고 올해는 나쁘다는 점이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을 만났습니다.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여수지부 이종명 노동안전 2국장은 "엑스포 때문에 계획된 일정을 무리하게 당겨 정비를 추진했다. 갑자기 대규모 정비가 산단에서 이루어졌다. 때문에 많은 인력이 필요했고 타 지역 사람도 많이 왔다. 결국, 미숙련공들까지 까다로운 정비에 투입됐다. 부실 공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원인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하겠지요. 하지만 관계기관은 다양한 사고원인을 잘 추려서 대책을 하루속히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동안 여수시는 나름대로 산단 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을 펼쳤지만 부족한 듯합니다. 지난 2월에는 여수산단 공장장 및 관련기관장이 모여 회의를 했고 3월부터 5월까지는 유관기관 합동 특별 안전점검도 실시했습니다.

또, 박람회 개막일부터 폐막일까지는 여수산단 안전대책 상황반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이어 터지는 사고가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더 이상은 여수산단 사고로 전국의 관심을 모아서는 안 됩니다. 여수세계박람회에 모든 시선과 노력이 모여도 힘든 상황입니다.


#대림산업#한국실리콘#금호미쓰이화학#여수시#여수세계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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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들 커가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애들 자라는 모습 사진에 담아 기사를 씁니다. 훗날 아이들에게 딴소리 듣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세 아들,아빠와 함께 보냈던 즐거운(?) 시간을 기억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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