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가 음성 매출을 잠식할 거라는 통신사의 우려는 기우였을까? 카카오톡 보이스톡 이용자 절반 이상이 서비스 품질에 불만을 갖고 있고 40%는 한 번 써본 뒤 다시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IT 시장조사업체인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에서 3일 발표한 보이스톡 이용 실태 조사 결과 하루 1번 이상 쓰는 사람은 19.7%였고 '주5회 미만'이라는 응답자가 40.6%로 가장 많았다. 한 번 써본 뒤 이용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39.7%에 달했다.
지난 6월 26일 전국 보이스톡 이용자 21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다. 1회 평균 사용시간도 5분 미만이 84%에 달했고 30분 이상 장시간 이용은 1.4%에 그쳤다. 전 세계 이용자가 5000만 명이 넘고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라면 누구나 쓴다는 카카오톡이 지난 6월 초 보이스톡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일으킨 파장에는 못 미치는 결과다.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서 지난 3월 발표한 mVoIP 이용 실태 조사 결과 비교해 이용 빈도는 늘었지만 평균 이용 시간은 오히려 줄었다. KISDI가 지난해 8~9월 스마트폰 이용자 1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당시 다음 마이피플, 네이트온톡, 스카이프 같은 mVoIP를 거의 매일 이용한다는 응답은 6.7%였고 주 1~6회 이용도 28% 정도에 그쳤다. 다만 1회 평균 통화시간은 5분 미만이 38.3%, 5~30분이 52%, 30분 이상이 10.7%로 비교적 길었다.
"호기심에 써봤는데 불편"... 40%는 다시 이용 안 해
보이스톡을 이용하는 이유도 '무료 서비스'와 '새로운 기능에 대한 호기심'이란 의견이 가장 많아 일시적 '유행'에 그칠 가능성도 점쳐졌다. 국내 서비스 직후인 지난 6월 6일 2000만 명에 달했던 보이스톡 통화연결수가 6월 10일 이후 200만 명 수준으로 줄어든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또 돈을 내고라도 보이스톡을 쓰겠다는 응답은 11.9%에 그친 가운데 '무료라도 이용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47.6%에 달했다. 이들은 통화 끊김 등 서비스 불안정성(35.7%)이나 미흡한 통화 품질(25.0%), 앱 실행 후 통화를 해야 하는 편의성 부족(10.7%)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실제 통화 품질이 매우 나쁘다거나 다소 나쁘다고 응답한 비중이 51.6%로 절반을 넘었고 품질이 좋다는 응답자는 14.1%에 그쳤다.
이통사 mVoIP 정책과 관련해서는 '모든 요금제에서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52.1%로 가장 높았고 지금대로 '요금제별 제한은 가능하지만 추가 지불 없어야 한다'는 의견이 34.7%, '모든 요금제에 허용하되 적정수준 이용료는 인정한다'는 의견도 12.8%로 나타났다. 또 적극적인 이용의사를 밝힌 이용자들도 유료화시 적정요금은 월 3천 원 미만으로 밝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의 경우 기본 데이터를 모두 mVoIP로 쓰려면 월 79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장중혁 애틀러스 부사장은 "카카오톡이 마이피플에 비해 설치율이나 사용량이 많긴 하지만 아직은 제한적인 용도로 쓰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면서 "보이스톡 때문에 이통사 음성 매출이 감소한다는 것은 단지 기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장 부사장은 "이통사들이 두려워하는 건 보이스톡 품질이나 만족도가 아니라 음성통화 사용자 경험을 카카오톡에 빼앗기는 것"이라면서도 "이통사도 VoLTE(LTE 전화) 같은 더 좋은 서비스로 만회해야지 망을 끊어 서비스를 차단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