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당성 없는 마산만 매립을 하면서 무슨 '동아시아 해양회의'를 연다는 것이냐. 마산만 매립 즉각 중단하라."
아시아 최대 규모 해양회의인 '2012 동아시아 해양회의(PNLG)'가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가운데,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마산YMCA 등 시민사회단체와 야당으로 구성된 '마산해양신도시건설사업반대시민대책위원회'는 회의장 앞에서 "마산만 매립 중단"을 촉구했다.
'동아시아 해양회의'는 국토해양부․창원시 공동주관으로, 9~12일 사이 창원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는 '블루이코노미 구축:동아시아 해양의 전략, 기회, 파트너십'을 주제로 14개 회원국 장관을 비롯 해양전문가, 기업인, NGO 등 1500여 명이 참가한다.
오는 12일 열리는 '장관포럼'에서는 동아시아의 블루이코노미 구축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 이행을 촉구하는 '창원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PNLG는 2001년 설립됐으며 창원시는 2011년에 가입했다.
국토해양부․창원시는 마산만 매립사업을 벌이고 있다. 창원시는 지난 6일부터 마산만 매립을 위한 1차 호안공사에 들어갔으며, 굴착기를 이용해 매일 잡석 2500톤을 마산 앞바다에 투하하고 있다. 창원시는 마산만을 매립해 가포신항과 해양신도시를 조성할 예정이다.
'마산해양신도시건설사업반대시민대책위원회'는 9일 오전 창원컨벤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타당성 없는 가포신항을 위하여 19만평 마산만을 매립하는 걸 용납할 수 없다"며 "창원시장은 불법매립공사 즉각 중단하고 시민여론부터 수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꿈에서도 일어나지 말기를 기도했던 마산해양신도시 건설사업을 위한 마산만 매립공사가 시작되었다"면서 "창원시는 마산해양신도시 조성사업(변경사항)을 환경영향평가 변경 협의 절차를 생략한 채 강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1970년대 근대화 과정에서 공장용지와 아파트 건설을 위해 마산만 매립이 본격화되었고, 그로 인하여 대략 45%의 마산만 연안이 매립되었다"며 "1980년대 공장과 주택지에서 막무가내로 배출된 폐수와 하수로 인하여 마산만은 검붉게 변했고, 적조발생과 해수욕장 폐쇄, 어패류 채취금지 등 죽음의 바다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죽음의 바다 마산만을 바라보고 살던 마산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마산만 환경보전과 마산만 되살리기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다. 연암오염총량제 실시 등으로 마산만의 수질을 크게 개선시켰다"면서 "그러나 갯벌이 사라진 마산만은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상란지와 서식지로서의 기능을 영원히 상실했다"고 덧붙였다.
시민대책위는 "마산만을 되살리려면 마산만을 매립하는 마산해양신도시건설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국토해양부 장관은 타당성 없는 가포신항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또 시민대책위는 "국토해양부 장관은 마산만을 지키고자 하는 창원시민들의 면담 요구를 수용하라"며 "시민사회는 타당성은 물론 필요성마저도 없는 가포신항, 마산해양신도시건설사업을 위해 절대 마산만이 매립되는 것을 보고 있을 수만 없다"고 밝혔다.
이날 '동아시아 해양회의'에는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참석했는데, 시민대책위는 장관 면담을 요구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시민대책위 회원들은 자전거에 '마산만 매립 반대' 깃발을 꽂고 창원시내를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