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열릴 오는 11월까지 불과 4개월도 남지 않은 가운데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며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은 11일(한국시각)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오바마와 롬니는 각각 47%의 지지율로 동률을 이뤄 여전히 교착 상태(deadlocked)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건강보험개혁법과 애리조나주 이민법에 대한 대법원의 위헌 결정,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경제위기와 높은 실업률 등 사회 전반을 들썩이게 했던 주요 변수들도 대선 가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오바마와 롬니는 지난 1년간 13차례 여론조사에서 한쪽이 오차범위를 넘어 앞선 것은 단 2차례밖에 없을 정도로 미국 대선 역사상 초유의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추세를 보면 롬니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면에 오바마 지지율은 하락세다.
지난 5일부터 나흘간 무작위로 뽑힌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벌인 이번 여론조사에 따르면 74%의 응답자가 정확히 절반으로 나뉘어 오바마 또는 롬니를 '확실하게'(definitely) 지지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12%는 '확실하지 않지만 대선까지 지지 후보를 바꿀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고, 특정 후보를 '아주 열성적으로 지지'(very enthusiastically)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오바마 51%, 롬니 38%로 나타났다.
오바마 싫어서 롬니 지지한다?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였다. 오바마를 지지하는 75%는 그를 위해서 투표하겠다고 밝힌 반면에 롬니를 지지하는 59%는 오바마에 반대하기 때문에 롬니에게 표를 주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좋아서 지지했던 유권자와 그를 싫어해서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로 나뉘었던 2004년 대선과 비슷한 경향이다.
오바마의 국정 수행에 대해서는 찬성 47%보다 반대 49%가 약간 높았다. 오바마 정부가 최대 업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건강보험개혁에 대해서도 반대 44%가 찬성 42%보다 높았다. 다만 지난 4월 조사(반대 53%-찬성 39%)와 비교하면 찬성이 다소 늘어났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롬니보다는 오바마의 지지자들이 승리에 대한 확신이 더욱 강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