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골프장 문제 해결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8일 성명을 발표하고 "최문순 도지사는 '제3안의 대안사업' 운운하는 기만행위 중단하고 지난해 4·27 강원도지사 재보궐선거 당시 지역 주민들과 한 공약 사항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재보궐선거 당시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는 골프장 문제로 민원을 제기한 지역 주민들을 만나, "주민동의 없는 골프장을 반대하며,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7개 지역은 전면 재검토하겠으며 도지사 직속 민관 협의회를 통해 이를 이행하겠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그런 약속과는 달리 최문순 도지사는 취임 이후, 강릉시 구정리 강릉CC 골프장 조성사업 등에 담당 공무원들이 의제협의를 완료해주는 과정을 막지 못함으로써 사실상 이들 골프장 조성 사업의 허가를 마무리해 주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에는 강원도청이 민원 제기된 골프장 사업주들을 만나 골프장을 다른 시설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강원도청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골프장 사업의 일부는 축소하고, 일부는 관광 사업 등으로 전환할 것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책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불·탈법으로 얼룩진 강원도 골프장들에 대하여 전면 재검토하겠다던 주민과의 약속은 사라지고, 사업자와 상생을 논하고 있다"고 꼬집고 "우리는 사업자와 상생을 꾀하며 주민을 배척시하고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최문순 지사의 상생 방안에 대하여 결코 용납할 수 없음을 밝힌다"며 반대 뜻을 명확히 했다.
강릉CC 반대주민대책위원회의 조승진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와 한 통화에서 "골프장 사업주들이 민관협의회의 정상적인 현장조사를 막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있는데도 강원도청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공약을 이행할 생각 없이 사업주와 상생을 꾀하는 등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강원도 내의 골프장은 김진선 전 도지사 시절 사업 조건이 크게 완화되면서 허가가 남발돼, 지난 해 말로 사업을 추진 중인 것까지 합쳐 모두 83곳으로 급증했다. 그 와중에 일부 공무원들이 사업주들이 자행하는 불법과 탈법에 편승하는 일까지 발생하면서 숱한 문제가 야기됐다. 그 문제들로 인해 강원도청 안에서는 현재 골프장 반대 지역 주민들이 270여 일째 항의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