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산1동은 2001년 택지개발로 많은 부분이 변했다. 옛부터 이곳은 농경지터로 경운기와 마차가 지나가는 주요 길목이었다. 또한 지역 중심부로 친수환경으로 조성된 서부간선수로가 관통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근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이웃끼리의 정문화가 사라졌다. 이를 극복하기위해 이번에 한평공원을 조성하게됐다. 상대적으로 노인분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인지라 공동체 문화를 복원하고 살맛나는 마을 만들기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박명근 삼산1동장)
한여름 삼복(대서)더위를 증명해주듯 뼛속까지 햇살이 파고들었던 22일 주말 오후 4시. 부평구 삼산1동 치안센터 주변이 50여 명 주민들의 웃음소리로 왁자지껄하다. 인근 유성빌라에 사는 주민들과 이소헌 구의원, 박명근 동장, 그리고 시민단체 회원들이 모여 잔치한마당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날 유성빌라 공터에 만들 예정인 한평공원 조성계획을 듣고 아침 일찍부터 잔치를 준비했다. 치안센터 주차장에는 인근주민들을 위해 떡꼬치, 음료수, 천연모기퇴치제 등의 부스를 마련했다. 그리고 한 켠에는 지역발전을 위한 주민제안 접수코너와 인천여성회의 성평등 예방 홍보물이 전시됐다.
또한 이날의 주인공격인 '걷고싶은 도시만들기 시민연대(도시연대)' 관계자가 시민들과 함께 한평공원 조성을 위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관계자는 "이번 공원 조성은 행정이나 업체가 일방적으로 만드는 공간이 아니라 주민이 참여하고 다양한 세대가 의견을 내어 주민들이 더 만족하고 사랑할 수 있는 생활공간으로 조성하는 커뮤니티 디자인"이라며 주민들에게 적극 홍보했다.
도시연대에 따르면, 이번 삼산1동 한평공원은 삼산동 치안센터 앞 유성빌라 인근을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시연대는 향후 주민과의 의견 수렴을 통해 상생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특히 이번 한평공간의 주요한 취지로는 여성과 아이가 안전한 마을을 위한 프로젝트로 출발했다.
사람 향기나는 공동체 마을 만들기
도시연대는 현재 전국적으로 한평공원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다. 이 단체는 이미 금천구 시흥동 한평공원,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 한평공원, 은평구 불광동 한평공원, 구로구 개봉동 한평공원, 안양구 비산동 한평공원 등을 조성했다.
이 중 안양 비산동 한평공원 프로젝트를 예로 들면, 최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자 재래시장과 인근 상가의 활성화가 위축됐다. 이는 상대적으로 서민층에서 속하는 주민들의 삶의 질이 대규모 상권에 압력에 의해 위축된 사례였다.
도시연대는 이를 극복하기위해 사전조사를 통해 공동의 공간이 갖는 의미, 상가공동체 회복, 유동인구 동선에 맞는 장소성 회복을 중심에 뒀다. 이를 위해 이들은 아파트 상가 앞에 위치한 공터를 선정해 주민들의 추억과 기억을 되살리는 공간으로 디자인했다.
구체적으로는 쉼터 역할을 할 한평공원과 공공미술을 접목해 주민들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한 것이다. 도시연대는 특히 인근 지역은행지점과 시민단체의 공공협력을 통해 다양한 디자인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결국 도시연대가 추진하는 마을 만들기의 정점은 바로 공공성 회복과 인간공동체 회복이다. 이를 위해 각종 개발로 인해 남겨진 자투리 공간을 일부 소유의 공간으로 버려지게 하지 않았던 것. 즉 이들은 공공의 장소를 마을주민 모두가 소유할 수 있는 아름다운 쉼터로 디자인했던 것이다.
아무 쓸모없이 버려진 공터가 다시 주민들의 생활 공간으로 탈바꿈 하는 것, 작은 공간이지만 모두의 광장을 통해 민주주의의 회복을 꿈꾸는 소통 공간, 바로 이 가치가 도시연대가 지향하는 한평공원 조성의 바탕이자 의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