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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 방송3사 합동 TV토론회에 앞서 후보자들이 손을 모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호,안상수,박근혜,김문수,임태희 후보.
24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 방송3사 합동 TV토론회에 앞서 후보자들이 손을 모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호,안상수,박근혜,김문수,임태희 후보. ⓒ 사진공동취재단

새누리당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의원이 24일 첫 대선경선 TV토론회에서 집중 난타당했다.

김문수·김태호·안상수·임태희 등 비박(非朴) 대권주자들은 이날 KBS·MBC·SBS 방송3사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박 의원에게 소나기 질문을 퍼부었다. 박 의원이 "(답변할)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경선레이스에서 가장 선두에 있는 박 의원을 향한 집중 견제였다. 토론회 초반 후보 각자에게 주어진 공통질문 '리더십'에 대한 답변부터 박 의원의 "5·16은 불가피한 선택" 발언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태호 의원은 "소통과 화합을 이룰 수 있는, 답답함을 뚫을 수 있는 소화제와 같은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면서 "대한민국이 어디로 갈 것인지 좌표를 찾아야 한다, 이는 올바른 역사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민주주의와 섬김의 리더십'을 강조하며 "국민 모두 훌륭한 분이기 때문에 국민을 섬기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화합과 통합을 위해선 어느 한 편으로 치우치지 않는 역사인식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5·16 평가를 국민들과 달리하는 경우, 그 후보를 누가 수긍하겠느냐"고 직접적으로 박 의원을 비판하기도 했다.

'박근혜 저격수' 김문수 "박근혜 경제민주화는 대기업 끌어내리기"

김 지사는 박 의원의 출마선언문부터 문제 삼았다. 그는 "출마선언에서 국정운영 기조를 국가에서 국민 위주로 바꾸겠다고 하는데 이는 국가와 국민을 대립시키는 것으로 굉장히 위험한 포퓰리즘으로 빠졌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또 "경제민주화를 국민행복의 3대 핵심과제로 했는데 이 역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대립시키는 것"이라며 "우리 기업이 발전하려면 효율성과 공정성 다 중요하다, 박 의원은 이를 대립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의원은 "(김 지사가) 대립을 되게 좋아하는 듯하다"고 맞받았다. 이어 "국가발전과 대립되는 게 아니라 개개인의 발전이 국가발전으로 이어지고 그게 선순환으로 이어간다는 취지였다"며 "분배와 성장도 분리되는 게 아니라 선순환돼야 하지 않나"라고 답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박 의원의 '경제민주화'는 대기업 끌어내리기 식"이라며 '대립·갈등 프레임'을 거두지 않았다. 그는 "박 의원이 김종인 전 비대위원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모르겠으나 경제민주화 조항인 헌법 119조도 시장경제, 기업의 자유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브레이크를 너무 밟으면 경제가 선다"고 비판했다.

또 "재벌 총수들의 불법 상속, 하청단가 후려치기 등 불법행위에 대해 당연히 규제하고 처벌해야 하지만 삼성은 애플을 이기도록 LG는 필립스를 이기도록, 현대가 토요타를 이기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경제민주화는) 누구 끌어내기식이 아니라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수출시장은 무한하고 내수시장은 유한하다, 수출할 수 있는 선수를 키워주고 밀어줘야 한다"며 "박 의원이 김종인 전 비대위원의 얘기를 듣는 것 같은데, 새누리당의 정체성은 어디 있는가"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제 선언문을 열심히 보셨다는데 이해를 잘못하고 있다"며 "제가 생각하는 경제민주화는 경제활동 참여주체들이 조화롭게 성장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지, 누구를 깎아내리는 게 아니라 공정한 시장경제가 형성될 수 있도록 확실하게 법집행을 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김종인 전 비대위원 얘기를 듣고 있다"는 비난에 "제가 지난 2009년 미국 스탠포드대 연설에서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를 말하며 주장한 내용으로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며 "중소기업도 역량을 발휘해서 중견기업으로, 히든챔피언이 될 수 있도록 자꾸 커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젠 '만사형통' 아닌 '만사올통'" VS "경기도정 공백 책임 어떻게?"

김 지사는 박 의원의 동생 박지만씨의 부인인 서향희씨 문제도 거론했다. 서씨는 최근 홍콩에서 열리는 영어캠프에 참가하는 아들과 함께 출국한 상태다. 김 지사는 "(박 의원은) '만사올통'이란 말을 들어봤나"며 "이명박 정부에선 만사가 '형통'하다가 이제는 올케에게 모든 일이 다 통한다는 뜻"이라고 공격했다. 박 의원의 올케인 서씨를 저축은행 비리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에게 빗댄 것.

특히, 김 지사는 "36세의 젊은 변호사가 26명을 거느리는 대규모 로펌의 대표이고 비리로 영업정지된 삼화저축은행의 법률고문을 맡았다가 대선을 앞두고 갑자기 홍콩으로 출국했다"며 "이명박 대통령도 '만사형통'이라고 수군거릴 때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 지금 이렇게 됐다"고 지적했다.

가족의 문제까지 거론되자 박 의원은 강경한 어조로 반박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조카가 외국에 연수 간 것까지 도피성이라고 보도돼 미안한 생각이 든다"며 "법적으로나 잘못된 비리가 있다고 한다면 벌써 문제가 됐을 것이고 알아보니 검찰에서도 문제가 된 것은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 "검찰에 가서 무슨 잘못이 있다고 하니 한 번 검사해달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맞섰다.

'역공'도 펼쳤다. 박 의원은 "김 지사는 지방선거 당시 도지사로 끝까지 가겠다고 약속하셨는데 지키지 않았다, 경기도정 공백은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나 김 지사는 "박 의원은 12월 대선 유력후보인데도 국회의원에 출마하지 않았느냐"며 "(박 의원은)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처리할 때도 선거운동한다고 지방에 가서 국가적으로 굉장한 혼란을 가져오지 않았나"라고 맞받았다.

이어, "경기도정에 대한 책임과 국회의원으로서 (표결에 불참한 것은) 비교가 안 되죠"라는 박 의원의 답변에 "경기도정 문제될 것 없다, 1만 명의 공무원과 협력해서 잘하고 있다"며 "박 의원이 체포동의안 표결에 불참해서 온 세계가 다 뒤집어진 양"이라고 반격했다. 이에 박 의원은 "너무 과장하실 건 없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 지사의 '박근혜 때리기'는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그는 "우리 당은 대세론에 휩싸여서 안주하다가 두 번이나 본선에서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며 "지금 또 대세론에 안주해서 오만과 불통 식으로 간다면 국민들이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저는 야당 어떤 후보와도 맞서 이길 수 있고 누구보다 서민의 고통을 이해한다"고 주장했다.

'역사인식 공략' 임태희 "5·16 쿠테타 규정한 역사교과서 개정할 건가"

 24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 방송3사 합동 TV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근혜, 김태호, 안상수, 김문수, 임태희 후보.
24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 방송3사 합동 TV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근혜, 김태호, 안상수, 김문수, 임태희 후보. ⓒ 사진공동취재단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박 의원의 '5·16 발언'을 집중 공략했다. 임 전 실장은 "올바른 역사인식이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초인데 박 의원의 '5·16 발언'을 전해 듣고 정말 깜짝 놀랐다"며 "대통령이 된다면 5·16 쿠데타로 규정된 현행 역사교과서를 개정할 의향이 있냐"고 물었다.

박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제가 한 얘기에 찬성하는 분이 50%가 넘었다"며 "(임 전 실장 논리대로라면) 역사인식을 달리하는 50% 넘는 국민들도 잘못됐으니 버리자는 얘기인가, 그 역시 통합이 안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는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16~17일 양일간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ARS/RDD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결과를 인용한 것이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5.16은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이란 박 의원의 주장에 '공감이 간다'는 의견은 52.5%(매우 29.0%, 대체로 23.5%),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43.8%(대체로 14.8%, 전혀 29.0%)로 나타났다. 무응답은 3.7%였다.

박 의원은 이어, "제 생각과 같이하는 분도 있고 임 전 실장과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다, 이는 역사의 평가에 맡기는 것"이라며 "우리 정치가 시대과제에 충실히 하기도 바쁜데 역사논쟁만 하고 있으면 우리 역시 역사의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임 전 실장은 "일제시대를 거치며 우리나라가 근대화됐다고 일제 강제합방을 정당화 못하고 12·12 이후 경제가 발전했다고 12·12를 정당화하지 못한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민족을 잘살게 했으니 뭐가 문제냐, (박 의원이) 지난 4월 총선 때 다 죽어가는 당을 살렸는데 뭐가 문제냐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 누가 따르겠느냐"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일제합방에다 12·12까지 어거지로 맞춰 끼우시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돌아가신 분(박정희 전 대통령)이 잘 살게 했는데 뭐가 문제냐고 말한 적 없고 저도 당을 살렸는데 뭐가 문제냐고 말한 적 없다"며 "5·16 당시엔 자유민주주의 자체가 위협을 받았고 국민들이 초근목피로 살아가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제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사당화됐다면 정두언 체포동의안 결과 정반대로 나왔을 것"

다른 비박 대선주자들도 만만치 않았다. 김태호 의원은 "용산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보며, 지도자가 조정자로서 민주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지 봤다"며 "최근 많은 과정에서 당내 민주적 절차가 무시되면서 사당화 논쟁, 제왕적 리더십 문제가 제기됐다"고 꼬집었다.

경선규칙 논란,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 등에서 부각된 '박근혜 사당화' 논란을 지적한 것.

안상수 전 인천시장도 "박 의원이 두 번이나 당을 구했지만 영·호남 지역갈등, 당내 민주주의 문제, 독재와 민주 갈등 등의 한 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며 "이래선 대통령으로 당선되기도 어렵지만 당선돼서도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선규칙과 합동연설회 방식 등으로 다른 후보 측과 갈등을 빚었던 점을 상기시키며 "박 의원도 자기편이 아닌 생각이 다른 사람과 대화할 필요가 있다, 좀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먼저 김 의원의 지적에 대해 "새누리당이 사당화로 좌지우지된다면 체포동의안도 제 생각과 전혀 반대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었겠느냐"며 "야당에서는 '박근혜가 이 부분에 다 책임지라'고 하는데 아무 관여도 하지 말라면서 책임을 다 지라는 주장엔 모순이 있다"고 반박했다.

또 안 전 시장에 대해선 "정치권에서 그렇게 말하는 분도 있지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가장 국민 통합과 소통을 잘 이룰 수 있는 후보로 제가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았다"면서 "국민들의 생각과 정치인들의 생각엔 많은 차이가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경선규칙 논란 등에 대해선 "부족한 점이 있다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김문수#새누리당 대선경선#임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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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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